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5g의 콤팩트한 모듈식 구성과 6100만 화소 고해상도의 새로운 패러다임 + 35mm F1.4 DG DN ART
시그마의 fp L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모듈식 구성을 바탕으로 카메라 플랫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하는 제품입니다. 박스형 디자인의 375g 무게로 (body only) 콤팩트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시리즈 최초의 fp 대비 다양한 기능을 개선하고 해상도를 6,100만 화소로 끌어올려 활용도를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본 리뷰에서는 시그마 fp L의 주요 특장점과 실사용 예시를 자세히 살펴봅니다.
SIGMA fp L
박스형 모듈식 구성의 작은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6,100만 화소 초고해상도의 큰 이미지

1. 시그마 fp L의 디자인
375g / 뷰 파인더, 핫슈가 없는 박스형 모듈식 디자인

시그마 fp L은 카메라의 바디 자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품을 모듈화하여 콤팩트한 플랫폼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박스형 디자인으로 이미지 센서와 후면의 LCD 모니터, 단순화된 조작계로 이루어진 본체는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니즈에 맞추어 뷰 파인더라든가 그립, 핫슈 마운트 등 다양한 구성품을 활용하게 해줍니다.

미니멀리즘의 극치를 보여주는 콤팩트한 바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악세서리를 사용한다
실제로 바디 단품을 보면 모난 곳 없이 반듯한 육면체 형상에 전면부는 센서와 마운트, 후면에는 고정형 LCD와 조작계만 존재합니다. 전면에서 보면 바디의 높이가 마운트 경과 얼마 차이 나지 않을 정도로 타이트한 디자인을 볼 수 있고, 뷰 파인더와 그립을 배제해 극단적인 소형화를 이룰 수 있었지요.

외장형 뷰 파인더의 틸팅 기능 (웨이스트 레벨 뷰 파인더로 활용 가능)

핫슈 마운트도 없애는 명확한 컨셉은 필요한 사람만 추가 구성을 하게 한다
실질적으로 이러한 박스형 디자인이 손으로 카메라를 잡고 사용하는 조작감 측면에서는 불리하지만, 휴대성을 바탕으로 한 스냅용 카메라부터 방열판이 적용된 설계로 영상용 씨네 카메라 본체까지 다양한 확장성을 부여하는 개념입니다.

방열 코팅이 된 팬리스 방열판 구조

UHS-II 메모리 카드 슬롯은 한 개
2. 시그마 fp L의 주요 특장점
6,100만 화소 고화질 / 컬러 모드 / 톤 컨트롤 / 필라이트 / 다양한 촬영 비율

시그마 fp L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앞서 살펴본 디자인적인 특징과 더불어 6,100만 화소의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 세팅으로 완성합니다. 이러한 시그마 fp 시리즈만의 다양한 기능들을 소개하고 사진을 완성하는 단계를 줄이는 가이드 역할을 해봅니다.
| 풀프레임 6,100만 화소의 압도적인 화질

시그마 fp 이후 fp L이 발표되었을 때 가장 신기했던 부분은 바로 해상도였습니다. 컨셉은 fp와 fp L이 동일하기에 폼팩터 자체에 대한 놀라움은 fp를 처음 발표할 때 느꼈지만, 후속작을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 카메라 중 가장 넓은 6,100만 화소로 택했다는 건 좀 생각해 볼 일이었지요. 6,100만 화소는 시장에 이미 나온 해상도지만 가장 작은 카메라가 가장 큰 해상도를 가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요.

SIGMA fp L│35mm│F1.4│61M 원본 사이즈
100% 확대 in Capture One

100% Crop Image│(1200x800)
고해상도의 활용성은 그간 여러 고해상도 카메라부터 시작해 1억 화소가 넘어가는 중형 디지털 백에서도 다뤄봤지만, 대형 인화와 촬영 후 크롭 여유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대형 인화는 특이 케이스로 두더라도, 가로 사진을 세로로 크롭 해도 2,700만 화소 수준이 유지된다는 것은 그만큼 촬영 후 최종 사용 목적에 따른 딜링이 자유롭다는 의미지요.

