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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매거진

현충원 내 연못
리뷰렌즈 2021년 가장 핫할 표준줌렌즈 SIGMA 28-70mm F2.8
20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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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ma 28-70mm F2.8 Contemporary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던 그 렌즈. 시그마 2870이 드디어 출시되었다!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통씩은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나는 두 통을 가지고 있는-_-) 이른바 표준줌!

대부분의 표준 줌렌즈는 아래의 항목을 기본 덕목으로 삼는다.
올라운드 표준 화각,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합리적인 가격, 흡족한 성능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대부분의 표준 줌렌즈는 '올라운드', '데일리'를 강조하지만 강점을 부여하는 포인트에 따라 제품의 성향이 뚜렷하게 갈리는 편이다. 기동성 때문에 줌렌즈를 선택했지만 모든 화각대에서 단렌즈 수준의 화질을 원하는 유저도 있고, 단렌즈를 메인으로 사용하지만 줌렌즈를 보유해야 마음이 편-안한 유저들은 서브 역할에 충실한 줌렌즈를 원할 수도 있다. 풀프레임 카메라를 이제 막 구매한 유저들은 '입문용이지만 쓸만한' 표준 줌렌즈를 원한다. 표준 구간은 제조사마다 일정 기간을 두고 가장 적극적으로 리뉴얼이 이루어지는 화각대이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표준 줌렌즈를 판매하고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는 경우도 흔한 편. 결국 나의 사진 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성능을 뽑아주는 제품이 가장 좋은 표준 줌렌즈가 되겠다.

꽃이 만발하는 5월. 
모든 사진가들이 셔터를 누르고 싶어 안달 난 시점에 등장한 Sigma 28-70mm F2.8은 어떤 렌즈일까?
Sigma 28-70mm F2.8 Contemporary를 한 달간 사용하며 생각하고 느낀 것의 기록.


Sigma 28-70mm F2.8 Contemporary


 

시그마 28-70의 외관. 첫인상은 시그마에서도 '성능과 휴대성의 적절한 밸런스'를 강조하는 컨템포러리 라인의 렌즈답게 작고 가벼웠다. 상세 스펙을 확인해보니 무게 470g, 길이 10cm... 10cm??!??????

​놀라서 자를 꺼내어 재보니 정말이다. 물론 후드를 씌우면 조금 더 길어지지만 그래봤자 여전히 작고 가볍다. 
이것보다 더 작은 표준 줌렌즈를 사용해 본 적이 있다. Sony 24-70mm F4 Zeiss라는 렌즈로, 최대 조리개 F4인 제품이다. 출시된 지 꽤 오래된 모델이고 소니코리아 기준 정가 130만 원대라 큰 구매 메리트는 없다. 작고 가벼워 영상 촬영하시는 분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며 예전 풀프레임에 처음 입문했을 때 가벼운 렌즈를 쓰고 싶은 마음 때문에 1년 정도 잘 사용했다. 해당 렌즈의 길이는 9.5cm. 거의 같은 사이즈에 최대조리개는 F2.8, 가격은 20만 원 다운, 이미지 퀄리티는 상승... 역시 렌즈는 신설계가 진리군요.


F2.8 기준 풀프레임 미러리스 전용 표준 줌렌즈 중에서는 가장 작고 가볍다.

 

Sigma 28-70mm F2.8이 등장하기 전, F2.8로 시작하는 표준줌렌즈들은 무거웠다. 제조사들은 '이만하면 가벼워'라고 말했고 유저들은 '솔직히 무겁지만 가볍다고 말하니까 참자'의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그나마 가벼운 편이라 호평을 받았던 탐론 2875는 긴 코+코흘림 이슈의 중첩이 크리티컬 포인트로 작용했다. 화질로 승부하는 시그마 아트나 소니 GM은 말할 것도 없이 무거웠다. 차라리 24-105mm로 넘어가거나, 동일 구간의 F4 렌즈로 타협하는 대안책이 제시되곤 했다. 그런 상황에서 470g 짜리 28-70mm 렌즈의 등장은 몹시 반가운 소식이었다.

시그마 28-70mm의 외관은 무게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하였다. 높은 강도와 내열성을 지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종류이다. 시그마 렌즈의 전체 생산 공정은 일본의 시그마 아이즈 팩토리에서 완성된다. 렌즈에 들어가는 작은 부품부터 가장 바깥의 렌즈캡까지 시그마 내부에서 직접 품질 관리를 한다. 나는 이러한 정책이 시그마 렌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한다고 생각한다.

