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운동이라곤 걷는 것이 전부인 제가 직접 걸어보고 산책하기 좋은 곳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걸을만한 길은 VISIT SEOUL(https://korean.visitseoul.net)의 '서울도보해설관광' 외 다양한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 산책일: 24.05.13.(월)
· 경로: 종로3가 역 7번 출구→서순라길→궁궐담장길→서순라길→종로3가 역 7번 출구
· 소요시간: 1시간 24분
· 걸음 수: 5,179보
*삼성 헬스 기록 기준
*날이 더웠던 관계로 천천히 걸었습니다.

(왼) 산책 전 / (오) 산책 후
· 볼거리: ★★★★☆
· 난이도: ★☆☆☆☆
· 혼잡도: ★★☆☆☆ (평일 낮 기준)
· 소음: ★★★☆☆ (평일 낮 기준)

종로3가 역 7번 출구
시작 지점 종로3가 역 7번 출구입니다. 7번 출구를 나와 뒤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서순라길 초입이 나와요. 길 찾기가 어렵다면 더해봄카페를 찾으면 됩니다. 더해봄카페 옆길이 서순라길의 시작이거든요. 자, 이제 출발할게요.


서순라길


강한 햇빛만큼 짙은 그림자
5월 13일 월요일 오후 1시 30분, 날씨 청명하고 맑음. 하늘은 새파랗고 간혹 구름 조금. 햇빛 뜨거움.
오늘의 산책로 서순라길의 '순라'는 도둑과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야간에 궁중과 도성 둘레를 순찰하던 조선시대 순찰제도입니다. 서순라길은 약 800m 길이의 종묘를 순찰하는 서쪽 골목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현재는 돌담길 가로수 특유의 운치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에요. 서울시가 서순라길 주변과 길을 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했고, 그 결과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서순라길은 경사가 거의 없는 평지입니다. 첫인상은 정돈되고 가지런하다. '잘 조성된' 길이라 걸으면서 기분이 꽤 좋았는데요. 거리가 어떻게 조성되어 있느냐도 걷는 데에 중요한 요소임을 서순라길에서 많이 깨달았어요. 평일 어드밴티지 덕분인지 소음이 크지 않고 혼잡하지 않아 편하게 걷기도 했고요. 동시에 정비 사업 기간에 보도 폭을 두 배로 넓혔다곤 했으나 사람이 많을 때나 야장이 열릴 때는 사람들과 부딪힐 가능성이 커 상황에 따라 여유로운 산책과는 거리가 먼 환경이기도 했어요. 일장일단이 있는 곳입니다.




서순라길은 전통문화/귀금속 특화 거리로 조성돼 길목 초입부터 보석 공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가면 헤리티지클럽, 솔방울 베이커리, 서울집시, 파이키 등 서순라길에서 유명한 가게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운이 좋으면 삼색 고양이도 만날 수 있고요.
햇빛은 맹렬하게 타오르지만 그늘막 아래는 시원한 봄과 여름 사이. 하늘은 높고 푸르며 담벼락 너머 종묘에서 쑥쑥 자라난 나무는 초록빛입니다. 눈 돌리는 모든 곳이 푸르렀고 초록빛이었어요. 차도와 떨어져 있는 골목이다 보니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백색 소음처럼 골목을 메우고 멀리서 배기음 소리, 경적 소리가 이따금 들려와요. 마치 높다란 돌담길이 외부 소음을 막아주는 것처럼요.


서순라길→궁궐담장길로 가는 길목과 계단

궁궐담장길 금지사항

율곡 터널


궁궐담장길



율곡 터널로 내려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와 계단

율곡 터널 보행로
서순라길에서 궁궐담장길로 향하는 길목은 작은 공원처럼 되어 있는데, 우거진 나무들이 만든 그늘 덕분에 더위를 잠시 달래고 가기에 좋았어요. 서순라길에서 궁궐담장길 초입까지 거리는 길지 않습니다. 저는 상점을 구경하고 고양이와 잠시 노느라 시간이 더뎌졌는데 걷기만 한다면 20분 전후로 소요되는 듯했어요.
궁궐담장길*은 율곡 터널 상부 길로 종로 3가와 서울대병원이 있는 원남동 사거리를 오갈 수 있는 길입니다. 서순라길에서 이어진 궁궐담장길 기준 오른쪽은 원남동 사거리 방면이고, 왼쪽은 창덕궁 방면입니다. 창경궁과 종묘는 내년 초에 연결될 예정이라고 해요. 저는 원남동 방면으로 걸었습니다.
*궁궐담장길 개방시간: 08:00~20:00
이곳 역시 반듯합니다. 서순라길과 궁궐담장길의 공통점은 길이 깨끗하고 정갈해요. 덩달아 마음도 차분해집니다.
궁궐담장길은 경사가 급하지 않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그늘이 일절 없어 양산이나 모자가 필수입니다. 짧은 거리지만 길 옆에 갖가지 나무와 식물로 조경을 조성했고, 어떤 꽃이고 어떤 나무인지도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냥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정원을 하나하나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무엇보다 조용합니다. 발아래로는 차가 달리고 사위가 탁 트여 있는데도 생각보다 시끄럽지 않은 점도 이곳의 장점이었어요.
길 끝에 도착하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내려가면 율곡 터널 보행로로 이어집니다. 길 반대편에는 궁궐담장길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나 계단이 없어요. 원남동이나 혜화로 빠지지 않고 서순라길로 돌아가려거든 타고 내려왔던 엘리베이터로 다시 올라가면 됩니다. 저처럼 길이 있을 줄 알고 건너가지 않아도 돼요.


