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네비게이션바로가기 컨텐츠바로가기

S매거진

삼일절
LIFEArt & Culture
삼일절 : 무심코 지나쳤던
독립운동, 역사의 흔적들
2024.02.28
576 1

 

최근 명동 성당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일행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다 시야에 걸린 한 표지석. 그 표지석에는 '이재명 의사 의거 터'라고 적혀 있었어요. '이재명(1890~1910)은 친일 매국노인 이완용을 척살하려 한 독립운동가이다.' 왜 이 표지석을 이제야 발견했을까? 왜 명동 성당만 보였던 것일까? 꼬리를 무는 생각 끝에 다다른 또 다른 생각. 이렇게 일상에서 지나쳤던 역사의 흔적이 또 있을까. 격동의 시간이 거쳐간 서울 땅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

1919년 3월 1일. 일본 식민지 지배에 저항하여 항일독립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국권 회복을 위한 거대한 물결과 드높은 함성을 우리는 잊지 않고 매해 그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올해 105주년을 맞은 삼일절에도 대한 독립을 위해 힘쓴 순국선열을 기리는 마음이 곳곳에서 피어오르겠죠. 그래서 이번엔 떠오른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무심히 지나쳤던 독립운동의, 역사의 흔적들을 찾아보기로 말이죠.

 

 

 

|서대문 독립공원 독립관

삼일절

 

삼일절

 

삼일절

서대문 독립공원 독립관

 

삼일절   삼일절

독립문

 

 

'서대문 독립공원'이라고 하면 보통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떠올리지만 독립운동을 테마로 만들어진 공원인 만큼 남쪽 독립문을 시작으로 독립관, 유관순 열사 동상, 서재필 박사 동상, 순국선열추념탑 등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번엔 그중 독립관을 다녀왔습니다.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로 나오면 오른편에 있는 건물이 바로 독립관이에요.

독립관은 일제에 의해 강제 철거되었으나 1997년 한식 목조 건물로 재건축되어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독립관 안에는 순국선열 위패 3,000여 위가 봉안되어 있고, 참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조용한 내부엔 위패가 빼곡했고 잊히지 않을 향냄새가 짙게 났습니다.  

 

·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현저동

 

 

 

|딜쿠샤(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

삼일절

 

삼일절

 

삼일절

딜쿠샤 외관 및 내부

 

 

독립문에서 멀지 않은, 빌라 건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그 가운데 이질적인 외관을 가진 주택 하나가 눈에 띕니다. 바로 딜쿠샤입니다. 

딜쿠샤는 일제강점기에 건축된 서양식 주택입니다. 당시 조선에서 활동하던 미국 기업인 겸 언론인 앨버트 W. 테일러와 메리 L. 테일러 부부가 살던 곳이에요. 국가등록문화재 제687호입니다. 딜쿠샤가 역사적으로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이곳에 살았던 앨버트 테일러가 AP 통신원으로 활동하며 고종의 국장, 3.1 운동, 제암리 학살사건을 취재한 인물이기 때문이에요. 

딜쿠샤 내부엔 1, 2층 거실이 정교하게 복원되어 있는데 이는 남아 있는 사진을 근거로 고증 연구를 진행한 뒤 재현한 덕분입니다. 이 외에도 딜쿠샤 역사, 테일러 부부 이야기를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관람 시간: 화~일 09:00~18:00 (매주 월 휴일, 입장마감 17시 30분)
· 관람료: 무료 / 전시해설은 서울공공서비스 예약사이트에서 접수
· 위치: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2길 17

 

 

 

|구 러시아 공사관

삼일절

 

삼일절

 

구 러시아 공사관

 

삼일절

정동공원

 

 

정동길을 걷다가 우뚝 솟은 하얀 탑을 본 적 있으신가요? 정동공원과 인접해 있어 산책로로도 많이 이용되는 곳이라 오며 가며 한 번씩은 봤을 건축물이에요. 

명성황후가 시해된 후(을미사변, 1895) 위협을 느낀 고종이 피신한 곳이 바로 이 하얀 탑, 구 러시아 공사관으로, 러시아 공사관은 '아관(俄館)'이라고도 불려 이 사건을 두고 아관파천(1896)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3층 전망탑과 외벽 일부만이 남았는데 이는 6.25 전쟁으로 건물 대부분이 파괴되었기 때문이에요.

구 러시아 공사관은 한 나라의 왕이 공사관으로 피신해야 했던 뼈아픈 과거의 잔해입니다. 지금까지 하얀 탑을 보기만 하고 뒤돌았다면 이젠 역사의 한 자락이 떠오르길 바라봅니다.