 

   


소니 a7r3에 마운트 한 모습. 렌즈 자체가 크지 않고 후드 역시 짧은 편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후드를 착용하는 편이 안정적이다. 렌즈 외부에는 초점 전환 스위치와 줌링, 초점링만 있는 몹시 단순한 구조이다. 

 

 

Sigma Art 24-70mm F2.8

vs

Sigma Contemporary 28-70mm F2.8

 

가끔 당연한 것이 궁금할 때가 있다. 
예를 들자면 '갓 출시된 시그마 컨템포러리 28-70mm F2.8과 작년 초 출시된 시그마 아트 24-70mm F2.8 중 무엇이 더 좋은 걸까?' 하는 고민 같은 것...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함께 차분히 정리해보자.

​시그마 아트 24-70mm와 시그마 컨템포러리 28-70mm는 목적이 다른 렌즈이다. 
당연히 이미지 퀄리티는 아트가 좋다. 애초에 아트 라인은 화질이 Art라서 붙여진 이름이거니와, 웬만한 구형 단렌즈는 씹어먹는 수준의 이미지를 뽑아낸다. 나 포함 주변 지인들은 Sigma Art 24-70mm를 구입한 이후 기존에 보유하던 저렴한/구형 단렌즈들을 처분했다. 컨템포러리 라인에 비해 촬영거리나 최대 배율, 줌 락 스위치 등 보다 완성도 있는 기능적 측면도 메릿이다. 게다가 시그마 28-70mm는 24mm의 광각을 포기해야 한다. 4mm가 무슨 대수냐 싶을지 몰라도 막상 사진을 찍으러 나가보면 부정할 수 없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광각에 큰 뜻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상관없는 이야기이긴 하다.

그렇다면 무조건 아트 렌즈를 구입하는 것이 맞는가? 가격은 아트가 35만 원가량 비싸다. 그리고 무겁다. 물론 Sony 24-70mm F2.8 GM 렌즈보다 작고 가볍지만 딱 그 정도 느낌이다. 지름도 넓고 길이도 길어서 체감 무게는 Sigma 28-70mm F2.8의 거의 두 배, 필터 사이즈는 15mm 가량 차이가 난다. 카메라에 마운트 하면 전체 무게는 1kg가 넘는다. 손목이 아프기 시작한다.

특히 당신이 풀프레임에 갓 입문했다면 시그마 아트를 들고 다니며 즐거운 사진 생활을 할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다. 깃털같이 가벼운 똑딱이나 크롭바디에서 넘어왔거나 여성 유저라면 아트의 선예도보다 무게를 먼저 체감할지도 모른다. Sigma 28-70mm F2.8 Contemporary는 Sigma 24-70mm Art 렌즈의 광학 성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미지 퀄리티 또한 크게 부족함이 없다. 그렇담 왜 굳이 아트를 사서 이 고생을 할까!라고 생각하려나?

 

 

​일단 을지로 3가 - 충무로에 위치한 세기피앤씨 매장에 가서 두 렌즈 모두 카메라에 마운트 해보길 바란다. 직접 만져 보면 무게나 크기는 확실히 감이 온다. 막상 들어보니 아트도 가볍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고민을 요약해보았다.

​​> Sigma 28-70mm F2.8 Contemporary 유저 추천:
- 풀프레임에 막 입문한 사람
- 470g, 10cm! 작고 가벼운 렌즈를 사용하고 싶은 사람
- 짐벌에 올릴 때 부담이 적기 때문에 영상용으로도 추천
- 21년 5월 말 기준 세기몰에서 6% 할인 중, 100만 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다.
- a7c 바디와 외관상 밸런스가 좋은 렌즈를 갖고 싶다면!

> Sigma 24-70mm F2.8 Art 유저 추천:
- 아트 렌즈의 무게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면
- 광각의 시원한 개방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4mm의 차이가 크다
- 색수차 보완, 해상력, 보정 관용도 등 이미지 퀄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 오랫동안 만족하며 사용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표준 줌렌즈 구매가 목표인 사람

> Sigma 28-70mm F2.8 Contemporary 리뷰는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작성되었다:
- 표준줌렌즈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고려하는 사항들을 바탕으로
- 28mm부터 70mm까지의 화각 비교
- F2.8과 F4 부드러운 배경 흐림 비교
- AF의 신속성과 정확도 테스트
- 풍경 사진, 팬포커스 촬영 시 이미지의 선명도
- 28mm의 화각으로 개방감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한 고민과 대안

 

