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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매거진

랜다시
LIFEArt & Culture
나의 감정은 OO색?
체험형 전시 랜덤 다이버시티: 더 무비
2023.08.22

오늘은 TMI로 시작해 볼게요. 제 MBTI는 IxxJ 입니다. 저는 에너지 충전이 필요하다 느끼면 집에서 자거나 책을 읽거나 휴대폰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해요. 그렇게 완충된 에너지로 다시 일상을 보냅니다.

MBTI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을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게 됐어요. 한편에선 MBTI가 사람들의 다양성, 변수가 많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화시킨다는 시각도 있지만 사람들이 스스로를 관찰하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사실이에요. 

이제 사람들은 '나'를 만나고, 분석하고, '나'에게 투자하는 것에 거침이 없습니다. 리추얼 라이프*를 콘셉트로 하는 모임이 늘고 있고 MBTI뿐 아니라 TCI 같은 유형 검사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기, 첫 전시 이후 4년째 핫한, 셀프 캐해(캐릭터 해석)에서 빠질 수 없는 전시가 있습니다. 
*리추얼 라이프: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규칙적인 습관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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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 다이버시티: 더 무비

 

 

<랜덤 다이버시티> 전시를 알게 된 것은 꽤 오래전이에요. 전시를 기획하고 제작한 작가님이 운영하는 반려동물 SNS를 팔로잉하고 있었고, 거기에서 전시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알게 됐었거든요. 또 SNS에서 감정을 추출한 '이모션 백신' 인증글을 접하다 보니 언젠가는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전시였습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드디어 2023년 버전 <랜덤 다이버시티: 더 무비>(이하 랜다시)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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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 다이버시티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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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곳곳에서 보이는 이모션 백신

 

 

2023년 랜다시는 롯데시네마와 협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 무비'가 붙은 이유를 알겠죠? 슬레이트를 치면 내 모습이 촬영되고, 내가 선택한 영화 포스터를 기반으로 AI가 새로운 영화 포스터를 추천해 취향을 확장시킵니다. 전시 마지막에는 포토월에 선 배우처럼 플래시 세례를 맞으며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어요. 영화가 큰 줄기이긴 하지만 막상 체험을 하고 보니 여전히 이모션 백신이 이 전시의 메인이자 줄기이고, 영화는 오프닝/엔딩 크레디트 같았습니다. 

랜다시 체험을 위해서는 예약과는 별도로 랜덤 다이버시티 앱을 설치해야 입장, 체험이 가능합니다.(사전에 앱 설치를 하고 방문하세요) 모든 체험 스폿에서 앱에 발급된 QR을 찍어야 하거든요. 안내 데스크 담당자 안내에 따라 앱 설치, 사진 및 라벨을 등록해야 비로소 입장이 가능합니다. 사전 준비가 많고 QR이 꼭 필요해서 손에서 휴대폰이 내내 떨어지지 않습니다. 체험 순서는 바닥에 화살표로 표시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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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랩스틱을 치면 사진이 찰칵

 

 

첫 번째 체험은 '너와 나의 메커니즘 Ver.Movie'입니다. 좌측 상단에 있는 카메라를 응시한 채 영화 촬영 현장에서 사용되는 클래퍼보드를 들고 치면 제 모습이 사진으로 찍히고, 찍힌 사진은 영수증처럼 인쇄되어 나와요. 일반 인화 사진이 아닌 영수증으로 출력된다는 점도 이 전시만의 특별한 포인트입니다. 탁- 클랩스틱이 부딪치며 내는 경쾌한 소리가 신호탄이 되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 순간의 우리의 모습이 기록되며 전시가 시작됩니다. 디지털 방명록, 혹은 새로운 형태의 방명록 같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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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고르는 매우 급한 손들 (위: GR3 포지티브 모드 / 아래: GR3x 네거티브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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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플레이리스트 / 리코GR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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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연도를 입력하면 나와 시작을 함께한 영화 포스터들이 룰렛처럼 돌아서 나타나요.

 

 

두 번째 체험은 무비 플레이리스트. 무작위로 돌아가는 영화 포스터 3개를 선택하면 이를 기반으로 AI가 새로운 영화 5가지를 추천해 줘요. 30초 안에 영화 포스터 3개를 골라야 하는데 포스터가 필름 형태로 되어 있어 크기가 작고,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여서 포스터 고르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한번 선택한 건 무를 수가 없어서 짧은 시간 안에 집중력과 스피드를 동시에 요합니다. 무비 플레이리스트 역시 슬레이트 촬영처럼 결과가 영수증으로 인쇄되어 출력됩니다.

다음은 출생연도를 입력하면 나와 시작을 함께한 영화를 보여주는데요. 랜다시는 '나의 역사성을 영화로 오마주 하여 돌아보라'라고 말합니다. 이모션 백신을 추출할 때도 듣는 설명이지만 3개의 화면에 나타나는 영화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영화를 통해 나의 삶을 내가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더 중요한 전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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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뇌파 추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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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이모션 백신 추출 / 리코GR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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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이모션 백신

 

 

드디어 이모션 백신 추출입니다. 먼저 뇌파 측정을 위해 고글을 쓰면 눈앞에 화면이 한 가득. 여러 가지 색이 보였다가 마지막에는 입장 전 제가 골랐던 사진이 등장해요. VR을 체험하는 것마냥 시야 가득히 스크린이 보이고 곧 눈앞에서 벌어지는 색의 변화나 골랐던 사진을 집중해서 보면 됩니다. 