주점 새탁소

살롱순라

소품숍 오튀그


서순라길 골목

대각사
종로3가역으로 되돌아가는 길. 메인 거리 대신 서순라길-돈화문로 사이 골목을 걸었습니다.
우리가 골목 여행을 하는 이유는 숨어 있는 곳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잖아요. 서순라길 안쪽 골목은 좁지만 미로처럼 엉켜있진 않아요. 때문에 단조롭지만 걷기 쉽고 메인 거리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가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서순라길 소품숍 오튀그, 분위기 좋은 주점 새탁소, 콤부차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슬로운처럼요. 가게뿐만 아니라 서순라길에 형성된 건축물과 길목만이 줄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도 발견할 수 있어 느긋하게 걸으며 골목을, 사람들의 손길이 묻은 일상을 들여다보길 추천해요.
그리고 골목은 메인 거리보다 조금 더 분주한 분위기를 띠고 있어요.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물, 그 안에서 일상을 보내는 이들의 에너지 덕분이겠죠.
요즘 날이 좋아 길거리 곳곳에 야외 테이블이 놓여 있어요. 서순라길도 예외는 아니고요. 산책이 다소 녹록지 않을 시기입니다. 야장이 아니더라도 서순라길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특정 시간대에는 걷기 어렵기도 해요. 하지만 정갈하고 단정한 거리, 현대와 전통이 뒤섞여 있고 녹음과 그림자가 아름다워 꾸준히 생각나는 길입니다. 길이 험난하지 않고 볼거리도 많다는 점 역시 플러스 요소고요.

서순라길
대각사를 끝으로 짧은 산책이 끝났습니다. 늘 보던 풍경이었는데 유독 이날만큼은 다르게 다가와 신기했던 감정이 산책 내내 잔잔하게 피어올랐던 기억이 나요.
무엇이든 익숙해지면 놓치게 되는 풍경들이 있습니다. 최근 1년간 궁궐이나 옛 한옥 디자인을 녹인 건물이나 관광지를 많이 방문하면서 이 모습들이 익숙해졌고 어느 순간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없이 눈앞에 있는 것들을 바라보기만 했었어요. 서순라길~궁궐담장길 산책은 환기나 다름없었습니다. 익숙해져 소홀히 했던 눈앞의 것들을 다시 유심히 바라보고, 감정을 느끼는 일. 길을 걷는 내내 마음에 잠깐의 여유가 생겨서인지 걷기 좋은 길을 찾아갔을 뿐인데 커다란 다른 것을 얻어왔네요. 바쁘고 복잡한 일상 속에서도 사소함이 주는 에너지를 놓치지 말자고요.
|오튀그

오튀그
서순라길 골목에 있는 빈티지 소품숍, 오튀그. 홈 데코, 액세서리,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홈 데코 소품, 액세서리를 비롯해 실용적이면서도 귀여운 소품이 작은 공간을 꽉꽉 채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서순라길 골목을 누비다 이 작은 간판이 보인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 영업 시간: 화~일 12:00~21:00
· 위치: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10길 77
· 인스타그램
|비담 순라


ⓒ카페 비담 인스타그램(@cafe_bidam)
서순라길을 비롯해 익선동 일대엔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종로 거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루프탑 카페들이 있어요. 서순라길이 끝나는 자락에 새로 오픈한 비담 순라의 루프탑에선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창덕궁과 남산타워, 서순라길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비담 순라 제빵사가 매일 직접 빵을 만들어 판매한다고 하니 야외 브런치 먹기 좋은 요즘, 서순라길로 떠나보세요.
· 영업 시간: 수~토 11:30~23:00 / 일 11:30~18:00
· 위치: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10길 11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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