표준줌이 갖춰야 할 첫 번째: 훌륭한 데일리 렌즈로서의 역할


 

표준줌렌즈는 데일리 렌즈로서의 기능을 다해야 한다. 다양한 상황에서 언제든 쉽게 손이 가는 것은 물론이고, 상상하지 못한 장면을 마주했을 때 적절한 화면 구성을 돕는 순발력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정 조리개 F2.8의 스펙과 광각부터-표준-망원까지 아우르는 28-70mm의 화각
은 표준줌렌즈의 필수 요소이다.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11

일단 가볍게 파노라마로 시작. 28mm로 세로 7장 촬영 후 이어붙였다. 아래는 같은 장면을 28mm로 단일 촬영한 사진이다. 당연히 여러 장을 촬영하여 이어붙인 파노라마의 개방감과는 비할 바가 아니다. 24mm로 촬영하였을 때에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넓은 평면을 사진으로 담을 때에는 초광각
보다 쓰임이 좋기 때문에 파노라마를 적극 활용한다면 28mm의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광각렌즈에서 얻을 수 있는 특유의 방향성과 운동감을 경험하기엔 다소 한계가 있다.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11 1/160 iso100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6.3 1/500 iso100

 

28mm - 35mm - 50mm - 70mm 구간의 비교. 
화각별로 다양한 이미지 구성이 가능하다는 것은 줌렌즈의 가장 큰 장점이다. 28mm가 공간감을 표현하는데 비해 70mm는 배경 압축, 주제 강조의 효과가 있다. 첫 번째 사진 너무 삐딱하게 찍어서 죄송합니다.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11 (28mm - 35mm - 50mm - 70mm)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좌) F11 1/160 iso100 / (우) F11 1/160 iso100


왜곡이야 조금 있지만 후보정 단계에서 렌즈 프로필을 적용하면 깔끔하게 잘 잡힌다. 사실 내가 해당 사진을 보정했을 때에는 어도비에 시그마 28-70 렌즈 프로필 교정 내용이 업데이트되기 전이라 눈대중과 손대중으로 어림잡아 디스토션을 수정했다. 막눈으로 잡은 왜곡이 이 정도이니 추후 어도비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보다 깔끔한 결과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5.6 1/640 iso100


원경과 근경, 가로와 세로. 다양한 피사체를 렌즈의 특징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 가능한 것. 표준 줌렌즈가 제공하는 대체 불가능한 장점이다.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9 1/160 iso100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좌) F9 1/250 iso100 / (우) F9 1/160 iso100

 

표준줌이 갖춰야 할 두 번째: 소프트하지만 또렷하게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2.8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4.0


표준줌렌즈를 살 때 구매자가 고려하는 가장 큰 요소 두 번째, F2.8과 F4의 배경 흐림.
줌렌즈로 사진을 찍다가 유독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었을 때 단렌즈를 챙겨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곤 했다. F2.8의 선명함과 부드러움 때문이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F2.8부터 F4까지의 구간(단렌즈의 경우 F1.8부터)은 선명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스페셜 존이다. 초점이 맞은 부분은 일목요연해야 하고 초점이 날아간 배경은 곱게 뭉개져야 한다. 감성 사진과 카페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장 첫 번째로 확인하는 구간이다!

한 달 동안 카페나 밥집을 갈 때마다 시그마 2870을 들고 다니며 아웃포커스를 이용한 사진, F2.8부터 F5.0 구간의 사진들을 모았다. 안타깝게도 나는 F8을 가장 선호하기 때문에 F4도 거의 최대 개방이나 마찬가지임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결과물을 보정하며 느낀 것은 시그마 2870의 중앙부가 엄청나게 선명하다는 것. 특히 사진 정중앙에 초점을 놓고 아웃포커스를 적용한 사진들은 매직아이처럼 화면 가운데로 눈이 빨려 들어갈 것 같다. 특히 저 연어 사케동 위의 노른자가 나를 부르는 것 같다.

매직아이 수준으로 또렷한 중앙부에 비해 주변부는 과감하게 무너진다. 주변부가 너무 소프트하다는 평을 들을 수도 있겠다. 주변부가 소프트하다기보다 중앙부가 너무 또렷한 것은 아니고?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4.5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4.5


개인적으로는 F4-F4.5 구간의 사진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실내에서 찍은 사진들도 해당 조리개값으로 촬영한 것이 가장 많다. 추가로 F2.8부터 F5.0 구간의 비교를 위하여 같은 장면을 복수로 촬영하였다. 조리개값에 따라 달라지는 배경 흐림 표현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듯하다.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2.8 > F3.2 > F4.0 > F5.0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5.0


초점거리가 길게 닿은 이미지일수록 후보정 단계에서 약간의 색수차가 느껴지지만 이 역시 100만 원 초반 줌렌즈의 결과물 치고는 양호하다. 시그마 2870에는 ELD(Extraordinary Low Dispersion), SLD(Special Low Dispersion), FLD("F" Low Dispersion)의 특수 저분산 글래스가 적용되었다. 해당 렌즈들은 잔류 색수차에 의해 이미지가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여 깨끗한 색을 보여준다. 