SIGMA fp L│35mm│F1.4│1/400s│iso100│가로 사진의 세로 비율 크롭 in Capture One

크롭 후에도 웬만한 2,400만 화소급 카메라보다 해상도가 높다 (4,295x6,461)
| 모듈식 구성의 활용

이번 리뷰 기간 동안에는 EVF-11 외장형 뷰 파인더와 악세서리류가 되는 핫슈 마운트, HG-21 핸드 그립의 3가지 제품을 함께 사용했습니다. 이외에도 디렉터스 뷰 파인더를 비롯해 사진과 영상 분야에서 사용성을 증대시키고 용도를 확장하는 모듈들이 존재합니다.

짐벌 운용 시에도 바디 자체가 초소형이기 때문에 모듈식으로 추가 구성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w/ DJI RONIN RS2)
모듈식 구성 자체에 대한 생각을 잠깐 해보자면 시그마 fp L은 원바디로 다양한 현장 대응이 필요한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적당한 휴대성에 뷰 파인더만으로 사진만 찍는 사용자라면 외장형 EVF보다는 내장형의 카메라를 선호할 수 있겠고, 모듈식 구성은 EVF 공간을 아예 배제한 추가 활용이 있을 때 필요한 시스템이 되는 것이지요.

영화 등의 영상 촬영 현장에서 감독님들이 촬영 렌즈와 동일한 프레임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디렉터스 뷰파인더
| 컬러 모드

컬러 모드를 비롯해 주요 기능들을 후면 버튼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다
촬영 결과물의 프로세싱은 브랜드별로, 카메라별로 모두 차이가 있습니다. 출력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는 JPG 결과물을 다양한 느낌으로 만들어내는 브랜드도 있고, RAW 후보정에 힘을 싣고 JPG는 일반적인 프로세싱만 해주는 경우도 있지요. 시그마 fp 시리즈는 전자에 해당하면서도 시그마만의 독특한 컬러 모드를 제공합니다.




이번 리뷰 기간 동안 사용해 본 주요 컬러 모드의 샘플 이미지들도 남겨봅니다. 실질적으로 이 컬러 모드 하나만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어도 상당히 어려운 난이도의 RAW 후보정 과정을 생략할 만큼 색다르면서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지요. 캡쳐원 앰배서더로 활동할 만큼 RAW 원본의 후보정을 통한 완성도를 중요시하지만, 이 정도의 "무보정" 사진이 셔터를 누르며 완성된다면 사진가의 촬영 과정이 수월해지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시그마 fp L 컬러 모드│틸 앤 오렌지

시그마 fp L 컬러 모드│포레스트 그린

시그마 fp L 컬러 모드│선셋 레드

시그마 fp L 컬러 모드│파우더 블루

시그마 fp L 컬러 모드│듀오톤 YE1
| 톤 컨트롤
이 기능은 후보정 프로그램에서 다룰 수 있는 커브를 카메라에서 다룰 수 있게 해줍니다. 포인트로 보면 중점 기준으로 셰도우와 하이라이트 2개 포인트만 조작이 가능하지만 임팩트 자체는 상당하지요.


| 필 라이트
필라이트는 암부와 명부에 대한 정도를 바꿔서 상당히 색다른 이미지를 연출해 줍니다. 적당히 사용한다면 상당히 몽환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후보정으로 만들려고 한다면 손이 꽤나 가는 작업이 되겠더군요.



| 6,100만 화소를 활용하는 자체 줌
시그마 fp L은 기존 카메라들이 제공하지 않던 다양한 기능들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크롭 모드도 일반적으로 지원한다고 해봐야 크롭 센서 정도로 잘라주는 정도지만, fp L은 최대 x5.00까지 확대해 주지요.





| 다양한 촬영 비율
1:1부터 21:9까지 SNS는 물론, 일반적인 사진 비율과 영화 비율까지 세밀하게 촬영 비율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비율로 장면을 바라보며 촬영하는 자체가 새로운 구상을 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하지요.




