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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거 들고 왔어요. HARMAN SWITCH AZURE
PRODUCT악세서리
재밌는 필름 들고 왔어요.
HARMAN SWITCH AZURE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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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Harman Switch Azure]라는 새로운 '컬러 쉬프팅(Color Shifting)' 크리에이티브 필름이 출시됐다. 하만 테크놀로지는 불타오르는 불사조처럼 붉은 할레이션이 강렬하게 피어오르는 Phoenix 200, 보다 안정적인 색 표현으로 개선된 Phoenix 200 II, 그리고 사진 전체를 레드와 오렌지 톤으로 뒤덮어 마치 불타는 세계처럼 만들어버리는 Harman Red까지, 줄곧 개성 넘치는 필름을 선보여왔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출시될 이 필름 역시 기존 컬러 네거티브 필름과 궤를 달리하는 변칙적인 필름이다. 하만 레드가 평범한 서울의 거리를 마치 불꽃이 튀어 오르는 디스토피아적 걸작으로 변화시켰다면, Switch Azure는 우리를 외계 행성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뜨린다. 다른 차원의 우주가 존재한다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Harman Switch Azure 35mm & 120 포맷(중형)
Harman Switch Azure 결과물

 

먼저 필름의 기본적인 특성을 살펴보자. Switch Azure는 적정 감도 ISO 125, 표준 C-41 현상을 지원하며, 35mm와 120 포맷으로 출시되었다. 이 필름은 색 재현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색상 변환을 일으킨다. 블루 계열은 오렌지 톤으로, 옐로 계열은 선명한 애저 블루로, 레드 계열은 퍼플 및 블루 톤의 색조로 표현된다. 즉,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색의 체계가 완전히 뒤바뀌는 것이다.

 

필름 속 세상은 푸른 하늘이 오렌지빛 대기로 바뀌고, 더 이상은 레드는 찾아볼 수 없다. 우리가 매일 같이 보던 풍경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낮에 찾은 폐놀이공원조차 필름 속에서는 마치 수십 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긴 듯한 황폐한 장소로 변해버렸다. 현실의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오래된 기억 속 몽환적인 꿈들로 가득했다.



 

| 로모그래피 로모크롬 터콰이즈 필름과의 차이
 

이쯤에서 필름 촬영을 어느 정도 해본 사람이라면, 머릿속을 스치는 필름이 하나 있을 것이다. 바로 로모그래피의 로모크롬 터콰이즈 필름이다. 터콰이즈 역시 대표적인 컬러 쉬프팅 필름으로, 이 분야의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겉보기에는 비슷한 계열이지만, 실제 결과물은 상당히 다른 성격을 보여준다.

 

먼저, 색 표현에서부터 그 차이가 선명하다. Switch Azure 필름은 전체적으로 따뜻한 오렌지톤이 사진을 감싸고 있어 시간 지나 바래진 느낌이라면 터콰이즈 필름은 훨씬 더 높은 채도와 그로 인한 색 대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같은 놀이공원이지만 Azure 필름에 비친 세상은 마치 버려진 유토피아 같은 서사적 분위기라면, 터콰이즈 필름 속 세상은 금방이라도 노래가 흘러나올 듯한 시티팝 분위기를 연출한다.

 

질감과 대비에서도 차이가 느껴진다. Switch Azure 필름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입자감을 가졌으며, 그림자(암부)의 농도가 짙지 않고, 갈색조를 띠며 부드럽게 떨어져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빈티지함이 느껴진다. 반면, 터콰이즈 필름은 대비가 매우 강하다. 하이라이트(하늘)는 짙은 오렌지빛을, 건축물의 그림자는 새까만 검은색을 띤다. 입자 역시 날카롭게 살아있어 전반적으로 현대적인 인상을 준다.

 

왼쪽부터 터콰이즈 필름(ⓒ Michael Elliott) & Switch Azure 필름
왼쪽부터 터콰이즈 필름(ⓒ Pinterest (Original creator unknown)) & Switch Azure 필름


| 노출 단계에 따른 결과물 차이



다음으로, 노출에 따른 변화를 살펴보자.

 

아래 사진을 보면, 왼쪽부터 -1 EV / 0 / +1 EV로 촬영 결과다. 질감이나 입자감에서는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지만, 명암부의 색조 표현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노출을 한 단계 낮춘 사진(-1 EV)부터 보면, 파란색 부분이 딥 블루로 보여지고 명암부가 짙게 표현되어 전체적으로 탁해지는 동시에 대비가 강하게 느껴진다. 정노출(0 EV)로 촬영한 사진은 은은한 오렌지 톤에 약간의 핑크 기운이 섞인 색감을 보여준다. 등대의 파란색과 배경의 흰색 디테일이 가장 자연스럽게 살아있다. 노출을 한 단계 올린 사진(+1 EV)에선, 밝고 투명한 파스텔 톤이 감싸지만, 하이라이트의 일부는 죽는다. 대신 애저 블루의 색감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결과적으로 -1 EV로 찍은 사진이 무겁고 미스테리한 분위기라면, +1 EV는 백일몽 같은 화사하고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왼쪽부터 -1 EV / 0 / +1 EV
원본

 

| 스캐너에 따른 결과물 차이

 

아래 사진을 보면, 위쪽이 후지 스캐너, 아래쪽이 노리츠 스캐너로 스캔한 결과물이다. 먼저 후지 스캐너의 경우는 분홍빛에 가까우며 건물이나 그림자에는 푸른 기가 강하게 돈다. 또 암부가 깊게 표현되면서 명암 대비가 강하고, 사진이 보다 선명하고 현대적인 인상을 준다. 건물 벽면의 디테일 역시 비교적 날카롭게 살아 있다.