표준줌이 갖춰야 할 세 번째: 정확하고 빠른 AF, 선명한 결과물


 

렌즈의 기능적 측면을 이야기할 때 흔히 언급하는 것 중 하나가 AF speed인데, 개인적으로 AF는 빠르기보다 정확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AF가 아무리 빠르게 잡혀도 엉뚱한 곳에 초점이 맞는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초점이 엇나간 것을 확인하고 터치나 조그버튼등을 이용하여 초점을 조절하다 보면 상황은 이미 종료. 흥분상태에서 AF가 정확하게 맞았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실컷 연사를 찍고 난 뒤 집에 와서 파일을 옮겨보면 죄다 초점이 빗나가 못쓸 사진(디지털 쓰레기)만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정말 이 렌즈를 당장 중고나라에...! 

나는 번개같이 빠른 AF는 큰 관심이 없다. 차라리 반 박자 늦어도 좋으니 원하는 곳에 녹색 박스가 자석처럼 달라붙는 것을 원한다. 

​그간 서드파티 렌즈들은 네이티브 렌즈에 비해 AF 속도와 정확성이 아쉽다는 평을 받아왔다. 확실히 네이티브 렌즈는 AF가 가볍고 경쾌하다. 연사를 날릴 때는 귓가에서 박수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다만 AF가 빠르며 화질까지 좋은 제품은 자연스레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시그마 2870은 어떠할까, 예상보다 AF 정확성이 꽤 좋고 속도도 준수하다. 네이티브 렌즈와 정확한 비교를 해보지 않았지만 밀리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F2.8로 휘날리는 비눗방울을 찍어보자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2.8 1/2000 iso100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2.8 1/2500 iso100

현충원에서 잔디광장 사진을 찍고 있는데 눈앞에 웬 아이가 비눗방울을 들고 나를 방해했다. 그렇다면 네놈을 찍어주겠어! 하는데 갑자기 비눗방울에 - 그것도 내가 원하는 거리에 AF가 착착 달라붙었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었다. 어린 꼬마가 흔드는 비눗방울 스틱에서 쏟아지는 비눗방울이 사방으로 휘날렸다. 바람 부는 날 비눗방울을 찍어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AF가 맞지 않는 카메라로 의미 없는 연사를 찍는 것만큼 한심한 일도 없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얕은 심도로 빠르게 포착해야 할 때가 있다. 달리는 개, 태세 전환이 빠른 고양이, 한 시도 멈추지 않는 어린아이들, 낭만적인 비눗방울, 바람 부는 날의 꽃송이 혹은 갈대, 최악의 상황은 해당 소재들이 동시에 등장하는 경우. 시그마 2870으로는 마음껏 비눗방울을 찍어도 좋다. 렌즈가 가벼워서 팬포커스 + 빠른 속도로 피사체를 포착할 때에도 선명한 디테일을 보여준다.

특히 70mm 구간에서는 망원 특유의 심도표현, 렌즈 자체의 특징인 중앙부의 선명함이 배가되어 집중력 강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해당 구간에서 촬영한 샘플들을 모아보았다.


강한 몰입력을 보여주는 70mm 망원 구간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8.0 1/640 iso250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8.0 1/640 iso250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8.0 1/640 iso250


AF의 정확도와 빠르기를 테스트할 때 내가 자주 찾는 냥님과 댕댕이. 중간에 등장하는 클로즈업은 처음 이미지를 100% 확대하여 고양이의 눈 부분만 크롭한 것이다. 낮잠을 주무시는 고냥님의 털이 한 올 한 올 살아있군요.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좌) F9 / (우) F18 


70mm로 촬영한 꽃 사진. F9와 F18의 심도 비교.
정돈된 느낌이 좋아서 망원으로 촬영한 것인데, 저 안에서도 심도차가 큰 것을 보니 조리개를 조이거나 50mm에서 타협해야겠다.
시그마 2870의 초점거리는 19-38cm로, 28mm 화각에서는 카메라 센서로부터 19cm, 70mm 구간에서는 38cm 가량의 최소 간격이 필요하다. 일반 50mm 단렌즈가 0.5m 정도의 최소 초점거리를 요구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가까운 곳에서 촬영 가능하다.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8