3. 시그마 35mm F1.4 DG DN Art와 함께한 활용 예시

시그마 35mm F1.4 ART 렌즈는 기존의 DSLR 마운트 버전인 아트 사무식의 명성을 이어 소형 경량화를 달성하며 최신 미러리스 시스템에 대응하도록 진화했습니다. DG DN은 각각 풀프레임과 (DG) 미러리스를 (DN) 나타내며, 미러리스 전용 설계가 된 신제품 라인업이지요.
| 스냅 사진

풀프레임 35mm는 주요 단렌즈 화각 중에서도 스냅 사진 촬영에 많이 사용됩니다. 우리 눈과 비슷한 왜곡률은 50mm 초점거리 렌즈가 제공하지만 생각보다 화각이 좁고, 35mm 정도에서야 피사체와 공간을 함께 담는 느낌이 연출되지요.






| 풍경 사진

35m 렌즈를 풍경 사진에 활용하게 되면 적당히 넓은 공간을 담으면서도 초광각 렌즈 대비 원근 왜곡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4mm나 16mm 등 초광각 렌즈의 촬영 난이도를 생각해 본다면 24mm~35mm 수준의 익숙한 화각으로 접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4. 라이카 Summarit M 90mm F2.5와 함께한 활용 예시

이번 리뷰 기간 동안 라이카의 Summarit 렌즈도 마운트 변환 어댑터를 활용해 함께 사용해 봤습니다. 라이카 M to L 마운트 변환 어댑터가 흔치는 않지만 소형화되어도 덩치가 있는 F1.4 렌즈들 외에 콤팩트한 시그마 fp L과 밸런스 좋은 패키지의 사용 경험상 다뤄봤네요. 90mm 준망원 렌즈의 활용 예시로 소개 드립니다. (라이카 렌즈를 사용해도 라이카 바디가 아니라면, 그리고 라이카 느낌으로 보정을 하지 않는다면 거의 90mm F2.5 일반 렌즈 사용 느낌으로 보시는 게 맞습니다)
| 스냅 사진

풀프레임 90mm는 24-70mm 표준 줌렌즈 기준으로 보면 90mm를 넘어서 본격적으로 망원 영역이 시작되는 초점거리입니다. 망원에 익숙하지 않다면 좁은 초점거리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사진가가 원하는 장면만 선택적으로 담을 수 있어서 주제를 표현하기 좋지요.





| 인물 사진

렌즈의 초점거리가 사진 형태를 특정하지는 않지만 야외 인물 사진에서 이러한 준망원 초점거리는 모델만을 부각하는 인물 중심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해줍니다. Summarit M 90mm의 경우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F2.5 지만 풀프레임 판형과 초점거리 덕분에 아웃포커스로 인물 상반신 정도는 충분히 배경과 분리를 해내고, 라이카 특유의 선 표현은 자연스러운 장면 연출이 가능합니다.



상향 평준화된 미러리스 카메라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카메라
SIGMA fp L

시그마 fp L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미러리스 시대에 시도할 수 있는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로써 플랫폼 자체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여러 기능 단위에 대한 모듈식 구성은 하나의 카메라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확장성을 부여하지요. 틸팅이 가능한 외장형 EVF라든가 영상 제작자를 위한 디렉터스 뷰 파인더라든가 실질적으로 사진과 영상 모두에 대응하면서 기능적으로 좀 더 특화 시킬 수 있는 플랫폼이지요.
다만 기기적인 완성도 측면에서 AF는 개선의 여지가 많은 부분으로 남습니다. 위상차 AF가 신규로 적용되었지만 AF-C에 대한 기민한 대응은 어려운 편이고, Eye AF를 포함해 전반적인 속도와 정확성은 최신 바디들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에서도 수동 초점이 기본이기는 하지만, 짐벌 운영이라든가 좀 더 액티브한 상황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그마 fp L의 아이덴티티는 확고합니다. 본문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한 톤 컨트롤과 컬러 모드는 이미지에 대한 촬영자의 최종 방향성을 바디 내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게 해줍니다. RAW 파일에 대한 후보정으로도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후보정 과정을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는 분들에게 완성도 높은 출력 결과물을 제공한다는 점은 생각보다 장점이 있거든요. 세대 구분으로 보자면 1세대에 해당하는 시그마 fp, fp L이기 때문에 향후 두 세대 정도 거듭나게 된다면 분명 카메라 시장에서 하나의 제대로 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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