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네비게이션바로가기 컨텐츠바로가기
WELCOME JOBY 런칭 이벤트 닫기

S매거진

1
리뷰렌즈 시그마 아트 24mm, 국내 여행과 풍경 사진용 단렌즈
2022.12.13
312

 

SIGMA LENS REVIEW

 

SIGMA 24mm F1.4 DG DN Art

 

국내 여행과 풍경사진에 최적화된 아트렌즈

올해 시그마는 단 두 개의 아트렌즈를 출시하였다.

21년 6월 아트 35mm 출시 이후, 원하는 화각의 렌즈가 출시되기를 오매불망하다 지친 것을 넘어 포기 상태였는데 하필 20mm와 24mm를 동시에 출시하여 살짝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시그마는 왜 비슷한 화각의 렌즈를 연속으로 출시했을까?

시그마 아트 20mm와 24mm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시그마 아트 24mm는 시그마의 다른 24mm 렌즈들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포스팅 하나로 이 모든 변수들을 비교하는 것은 나의 능력 밖이다.

 

때문에 질문을 수정하여, 하나의 목적에 집중하며 시그마 아트 24mm 사용기를 써보도록 하겠다.

"이 렌즈의 어떤 모습이 나의 마음에 동하였는가?"

 

 

 

아트의 성능과 컨템포러리의 소형화를 한 몸에

 

SIGMA 24mm F1.4 DG DN Art의 첫인상은 '작다'였다. 미러리스 전용 설계로 출시된 최근의 아트렌즈 중에서 가장 작고 가벼우며, 컨템포러리 시리즈와도 견줄 수 있을 만큼 작게 출시되었다. 소니 E 마운트 기준 SIGMA 24mm F1.4 DG DN Art의 길이는 97.5mm, 무게는 510g이다. 출시 당시 혁신적인 초경량화에 성공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던 시그마 아트 85mm 렌즈보다도 15%가량 가볍다. 다른 렌즈와 애써 비교해 보지 않아도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와 가벼운 무게는 상당히 매력적이며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와 함께 마운트 하였을 때에도 외관상 훌륭한 균형을 이룬다.

 

사진을 찍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국내 여행과 풍경사진을 위한 최고의 조건이라 생각할 것이다. 국내 풍경을 기록하기 좋은 24mm 화각의 아트렌즈가 작고 가볍기까지 하다니, 모든 사진가들이 원하는 3박자 - 화각, 경량화, 품질을 한 렌즈 안에 담은 것이다. 영상을 촬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SIGMA 24mm F1.4 DG DN Art가 영상용 렌즈로서의 쓰임을 고려한 결과라고 생각할 것이다. 렌즈의 짧은 길이, 가벼운 무게는 짐벌과 모노포드, 미니 삼각대 등 다양한 영상 촬영 장비와 결합 시 태생적 베네핏을 지니고 시작한다. 플레어 억제력 또한 우수하기 때문에 야외 영상 촬영에서 빛을 발할 것이다.

 

필터 사이즈는 72mm. SIGMA 28-70mm F2.8 DG DN Contemporary, 16-28mm F2.8 DG DN Contemporary, 20mm F2 DG DN Contemporary 렌즈들과 필터와 렌즈 후드, 캡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데일리로 간편하게 쓰기 좋고 영상 촬영에 강한 SIGMA 28-70mm F2.8 렌즈는 SIGMA 24mm F1.4 DG DN Art의 효과적인 보완재가 될 듯싶다. 앞서 리뷰하였던 SIGMA 20mm F1.4 DG DN Art 렌즈가 24-70mm F2.8 Art 렌즈와 직경이 같은 것도 절묘하다. 시그마의 미러리스 전용 렌즈들이 늘어나 패밀리룩을 형성하고 서로의 보완재가 되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개인의 취향에 맞는 화각을 완성하고, 용도와 특성이 다른 렌즈들을 모아두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에 악세사리까지 함께 공유할 수 있다면 아주 훌륭하다. 죽는 한이 있어도 두 번 사고 싶지 않은 것들 - 구경이 다른 ND 필터, 잃어버린 렌즈 후드, 2년 전 남의 차에 두고 온 렌즈 캡의 외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내심 속으로는 몹시 중요한 것: 제습함 속 시그마 렌즈 콜렉션을 완성해가는 짜릿함까지.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유용한 기능들

