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시간. 세종시 나성동 일대를 걸었습니다. 한 동네를 크게 돌아본 게 얼마 만인지. 반듯한 계획도시, 존재감을 떨치는 높다란 커튼월 주상복합 덕인지 길을 헤맬 일도, 잃을 일도 없는 곳이어서 미로 같은 골목길을 걷는 것과는 달리 스릴이(?) 넘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대를 걸으며 만난, 그 자리에서 사부작사부작 하루를 건너는 다양한 상점 덕에 이날 산책은 꽤 성공적이었습니다.

｜소품숍 겸 카페 세이하이스튜디오

세이하이스튜디오

외관뿐만 아니라 입구 근처 포토존마저 키치함과 요즘 감성을 한아름 품은 세이하이스튜디오. 입구 기준 왼쪽은 다양한 소품, 문구가 모여 있고 오른쪽은 카페입니다. 다양한 소품숍을 방문해 봤지만 카페를 겸하고 있는 곳은 처음이었어요. 제품을 오래 둘러보는 타입이라던가 소품숍과 카페를 한꺼번에 해결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만한 공간이 없습니다.

세이하이스튜디오엔 핫한 캐릭터들이 다 모여 있습니다. 산리오, 빤쮸토끼, 치이카와(먼작귀), 스테디셀러 짱구까지. 특히 방문 당시 산리오 관련 가챠, 인형, 소품들이 많아서 산리오 러버라면 가볼 만한 곳이라 느꼈어요. 산리오 러버가 아니라고 해도 소품 코너의 톡톡 튀는 분위기와 카페의 차분함을 모두 가지고 있는 공간 특색이 두드러지는 곳입니다. 소품 외에도 엽서, 펜 등 문구류와 일반 생활용품, 액세서리도 있는 빈티지 토이&기프트 숍에 충실한 곳이었습니다. 

· 영업 시간: 매일 11:00~21:00 (임시 휴무일은 별도 공지)
· 위치: 세종시 나성북로 9 메가타워 1 601호

｜지구를 지키는 반품마트

반품마트

"구경만 와주셔도 고맙습니다!"

그야말로 만물상점입니다. 365일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는, 마치 창고 세일 같아요. 반품마트는 백화점,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판매되었다가 반품된 상품 중에서 이상이 없는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곳입니다.

중고 마트는 익숙하지만 반품 마트는 생소해 들러본 곳이었는데, 겉보기에도 멀쩡한 제품들이 많음에도 소비되지 못하고 있어 외려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주방용품, 미용, 신발 등 의류와 잡화, 가전, 식음료, 장난감, 안마의자까지 정말 다양한 제품들이 새로운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사용에 문제가 없는 제품이 폐기되는 것을 줄이고 있으니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구경만 와도 고맙다는 문구처럼 편하게 들렸다가 편하게 나가면 됩니다. 제가 머문 시간 동안 꽤 많은 사람들이 반품마트 문턱을 드나들었고 편히 있다 나갔거든요. 저 역시도 그랬고요.

· 영업 시간: 매일 10:00~22:00
· 위치: 세종시 나성로 96 어반아트리움 더센트럴 2층 227호

｜산책하기 좋은 곳. 나성동독락정역사공원

나성동독락정역사공원

세종시에는 지역문화유산 독락정(세종특별자치시 문화재자료 제8호)*을 활용한 도시 근린 공원이 있습니다. 커다란 공원 이곳저곳으로 뻗은 길을 걷다 보면 독락정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나성동독락정역사공원은 자연과 문화재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세종예술의전당 맞은편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았습니다.

벚꽃이 이제 막 움트기 시작했던 때라 걸으며 초록빛, 갈색빛, 연분홍빛이 뒤섞인 풍경을 보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길이 여러 갈래로 뻗어 있어 이곳저곳 가보는 재미도 있어 반려견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이다 싶었는데 실제로 반려견 산책을 하는 분들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공원 입구에서 독락정이 있는 곳까지 걸어 다시 공원 입구까지 약 40여 분이 소요됐고 2,000보 정도 걸었으니 정말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다만 독락정 역사나 문화재를 소개하는 안내가 전무하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앞서 이곳을 방문했던 사람들의 공통 의견 중 하나이기도 했는데, 문화재자료가 도심 한가운데에서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어서인지 더욱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독락정: 이성계의 조선왕조 개국에 반대하여 공주목 삼기현에 은거한 임난수 장군을 기리기 위해 1437년에 건설된 정자

· 위치: 세종시 갈매로 208

｜49층 시티뷰. 카페 플레져

카페 플레져

세종예술의전당 맞은편 고층 주상복합에는 시티뷰가 펼쳐진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있습니다. 주상복합이기도 하지만 군데군데 공실이 많아 초행이라면 이곳에 카페가 있을지 의문이 드는 찰나 커다랗게 달린 카페 간판이 보입니다. 체감상 10층 정도까지 상승한 것 같았던 엘리베이터는 어느새 플레져가 위치한 49층에 도착. 49층 전체가 플레져입니다. 한 층을 다 쓰고 있는 곳답게 앉을 공간은 많지만 시티뷰를 즐기고자 한다면 빠른 창가 자리 선점이 필요해요.

음료와 디저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비싸지만 스카이 카페나 초고층에 위치한 다른 카페와 비슷하고, 평소 카페에서 보기 어려운 뷰를 볼 수 있으니 입장료가 포함된 정도라 생각했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기본 크로첼을 주문했는데요. 디저트와 음료 모두 맛은 평이했습니다.

방문했던 날, 날씨가 좋지 않아 창밖 풍경이 회색빛이었지만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 그 자체로 멋져 날이 좋을 때나 야경을 보러 밤에 찾아가면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 영업 시간: 화~토 11:00~24:00, 일~월 11:00~23:00
· 위치: 세종시 중앙공원서로 10 205동 49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