 

표준줌이 갖춰야 할 마지막: 더 좋은 사진에 대한 욕심



만족스러운 사진만큼 사진가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없다.
가슴이 뛰는 사진을 찍고 나면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진다. 적어도 내가 경험해 본 바로는 그랬다. 모든 장비는 좋은 빛과 장소, 노력이 더해지면 얼마든지 멋진 사진을 뽑아낼 수 있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해서 이미지 퀄리티가 무조건 아쉬울 것이라는 판단은 편견이다. 
시그마 2870은 2021년의 최신 설계가 반영된 모델이기 때문에 비슷한 가격으로 출시되었던 구형 렌즈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그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표준 줌렌즈 중 최상의 화질을 보장하는 아트 시리즈의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활용에 따라 부분적인 아쉬움이 있을 수는 있어도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줌렌즈를 사용하는 동안에는 화각 조절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비슷한 구도, 비슷한 거리의 사진을 고집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도전적인 사진을 찍으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꼼꼼한 후보정 작업이 뒷받침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해가 뜨기 시작했다.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8 1/40 iso800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11 1/125 iso100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11 1/60 iso100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11 1/100 iso100

 

작년 세기프렌즈 멤버들이 모여 가장 좋아하는 피사체를 이야기하다가, 누군가 하늘을 꼽으며 '하늘은 최고의 캔버스'라고 했던 말을 기억한다. 해가 뜨는 것을 보는 것은 해가 지는 것을 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다. 일출이 아름다운 날에는 일몰도 기대하게 된다. 이날 호수 공원의 산책로에서 일몰을 기다리며 가로 컷을 몇 장 남겼다.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13 1/100 iso800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13 1/100 iso800

 

Sigma 28-70mm F2.8 DG DN | Contemporary
F18 6.0 iso100


표준 줌렌즈는 나의 사진 생활 중 가장 오랜 시간 곁에 머무르며 가장 많은 사진을 담아낸다. 그동안 기록해 온 사진들을 볼 때면 당시의 풍경과 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의 무게가 5D처럼(캐논 5D 아님) 떠오른다. 나는 상당수의 사진을 촬영한 렌즈와 함께 기억하는 편인데, 기억나지 않는 사진의 대부분은 표준줌렌즈로 촬영한 것들이었다. 그만큼 렌즈의 특성이 묻어나지 않는 것일까? 역으로 촬영자의 주관을 가장 뚜렷하게 반영하는 렌즈이기에 그 존재감이 지워진 것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Sigma 28-70mm F2.8 Contemporary. 당신의 일상 속에 들여놓을만한 물건인가? 부지런히 글의 마무리를 쓰다 말고 렌즈를 바라본다. 이 렌즈를 들고 다니며 소중한 사람들을 담고, 여행을 떠나고, 주말엔 요즘 핫하다는 맛집 어딘가를 배회하면서 이어질 시간들. 이쯤 되니 어떤 렌즈이건 뭔들 싫겠냐마는, 시그마 28-70은 올 한해 가장 핫한 렌즈일 것이며 당신의 영리한 동반자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추천 쾅.

▶▶ Sigma 28-70mm F2.8 DG DN Contemporary 리뷰 요약

[제품 특징]
- 작고 가볍고 성능도 쓸만한데 가격도 합리적인 사기캐릭터
- 유일한 약점은 28mm부터 시작한다는 것
- 빠르고 정확하여 만족도 높은 AF 성능
- 눈에 띄게 선명한 중앙부
- 70mm 구간의 아름다운 화질, 배경 압축을 좋아하는 망원러들에게 희소식

​​[유저 추천]
- 풀프레임에 갓 입문하였거나, 내 생애 첫 표준줌렌즈라면 나를 믿고 무조건 이 제품을 살 것 후회 없음
- 가성비 끝판왕 표준줌렌즈를 찾고 있는 유저
- a7c와 잘 어울리면서 쓸만한 성능의 렌즈 추천
- 짐벌에도 가볍게 올라가는 영상 촬영용 줌렌즈가 필요한 유저
- 개나 고양이, 달리는 아이, 비눗방울 등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포착하고자 하는 스냅러

 

ABOUT EDITOR

Bombaybhy    I   Blogger / Photographer

https://www.instagram.com/bombayb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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