 

SIGMA 24mm F1.4 DG DN Art, SIGMA 20mm F1.4 DG DN Art 렌즈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사용자 편의를 도모하는 다양한 기능들을 꼽을 수 있다. 시그마 단렌즈의 패밀리룩인 외부 조리개링을 공통으로 여러 기능들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자동/수동 초점 고정 버튼, 조리개 링 클릭 스위치, 조리개 링 고정 스위치, 렌즈 발수 및 발유 코팅을 간략히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외부 조리개링조리개 링 클릭 스위치: 시그마 단렌즈의 시그니처 컨셉이자 패밀리룩을 이루는 기능.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풀 메탈 바디와 '도르르륵' 소리가 나는 조리개링은 소비자의 마음을 빼앗기 좋은 장치이다. 다이얼 타입의 조리개링은 보기에 만족스러울 뿐 아니라 실제 사용 시에도 편리하다. 뷰파인더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조리개를 빠르고 정확하게 변경할 수 있고, 매뉴얼 모드 촬영 시 두 손으로 촬영값을 조절할 수 있어서 현장 대응력이 좋다. 조용한 실내나 영상 촬영 시에는 조리개링 클릭 스위치를 OFF 함으로서 자동차 핸들처럼 부드럽게 회전하는 무소음 모드로 쓸 수 있다. 이는 카메라 본체에서 조리개를 변경하는 것보다도 훨씬 매끄럽고 고요하기 때문에 짐벌을 활용한 영상 촬영 시에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조리개 링 고정 스위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리개링을 아예 사용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기능.

 

초점 고정 버튼: 기존 AF 모드에서 카메라가 인식한 초점 영역을 고정해두는 AFL 버튼에 이어 새롭게 MFL 버튼이 추가되었다. MF 모드에서 초점링의 움직임을 비활성화하는 기능이다. 해당 기능을 활성화하면 MF 초점링을 물리적으로는 돌릴 수 있지만 카메라 소프트웨어 상에서 이를 반영하지 않게 된다. 덕분에 야경이나 별 사진을 찍을 때 편리하며 제품 촬영, 근접사진촬영, 영상 촬영 등의 상황에서도 빈번하게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촬영자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 AFL보다 MFL을 훨씬 자주 사용하였고 만족스러웠다. 향후 출시될 렌즈마다 꼭 탑재되었으면 하는 기능이다.

 

렌즈 발수 및 발유 코팅: 시그마 24mm 아트와 20mm 아트 렌즈는 방진/방적에 추가로 발수 및 발유 코팅 처리가 되어있다. 완벽한 방수 기능은 아니기 때문에 물속에 렌즈를 넣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지만 특수한 상황, 비가 오는 악천후 속에서 보다 부담 없이 렌즈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대략적인 편의 기능은 이 정도이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시그마 공식 판매처인 세기몰을 참고할 것.

 

 

두 가지 방식의 필터 착용

풍경과 공간 묘사, 영상 촬영을 주력으로 하는 24mm 광각렌즈의 쓰임은 다양한 필터가 필요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노출 대비가 큰 장면, 주간의 장노출, 천체사진 등 - 풍경 사진을 찍다 보면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필터 구매를 고민하게 된다. SIGMA 24mm F1.4 DG DN Art 렌즈는 아마도 사용자들의 고민을 제품에 반영한 듯하다. 렌즈 전면부에 72mm의 필터를 채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후면에도 리어 필터를 장착할 수 있는 슬롯을 마련하였다. 덕분에 전면과 후면부에 최대 두 장의 필터를 쌓을 수도 있으며 ND 필터의 빛샘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하는 사진가들은 본인이 선호하는 필터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추가 선택지를 갖는다. 함께 출시된 SIGMA 20mm F1.4 DG DN Art 렌즈 역시 해당 기능이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SIGMA 24mm F1.4 DG DN Art의 또 다른 특징들은 이어지는 글에서 사진과 함께 풀어보도록 하자.

