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이번 공모 주제였지만, 이 사진은 오히려 그 익숙한 흐름에서 벗어난 날 찍었습니다. 평소 지나치던 시간과 다른 텅 빈 지하철역에서, ‘추락 주의’ 표지판이 유독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심코 걷던 걸음을 멈추고, 처음으로 그 공간을 의식하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필름을 현상하고 스캔본을 받아 본 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경고들을 무심코 지나치며 살아가고 있을까?"
이 사진은 그런 경고의 순간, 그 일시적인 멈춤의 기억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