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면 퇴근길이 피곤하고, 다음날 아침이 힘겨울 것이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이 내리면 마음이 괜스레 녹아드는 이유는 눈이 예뻐서도 아니고, 눈 오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따뜻해서도 아니다.
우리는 눈은 어쨌든 녹는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곧 이별할 녀석들을 일단은 반갑게 환영하는 것이다.
아무리 우리를 힘겹게 할 녀석들이라도,
일단은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다.
그래야 녀석들이 없는 봄, 여름, 가을을
녀석들을 그리워하며 보낼 수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