 

 

해당 리뷰는 어떠한 관점에서 작성되었는가

- 사용자 편의 기능 강화

- 24mm 화각의 범용성

- 국내여행과 풍경 사진에 최적화된 초소형 24mm 아트 렌즈

- 풍경사진렌즈의 필수 요소: 빛갈라짐, 플레어, 고스트, 색수차, 왜곡, 화질

- 20mm 아트렌즈와의 비교

 

SIGMA 24mm F1.4 DG DN Art

24mm로 즐기는 여행사진

 

시그마 아트 24mm는 표준 화각이라고 통칭하는 24-70mm의 가장 극단에 위치하고 있다. 광각렌즈의 범주 안에서의 24mm는 초광각과 광각을 구분하는 기점이기도 하다. 단렌즈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넓어서 범용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할 수 있지만 국내여행이나 풍경 사진을 좋아한다면 24mm는 원렌즈로 사용해도 무방할 만큼 활용도가 높다.

 

우리나라 여행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한옥, 사찰, 불상, 탑은 24mm 렌즈가 있다면 원큐에 끝낼 수 있으며 한 상차림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로컬 맛집의 밥상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딱이다. 수백 년 된 보호수, 울창한 소나무 숲, 한옥마을, 산, 강...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다양한 풍경들은 마치 24mm를 바탕으로 설계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잘 어울린다.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에 위치한 단풍 명소, 24mm 렌즈에 최적화된 말티재에 도착했다.

 

 

 

 

시그마 24mm 아트 렌즈의 최소 초점 거리 25cm를 활용하여 말티재 전망대의 안전 로프를 찍은 사진. 렌즈의 전체 길이가 약 10cm이니 렌즈로부터 15cm 떨어진 지점부터 초점이 맞기 시작한다. 상당히 가까운 거리이지만 광각렌즈의 특성상 렌즈 가까이에 피사체를 바싹 붙여도 사진으로는 멀게 느껴진다. 이를 역으로 활용한다면 좁거나 제한적인 촬영 공간에서도 많은 양의 정보를 담을 수 있으며, 최소한의 공간을 활용하여 최대한의 심도를 연출할 수도 있다.

 

아트 24mm의 깊은 심도는 밝은 조리개를 만날수록 극대화된다. 최소한의 피사계심도를 활용한다면 초점이 맞은 부분을 제외한 모든 영역을 효과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배경이 부드럽게 무너지는 정도에 따라 이미지의 서정성이 깊어진다. F 값에 따른 주제와 배경의 분리, 깊이감과 부드러움의 정도를 비교하기 위한 여러 장의 사진을 첨부한다. 사진의 목적과 촬영자의 기호에 부합하는 지점을 찾고, 각 지점에서의 이미지 품질에 대한 만족도를 비교하는 것은 아트렌즈를 사용함으로써 느낄 수 있는 호사스러운 경험이다.

 

 

 

   

 

보다 쉽게 색수차를 관찰할 수 있도록 최대 개방 조리개 F1.4로 하얀색 국화꽃을 찍은 다음, 해당 결과물을 100% 확대하였다. 초점면의 앞/뒤로 희미하게 색수차가 발생한 것이 확인된다. 초점이 맞은 영역의 앞면은 마젠타가(왼쪽), 초점면 뒤로는 청록색(오른쪽)이 얇게 올라온다. 아트 라인의 단렌즈답게 일반 줌렌즈의 수차 보정력과는 태생적으로 궤를 달리하는 결과물이지만, 시그마 아트 20mm가 결벽에 가까울 만큼 수차가 없었던 것에 비하면 시그마 아트 24mm는 '확대 시 색수차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정도'이다.