뇌파 측정이 끝나면 안내원분이 라벨을 붙인 백신 병을 주시고 바로 뒤편에서 백신 추출이 진행됩니다. 백신이 추출되는 과정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 가능하고 촬영 준비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 추출되는 동안 추출되는 색에 의미를 부여하면 된다고 말씀을 해주시는데요. 이모션 백신 라벨에 알파(α), 베타(β), 세타(θ), 감마(γ) 파가 몇 퍼센트인지 적혀 있고 뇌파 종류에 따라 어떤 상태인지도 일반적으로 나와있지만 이와 상관없이 본인이 색을 보고 느꼈던 감정을 자신만의 언어로 해석하면 돼요. 저는 보라색, 동행 에디터는 청록색 백신이 추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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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션 백신 / 리코G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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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에 있는 이모션 뱅크로 사진을 찍으면 앱에 나의 이모션 백신이 저장됩니다. / 리코GR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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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존

 

 

모든 체험을 끝내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포토존이 있습니다. 주황, 파란빛이 섞인 오묘한 조명이 벽에 가득해 백신 병을 들고 촬영하면 색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얻을 수 있어요. 또 다른 쪽에선 카메라에 찍힌 나를 담을 수 있고, 다른 한쪽엔 나의 이모션 백신을 랜다시 앱에 저장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랜다시 앱은 체험에 필요한 입장권이기도 하지만 당시 나의 감정을 저장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아카이브이기도 했습니다.

랜다시 기획자는 캐릿 인터뷰*를 통해 시각, 청각, 후각 다음으로 미각을 저장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해 보려 한다고 말했어요. 또 이 전시를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인지하고 있는 개념들에 대해 재인식을 시도하는 실험'이라고 정의합니다.
*출처: 4년 연속 매진된 슈퍼 이벤트, '랜다시' 기획자는 어디서 영감을 얻을까(캐릿)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여겼던 우리의 오감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실험과 체험을 통해 가시화해 저장하는 이 순간이 문득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시각적 정보가 어떻게 보라색이란 결과로 나왔을까라는 궁금증과 함께 나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의식할 새도 없이 '나'를 생각하게 돼요. 동시에 이 보랏빛 백신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오직 나만을 위한 고유의 백신임이 느껴집니다. 이 백신에는 나만의 해석과 언어가 포함되었기 때문이에요. 알파, 베타, 세타, 감마 값이 똑같은 백신이 하나 더 있을지라도 추가로 부여한 의미는 모두 다르니까요. 오로지 '나만이 가질 수 있는' 백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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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월

 

 

 

전시의 마지막, 포토월 촬영입니다. 2023 주제가 영화인 만큼 영화제 포토월을 연상케 하는 커다란 벽에서 플래시를 받으며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요. 마지막까지 '내'가 주인공이네요. 삥-삥-삥-삥- 소리를 내며 터지는 조명에 놀라지 말고 마음껏 포즈를 취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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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 다이버시티: 더 무비

 

 

안내 데스크에 가면 위 사진처럼 이모션 백신을 진공 포장할 수 있습니다. 마치 보랏빛 감정이 나타나기까지의 여정, 시간, 더 거슬러 올라가 선택한 사진을 저장했던 순간, 그 사진을 처음 본 순간을 모두 박제하는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뇌파의 결괏값이 왜 보라색일까에 대한 저만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이모션 백신이 추출될 때 노란색은 거의 없이 빨강, 파랑이 압도적이었고 두 색상이 적절하게 섞여 보라색이 되었습니다. 각각의 색에 담긴 의미는 많고 또 해석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빨간색은 에너지, 열정, 생명력, 파란색은 차분함, 이성적, 보라색은 우아함, 감각적이라고 해요. 선택한 사진 속 대상을 통해 저는 다른 것에서 얻지 못했던 에너지와 즐거움, 안정을 느낍니다. 또 평소 텐션이 낮은 제가 사진 속 대상을 보면 힘이 생기고 목소리 톤이 높아지며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눈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해요. 그동안 느껴온 감정과 마음이 모여 나타날 수 있는 최고의 색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처음 마주한 제 감정의 색, 그건 맑지만 깊은 보랏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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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정: 23.06.16.(금)~23.09.17.(일)
· 시간: 11:00~18:00 매 30분마다 입장 가능
· 입장료: 18,000원
*영상 측정 실험 결합 티켓은 전석 매진
*네이버예약을 통한 사전 예약 필수

 

 


 

사용 제품|리코 GR3, GR3x

에디터 H 사진

재밌는 걸 합니다.

에디터 M 글 · 사진

끄적이고 있습니다.

태그 #랜덤다이버시티 #체험형전시 #롯데시네마 #리코GR3 #리코GR3x #RIC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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