 

· 위치: 서울시 중구 정동

 

 

 

|덕수궁(경운궁) 중명전

삼일절

 

삼일절

 

삼일절

덕수궁 중명전

 

 

중명전은 서양식 전각(殿閣)으로 덕수궁이 대한제국 황궁으로 정비되는 과정에서 황실 서적, 보물을 보관할 서재로 지어졌으며 당시 이름은 수옥헌(漱玉軒)이었습니다. 중명전에는 총 4개의 전시실이 있고 덕수궁 중명전 역사, 을사늑약의 현장, 늑약 체결 이후 대한제국 상황이 영상, 음성 해설, 사진, 도표 등으로 이해하기 쉽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1905년, 이곳에서 을사늑약이 을사오적에 의해 강제적으로 체결되었으며 이후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헤이그 특사를 파견한 곳도 중명전입니다. 국권을 상실하고 경술국치에 이르게 된 그 비운 속에 중명전이 있습니다. 중명(重眀)의 뜻이 '광명이 계속 이어져 그치지 않다'라고 하는데, 이곳에서 일어난 일과는 정반대여서 더욱 비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 관람 시간: 화~일 09:30~17:30 (매주 월 휴일, 입장마감 17시)
· 입장료: 무료
· 위치: 서울시 중구 정동

 

 

 

|독립운동가 의거 터 : 강우규 의사, 이재명 의사, 나석주 의사

 

강우규 의사 동상

 

 

삼일절

 

삼일절

이재명 의사 의거 터

 

 

나석주 의사 동상

 

 

서울역, 명동 성당, 을지로입구역 근처를 유심히 보면 평소엔 그냥 지나치고 말았던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구(舊) 남대문역이었던 서울역 광장(정확히는 연남 방앗간 앞)에는 신임 총독 사이토 마코토 마차를 향해 폭탄을 던진 강우규 의사 동상이, 명동 성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근처에는 벨기에 황제 추도식을 마치고 나온 이완용을 척살하려 했던 이재명 의사 기념 표지석이, 을지로입구역 하나금융그룹 앞에는 일제 동양척식회사에 폭탄을 던지고 일본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자결한 나석주 의사를 기리기 위한 표지석과 동상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표지석과 동상 모두 알고 보면 눈에 띄는 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수없이 걸어 다닌 길이건만 노래를 듣고 있단 이유로, 지도를 보고 있단 이유로, 바쁘단 이유로, 혹은 모르고 있단 이유로 그저 그곳을 지나가기에 바빴습니다. 매일 지나는 이 길이 익숙해지면 주변 풍경도 익숙해지기 마련이에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이 깃든 곳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닐 테고요. 하지만 삼일절을 앞둔 오늘만큼은, 삼일절만큼은 앞을 향한 시선을 살짝 돌려보는 건 어떨까요.

 

· 위치
-강우규 의사 의거 터: 서울시 중구 통일로 1
-이재명 의사 의거 터: 서울시 중구 명동길 80
-나석주 의사 의거 터: 서울시 중구 을지로 66

 

에디터 M 글 · 사진

끄적이고 있습니다.

태그 #삼일절
마카오 이전글 여행은 늘 마음처럼 되지 않아. 마카오&홍콩여행 편 1월 중순, 마카오와 홍콩에 다녀왔다. 지난해 11월에 항공권을 끊었으니 약 2개월 반만이다. 세세한 일정을 계획하진 않았다. 성 바울 성당 유적, 코타이, 침사추이. 마카오와 홍콩 지도 위, 이 세 곳에만 핀을 꽂았다. 나머지는 발길 따라, 상황에 따라 흘러가기로 했다. 여행이란 무릇 그렇듯 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아, 모든 것이 계획을 세세하게 세우지 않아 벌어진 일은 아니었다. 현지에서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순간들이 있잖은가. 평화로운 순간이 있는가 하면 예상치 못한 일에 허둥거리며 지도 앱을, 번역기 앱을 켰던 기억들. 3박 4일 일정 중 마카오와 홍콩을 오간 이틀간의 기록을 다시 꺼내본다. 서울 ▷ 마카오 안녕 인천! 익숙한 나라가 아닌, 낯선 곳을 가기까지 무수한 다짐과 번복을 반복한다. 설렘과 두려움이 반으로 나뉘고 그럼에도 갈 수 있다는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용기가 그 틈을 채운다. 그 미약한 용기 덕에 마카오 땅에, 낯선 대륙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CP2024 대표이미지 다음글 [CP+2024] 아낌없이 보여주다. 사진 문화의 정수, SIGMA 사진도 좋아하지만 장비에 조금 더 환장한 에디터 C입니다. 지난주 요코하마에서 열린 CP+2024에 다녀왔습니다. CP+는 독일의 포토키나와 함께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카메라 박람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P&I 라는 유서 깊은 박람회가 있었지만 2022년을 끝으로 사라졌죠. 다양한 카메라 브랜드가 존재하는 일본에서는 아직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데요. 매년 2월에 열리는 CP+는 요코하마의 파시피코에서 4일 간 열리는 카메라판 축제랄까요? CP+의 전체적인 풍경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눈에 띄는 점은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온다는 점, 모든 브랜드 부스에 세미나를 상시 운영하면서 끊임없이 세미나 세션이 열린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CP+2024의 전체적인 모습은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하고, 이번엔 시그마 부스에 대해서만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Beyond the Technology, is Art SIGMA 시그마 부스는 자신들이 그동안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목록
0/200 자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이나 비속어, 비하하는 단어들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댓글등록

프로모션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