 

계속해서 시그마 24mm 아트렌즈의 심도 표현, 부드러운 배경 분리를 비교하기 위해 최소 초점 거리에 피사체를 두고 초점 영역과 F 값을 구분하여 촬영한 사진들. 모두가 가장 가까운 피사체로부터 25cm의 거리를 두고 찍은 사진임에도 저마다의 매력이 다채롭다.

 

   

 

 

 

속리산면에 위치한 우당 고택, 아산 외암 민속마을의 건재 고택에 다녀왔을 때의 사진이다. 나는 고택 여행을 갈 때 무조건 광각렌즈를 준비한다. 그중에서도 시그마 아트 14-24mm의 탁 트인 시야를 가장 좋아한다. 주변의 자연물과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한옥의 풍경을 보며 그 장소를 이해하는 습관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라면 24mm는 약간 좁지만 전체 여행의 흐름 속에서는 가장 안정적이다.

 

시그마 24mm 단렌즈와 친해지고 싶다면 국내 여행을 떠나보자. 우리나라 구석구석, 계절과 날씨, 시간에 관계없이 참 많은 장소들이 24mm와 함께 하는 순간 맞춤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은행나무길이 아름다운 아산시의 곡교천.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의 일몰. 꽃지해안공원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최근 지어진 전망공원 덕분에 두 개의 바위섬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를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만조와 일몰이 겹치고 날이 맑아 많은 사람들이 삼각대를 들고 전망대를 찾았던 날이었다.

 

SIGMA 24mm F1.4 DG DN Art

아트 렌즈를 통해 만나는 나만의 시선

 

 

 

왜 아트 렌즈를 쓰는가?라는 물음에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내가 아트렌즈를 좋아하게 된 최초의 이유 중 하나는 '보정 관용도' 때문이었다. 나의 글을 오래전부터 읽어온 사람들이라면 질렸을까봐 걱정될 만큼 창작자의 의도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중의적인 결과물을 선호한다고 밝혀왔다.

 

그동안 실재하는 현상을 극적으로 표현한 풍경 사진이 인기를 얻었다면 최근의 풍경 사진은 촬영자의 주관과 감상,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물이 주류를 이루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현대 광학 기술이 소비자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킨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나 역시 단순히 적정 노출과 색감을 표현하는 정도를 넘어 여행지에서 느꼈던 것을 사진에 반영하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나만의 색감 찾기'라고도 부르더라.

 

충청남도 당진시에 위치한 인물 스냅 촬영 명소 "아미미술관"에 다녀왔다. 있지도 않은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큼 낭만의 극한을 달리는 곳이었다. 당시의 아련했던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어서 디헤이즈를 강제로 떨어트렸다. 평소 풍경 사진을 보정할 때에는 절대로 하지 않는 행동이다.

 

좋은 렌즈의 기준은 무엇일까? 선명한 결과물, 빠르고 정확한 AF 성능,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여러 기준이 혼재하는 구심점에는 언제나 창작자가 있어야 한다. 좋은 렌즈는 창작자가 의도하는 사진에 가장 완벽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렌즈여야 한다. 고가의 최신 렌즈를 좋아하는 사람과 낡은 수동 렌즈를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공통된 기준을 가지고 있다. 내가 시그마 아트 렌즈를 오랜 시간 사용해 온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55

 

사진을 찍은 사람의 마음이 전달되는 사진. 그리고 그 결과물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렌즈를 좋아한다. 삽교호 놀이동산의 관람차와 노랗게 익은 논밭, 고택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어린 강아지, 부소담악 숲길에서 다친 다리로 절뚝거리던 과거를 떠올리며, 잠결에 급하게 찍은 나문재의 해안 정원. 모든 순간들이 보정 관용도와 색 재현력, 암부 복원력 같은 재미없는 기술들을 좇는 이유가 되었다.

