코로나와 추위로 인해 2월의 풍경은 몹시도 차가웠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이상한 상황들이 우리를 그늘지게 했다.
RICOH GR III를 통해서 일상을 들여다보았다.
몹시 춥던 날. 연남동을 걷다 우연히 창문 필름에 반사된 푸른빛을 담았다. 코로나로 얼어붙은 거리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연남동.
수고했어. 오늘도. 강변북로.
서울역, 노숙자의 가방. 창문에 그는 누구일까? 서울역.
코로나로 인적 없는 남대문 시장.
철길을 걷다 마주친 할아버지. 이촌동.
흔적. 이촌동.
천장을 이용해서 직장인의 복잡한 머릿속을 표현했다. 용산역.
GR은 어떻게 찍든 GR스럽다. 이태원.
음레코드. 이태원.
모자를 뒤집어쓴 할머니. 이태원.
올드 베스파와 스피커. 이태원.
을지로에 어느 쇼룸. GR3를 바닥에 놓고 찍었다. 을지로.
꼭 쥔 손은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을지로.
2021년 2월 4일 입춘에 내린 폭설.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였다. 아마 올해의 마지막 눈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쿠키와 엄마. 파주 쿠키앤드.
2월 스냅은 대부분 RICOH GR III 의 포지티브 필름 모드를 적용했다. 별도의 리터칭을 하지 않아도 필름의 진득한 색감을 디지털에서 느낄 수 있다는 건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때로는 강한 음영을 통해 밋밋한 프레임도 진중한 느낌을 갖게 하는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아마 이러한 부분이 RICOH GR III 의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N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