 

반면, 노리츠 스캐너는 하늘과 건물의 밝은 면이 따뜻하면서도 진득한 오렌지 톤으로 표현된다. 암부 역시 비교적 부드럽게 표현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대비는 낮아지고, 대신 오렌지 톤의 채도가 강조되면서 보다 빈티지하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차가운 새벽 공기나 도시의 밤 같은 서늘한 느낌을 원한다면 후지 스캐너를, 해 질 녘 포근한 노을빛이 감도는 느낌을 원한다면 노리츠 스캐너를 추천한다.

 

위쪽이 후지 스캐너, 아래쪽이 노리츠 스캐너로 스캔한 결과물 ⓒ Harman PHOTO
왼쪽부터 후지 스캐너, 노리츠 스캐너로 스캔한 결과물


| HARMAN Switch Azure 활용팁
 

첫 번째,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 햇빛이 강한 시간대에는 하늘의 비중을 줄이거나 노출을 약간 언더로 촬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래 두 개의 사진은 태양을 마주 보고 정노출로 찍은 결과물이다. 강한 햇빛으로 인해 진득해야 할 색들이 하얗게 바래져 마치 엑스레이 사진처럼 보이기도 한다. 애저 블루 색감은 여전히 살아 있지만 대비가 약해지고, 건물의 디테일 대신 실루엣만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이 또한 필름이 주는 우연을 가장한 행운이라면 행운일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이 필름에 기대했던 결과물은 아닐 것이다.

 

태양을 마주 보고 찍은 결과물

 

아래의 사진을 보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찍은 결과물이다. 태양을 등지고, 하늘의 함유량을 줄이자 같은 시간임에도 피사체의 디테일이 모두 살아있고, 명암의 대비가 적절히 이뤄져 입체감 있는 사진이 완성되었다. 아래 사진이야말로 우리가 이 필름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세상이지 않을까. 만약 태양을 마주 보고 찍어야 되는 상황이라면 노출을 -1에서 -1.5 단계 정도 낮춰서 찍는 것을 추천한다. 

 

태양을 등지고, 하늘의 함유량을 없앤 결과물



두 번째, 이 필름의 성격은 해 질 녘 시간대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Switch Azure는 빛이 줄어든 상황에서 암부를 부드럽게 유지하기보다는 과감하게 어둡게 떨어뜨리는 성향을 보인다. 특히 그림자 영역은 단순한 검은색이 아니라 짙은 블루 톤으로 표현되며, 주변의 인공조명과 강한 대비를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해 질 녘 거리에서는 가로등이나 간판 같은 남아 있는 빛이 더욱 강하게 강조된다. 반대로 건물이나 골목처럼 빛이 닿지 않는 부분은 디테일이 빠르게 사라지며 하나의 덩어리 같은 실루엣으로 표현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Switch Azure 특유의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어둠 속에서 남겨진 빛만이 떠오르듯 강조되면서, 평범한 거리 풍경도 훨씬 더 드라마틱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촬영에서는 생각보다 사진이 더 어둡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해 질 녘이라고 해서 눈으로 보이는 밝기를 그대로 믿고 촬영하면, 암부가 지나치게 뭉개질 수 있다. 만약 그림자 영역의 디테일까지 어느 정도 유지하고 싶다면 노출을 약 +0.5 스탑 정도 올려 촬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반대로 실루엣과 조명의 대비를 강조하고 싶다면 정노출로 촬영해도 충분하다.





하만 Switch Azure 필름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색상 체계를 완전히 파괴한다. 이 필름은 현실을 기록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현실을 재료로 새로운 차원을 창조하는 도구에 가깝다. 필름 속 세상에서 우리는 스머프나 아바타가 되기도 하고, 가장 따뜻해야 할 해 질 녘 거리의 가로등과 조명은 차가운 푸른빛을 띤다. 익숙했던 건물은 푸르게 바래고, 핑크빛으로 물든 거리에서 출처 없이 떠도는 사연이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이 필름으로 기록한 하루는 우리가 아는 현실의 복제가 아니라, 익숙한 풍경 아래 숨겨진 이면의 세계를 탐험한 여정과도 같다. 1시의 창백한 엑스레이 같은 침묵부터 해 질 녘의 푸른 할레이션이 뿜어내는 생동감까지. 정답이 없는 이 변칙적인 색들은 어쩌면 우리가 매일 무심코 지나치는 평범한 풍경 속에도 얼마나 많은 판타지와 긴장감이 숨어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러분의 세상은, 지금 어떤 색으로 타오르고 있는가.



| SAMPLE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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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J 글 · 사진

심심한 삶을 지향하는 막내 에디터

태그 #하만 #하만테크놀로지 #HARMAN #HARMAN PHOTO #컬럼필름 #크리에이티브필름 #SWITCHAZ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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