 

 

 

설마 이렇게 찍어도 보정이 가능할까 싶었던 사진.

큰 나무가 정원 전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이에 더해 화면 왼쪽 상단의 해가 정면으로 보이는 상황. 색온도는 전날 밤 별사진을 찍기 위해 설정해 두었던 3050K 그대로였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망한(!) 사진은 얼마나 복구가 가능할까 궁금해서 직접 보정해 보았다.

 

원본 이미지는 색온도 3050K인 것을 보정 단계에서 4750K로 끌어올렸다. 암부를 최대로 끌어올리자 나뭇가지 사이로 고스트가 관찰되었다. 태양을 마주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어가 없어 신기하다. 고스트와 플레어 테스트는 아래에서 좀 더 많은 샘플컷들과 함께 정리해 보자. 극단적인 노출차를 조절하며 이미지의 전반적인 톤을 부드럽게 잡다 보니 대비가 많이 떨어졌는데, 시그마 24mm를 쭉 사용해 본 결과 역광이나 노출차가 큰 사진은 보정 단계에서 디헤이즈값을 적절히 조절해 주는 것을 추천한다. 나무데크 주변 동상들의 머리 부분에 마젠타 컬러가 올라온 것은 색수차가 아니라 실제 조각상에 배합된 색이었다.

아래는 보정을 마친 결과이다.

 

 

SIGMA 24mm F1.4 DG DN Art

법주사의 만추

 

   

                                                                           (왼쪽) 렌즈 프로필을 적용하여 광학 보정을 한 이미지 / (오른쪽) 일체의 렌즈 보정을 하지 않고 사진의 수직과 수평만을 조정한 이미지

 

 

시그마 아트 렌즈의 자체 왜곡 보정은 쓸만하다. 시그마 아트 24mm와 아트 20mm는 화면 가장자리가 둥글게 휘어지는 특징을 지닌 광각렌즈임에도 촬영 과정에서 이미지 왜곡이 상당 부분 정리된다. 포토샵에서 렌즈 프로필을 적용하여 왜곡 보정을 마친 이미지와 비교해 보아도 용인 가능한 수준이다. 사진 보정과 렌즈 왜곡의 개념에 막 눈뜨기 시작한 사진 새내기, 혹은 후보정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거나 해당 작업 과정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 현장에서 바로 사진을 활용해야 하는 경우 추천한다.

 

이러한 이유에서라도 사진을 처음 시작한 사람들이 아트 렌즈를 사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나는 초심자들에게 고사양 렌즈를 추천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시그마 아트는 스펙 대비 가격 장벽이 낮기 때문에 초심자부터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고사양의 제품을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는 훌륭한 배움터 역할을 한다. 하이 아마추어와 전문 사진가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광학 성능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학습할 수 있을뿐더러 나의 사진 실력이 성장하는 내내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가치도 충분하다.

 

 

 

법주사는 속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기상청에서 안내하는 일몰 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어두워진다. 네시 이후부터는 조도가 쭉쭉 떨어지며 감도가 자동적으로 높아진다.

 

시그마 20mm가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한 F1.4부터 깔끔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던 것과 비교하자면 시그마 24mm 아트 렌즈의 화질은 F2.8부터 본격적으로 전 범위가 뚜렷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여행사진과 풍경사진 - 근거리와 원거리의 균일한 해상력이 결과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 을 주로 촬영하는 나의 기준에서 느낀 내용이다. F1.4로 풍경사진을 찍는 사람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조리개링이 F1.4에 넘어가 있다면 조금만 조여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F2.8 근처에 도달하면 색감, 명암 등 전반적인 선예도가 안정적으로 올라온다. F1.4부터 F2.8까지 약간의 변주를 주며 법주사 사찰 내부를 기록해 보았다. 아래 두 장의 사진은 같은 장소에서 기록한 F14와 F2.8의 비교이다. 모든 사진은 클릭 시 원본 사이즈로 감상할 수 있다.

 

   

 

정적인 사진을 주로 촬영하는 광각렌즈의 특성상 AF 기능은 애초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다만 오후 여섯시가 되면 스님이 법고와 범종을 치신다는 말을 듣고 구경이나 할 요량으로 기다렸다.

 

법고는 불법을 전하는 북이라는 뜻이다. 북소리가 널리 울려 퍼지듯 중생들에게 불법을 전해 번뇌를 끊고 해탈을 이루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그 북소리는 우리의 마음 가까이 다가와 심금을 울리기에 두 개의 북채로 '마음 심'자를 그리며 두드리는 것이라 한다. 젊은 얼굴의 스님이 북채를 잡고 거대한 법고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올해 떠난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시그마 아트 24mm의 AF 성능광각렌즈에서 기대할 수 있는 예상치를 충분히 상회했다. 스냅 슈팅을 주 목적으로 하는 렌즈들과 비교한다면 셔터스피드와 정확도가 밀릴지 몰라도 24mm를 활용하는 동안 일상에서 인물 촬영을 커버하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AF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초점을 특정 위치에 고정하지 않고 '존' 모드로 설정한 뒤 연속 촬영을 하였다. 1/250으로 찍은 대부분의 사진에서 북채와 법복이 흔들린 것을 확인했다. 셔터스피드를 1/320으로 올리는 순간 나이가 지긋하신 주지스님이 북채를 바꿔 드셨는데, 그 북소리를 듣자마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손끝이 먼저 반응했다. 셔터스피드를 1/640으로 변경하고 연사 속도를 올렸다. 쉴 새 없이 울리는 법고와 스님의 법복 소맷자락이 깃발처럼 너울쳤다.

 

 

 

 

플리커가 생기는 것을 알면서도 찍었던 사진.

예전 같았다면 나는 이 순간을 포기했을 것이다. 혹은 이 사진을 버렸을 것이다. 이 사진은 광학적으로는 실패한 사진이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여행사진 다운 여행사진'이 된 듯하다.

 

소설가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예측할 수 없는 순간을 경험하며 느끼는 희노애락에 있다고 한다. 마치 인생 전체를 은유하는 농축희석액처럼, 짧은 시간 동안 여행은 우리의 여생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다. 이 사진 한 장에는 스님의 북소리를 들으며 왠지 울고 싶었던 기억, 그리고 실제로 눈물을 흘렸던 몇몇의 낯선 사람들, 플리커가 생기지 않는 최적의 셔터스피드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 하지만 나의 마음을 사정없이 두드리던 북소리, 사진으로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간절함과 동시에 카메라를 끈 뒤 눈을 감고 싶었던 오만 감정이 뒤엉켜 있다. 예기치 못한 경험과 그때 느꼈던 감정, 그로 인한 실수가 모두 기록된 한 장의 사진. 지금도 저 사진을 보면 멈추지 않는 북소리가 들리는 것 만 같다.

 

 

SIGMA 24mm F1.4 DG DN Art

빛을 마주하다

 

 

청남대 오각정에서.

플레어와 고스트를 관찰하기 위해 시그마 아트 24mm의 후드를 벗기고 광원을 정면으로 한 뒤 사진을 찍어보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해당 사진들은 광원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열심히 찍은 사진 중 플레어가 생긴 결과를 모은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정도의 직사광선이 렌즈의 경통에 부딪히면 빛방울과 무지개빛 난반사가 화려하게 뷰파인더를 장식했던 기억이 나는데 세상이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

 

구체적인 비교를 위해 과거의 내가 기록한 사진을 첨부한다. 2019년 11월, 청남대 오각정 거의 같은 자리에서 SIGMA Art 20mm F1.4 DG HSM 렌즈로 찍었던 사진. 빛갈라짐을 의도한 사진이긴 하나 주변으로 거대한 플레어와 고스트가 보인다. 심지어 당시 시그마 아트 20mm는 플레어와 고스트가 나름 개선된 제품이었고 플레어의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구형 렌즈를 어렵게 구해 난반사를 활용한 재미있는 사진을 찍기도 했다.

 

   

 

 

 

 

플레어는 렌즈로 들어오는 직사광선이 경통에 부딪혀 반사되거나 지나치게 강한 광선이 화면 안에서 뿌옇게 흩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고스트 역시 플레어와 유사한 조건에서 발생하며, 광원이나 조리개의 모양이 센서에 잔상처럼 남는 형태를 말한다. 사진 촬영 시 렌즈의 방향을 조절하여 광원이 렌즈를 직접 마주하지 않도록 하거나 렌즈 후드를 착용함으로써 물리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시그마 렌즈들이 그 성능을 보증하였듯 아트 24mm의 플레어 억제력은 확실히 개선되었다. 특히 영상을 찍는 도중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본다고 해도 플레어가 좀처럼 생기지 않아서 편리하다. 플레어는 조리개를 조일수록 서서히 사라지며 전체적인 이미지 역시 선명해진다. 플레어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고스트인데, 조리개를 개방하였을 때에는 그 형태가 미미하였으나 심한 경우 뷰파인더 상에서도 고스트의 뚜렷한 형체를 식별할 수 있었다. 대신 꽃잎 모양의 렌즈 후드를 체결하면 해당 케이스가 확연히 감소하므로 강한 태양광 아래에서 사진을 찍는 경우 렌즈 후드를 착용할 것을 추천한다.

 

그와 동시에 관찰할 수 있었던 시그마 아트 24mm의 빛갈라짐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주간의 태양광으로도 상당히 길고 선명한 빛갈라짐을 볼 수 있었는데, 야경 사진을 찍는 경우라면 몹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특히 24mm는 한강을 포함한 서울 일대의 야경을 담을 때 자주 사용하는 화각이므로 퇴근 후 도심의 풍경을 기록하는 취미 사진가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앞서 작성한 시그마 아트 20mm 리뷰에서 여의도 한강공원의 야경을 다룬 적이 있으니 해당 리뷰를 참고해 주면 고맙겠다.

 

 

서해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나문재라는 섬에서 하룻밤을 보냈을 때 찍은 사진이다. 이날 꽃지해수욕장에서 일몰을 보았더랬다. 넓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석양이 선명하게 떨어지는 것을 보며 대충 짐작했지만, 섬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하늘에 별이 선명했다. 일몰이 선명한 날은 별을 보기 좋고, 별 보기 좋은 날은 일출도 보기 좋다. 펜션 안으로 들어와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삼각대를 들고 혼자 어두운 해안가로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시그마 아트 24mm와 20mm의 특이점은 별 사진 촬영에 필수적인 코마수차를 혁신적인 수준으로 통제하였다는 것이다. 해당 별 사진을 클릭하여 원본 사이즈로 확인해 보면 화면의 주변부로 갈수록 별이 흐르는 현상이 상당 부분 개선된 것을 볼 수 있다. 별 사진을 위한 렌즈 구입이 1순위일 경우 시그마 20mm 아트 렌즈를 추천하며, 우수한 성능의 천체사진 렌즈가 필요하지만 범용성 또한 중요하다면 20mm와 24mm 중 본인이 선호하는 화각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시그마 아트 20mm는 소니 E 마운트 기준 최고의 천체사진 렌즈로 여겨진다. 아마도 향후 5년간 시그마 아트 20mm가 차지한 타이틀을 탈환할 수 있는 렌즈는 등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섬이 하나 더 있었다. 멀리 보이는 맞은편 섬마을의 불빛이 밝았음에도 밤하늘에 별이 가득했다. 가을로 접어들며 대기 중 습도가 낮아진 덕분이기도 했다. 은하수를 보기에는 건너편 섬에서 발생하는 광해가 너무도 밝은 것이 딱 하나의 단점이었다.

 

 

 

쌍둥이 천사 동상에 초점을 맞춰 한 장을 찍고, 하늘의 별에 초점을 맞춰 한 장을 더 찍은 다음 한 장으로 합성하였다. 조리개는 최대 개방인 F1.4에서 한 스탑 조인 F1.6으로 촬영하였다. 아무도 없는 서해 바다에 조각상이 잔뜩 있어서 너무 무서웠다. 파도 소리가 들리는 동해바다와 다르게 바닷물이 다 빠져나간 간조의 서해 갯벌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동상을 마주 보고 장노출 사진을 찍고 있자니 잔잔한 소름이 돋았다. 급하게 사진을 찍고 빨리 숙소로 돌아왔는데 집에 돌아와서 보니 별의 노출이 기대 이상으로 잘 맞았더라. 대기가 맑아 별도 선명하고 렌즈의 해상력도 만족스러워서 더 사진을 찍지 않고 돌아온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준수한 성능과 스마트함, 합리적인 가격의 컨템포러러리 렌즈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시그마의 플래그쉽 렌즈인 '아트' 시리즈의 상징성은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닌다. 극강의 노출차, 높은 산 위, 깊은 숲속, 다양한 환경에서 풍경 사진을 기록해 본 사람들이라면 아트 렌즈의 해상력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새롭게 출시된 시그마 아트 24mm는 아트급 이미지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컨템포러리 시리즈에 준하는 경량화에 성공하였다. 국내여행과 풍경 사진을 중심으로 본 글을 구성하였지만 시그마 아트 24mm 렌즈의 특장점은 영상 촬영용 렌즈로서의 경쟁력 또한 지니고 있다. 영상 촬영 시 흔히 사용하는 24미리 화각, 510g의 가벼운 무게와 10cm도 되지 않는 렌즈 크기는 짐벌을 활용하는 영상 창작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이다. 수동 초점 고정 기능(MFL)과 조리개링을 소리 없이 부드럽게 회전할 수 있는 클릭 전환 스위치는 촬영의 편의성을 증대시킬 것이다.

 

경량화와 화질, 범용성을 골고루 만족하는 시그마 아트 24mm는 다양한 환경에서 우수한 품질의 이미지를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올인원 렌즈이다. 실용적이기 때문에 사진의 매력에 빠진 초심자부터 필드에서 활동하는 포토그래퍼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렌즈를 위해 많은 시간 동안 도전을 거듭했을 시그마의 개발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SIGMA LENS REVIEW

SIGMA 24mm F1.4 DG DN Art​

- 국내여행과 풍경사진, 영상촬영에 활용 가능한 24mm의 범용성

- 조리개링, 초점고정버튼, 리어 필터, 발수/발유코팅 등 사용자 편의 기능 대폭 강화

- 활용도 높은 화각 + 훌륭한 이미지 품질 + 가벼운 무게 = 모두가 바라던 렌즈

- 광각렌즈임에도 기대 이상의 AF 성능

- 준수한 플레어 그러나 약간의 고스트. 렌즈 후드를 꼭 착용할 것

- 명쾌한 빛갈라짐, 야경과 천체사진 촬영에도 적합

 

-------------------------------------------------------------

 

ABOUT EDITOR

Hayes  I  Blogger / Photographer

https://blog.naver.com/travelicious_hayes/222941009764

 

연관상품
리뷰의 많이 본 글
목록
0/200 자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이나 비속어, 비하하는 단어들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댓글등록
전체댓글0
내 댓글보기
  • 2022-23 탐조의 품격
이전
다음
  • 자이스 x 시그마 필터기획전
  • 18-50mm X마운트 2차 런칭 이벤트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