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자의 조명 스킬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호리존트 촬영.
이번 강좌는 무선 플래시를 활용한 호리존트 스튜디오 촬영 방법에 대해 공유하려 합니다. 호리존트 스튜디오는 無의 공간으로, 흰색 배경의 벽을 의미하고 벽과 바닥의 두 면이 이어지는 모서리를 곡선으로 처리하여 조명 사용 시 공간의 확장감을 극대화한 전문적인 촬영 공간입니다. 때문에 조명 활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촬영자의 조명 스킬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소이기도 하죠. 이곳에서 무선 플래시를 활용하여 어떠한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렌탈 호리존트 스튜디오는 규모가 크고 관리가 잘 되는 곳을 추천합니다.
저는 인물 프로필 촬영을 진행할 때 렌탈 호리존트 스튜디오를 자주 이용합니다. 자연광 스튜디오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이고 결과물이 깔끔하기 때문이죠. 호리존트 스튜디오를 선택하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층고가 5미터 이상 되고 5명의 인물을 가로로 촬영할 수 있을 정도의 넓이, 그리고 한 명의 인물을 85mm 렌즈로 촬영했을 때 세로 앵글로 전신을 담을 수 있는 깊이가 나오는 곳이 좋습니다. 또한 스튜디오 관리자가 실제 포토그래퍼인 경우를 선호합니다. 그래야 기본 장비 구성이 현실적이기 때문이죠. 사실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기도 합니다. 가격대에 비해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호리존트 스튜디오가 많기 때문입니다.
촬영에 사용된 엘린크롬의 THREE 무선 플래시 키트.
렌탈 스튜디오에는 보편적으로 FOMEX의 무선 동조 플래시 키트가 기본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구성이 좋고 소모품의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수가 사용하는 조명이다 보니 관리가 잘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특수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개인 조명을 항상 휴대하는 편입니다. 이번 촬영에서는 엘린크롬의 THREE 키트를 사용했습니다. 70-200mm 망원렌즈의 크기지만 출력이 좋고 배터리로 작동되는 완전 무선 플래시이기 때문에 조명 세팅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무선 플래시의 특성상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실외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요즘에는 위와 같은 무선 플래시가 대세이기도 하죠.
소프트박스의 모양과 깊이에 따라 빛의 질감과 범위가 달라집니다.
옥타 소프트박스와 스퀘어형 소프트박스와 그리드.
플래시를 선택할 때 흔히 광량과 광질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플래시의 광질은 플래시 본체가 결정하기보다 플래시에 장착하는 쉐이핑 툴이 결정하는 부분이 큽니다. 그리고 광량이나 출력은 촬영 목적과 촬영 공간의 지배를 받고, 가장 중요한 것은 빛의 일관성과 반응성입니다. 이번 촬영에서는 옥타 소프트박스와 세로형 스퀘어 소프트박스에 그리드를 부착하여 촬영했습니다.
제가 가장 선호하는 2점 조명 세팅입니다.
단순히 밝게 담는 것이 아닌 입체감을 살리는 조명 세팅입니다.
호리존트 스튜디오 촬영을 진행할 때 3점 조명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상 2점 조명만 사용해도 충분히 결과물이 좋았습니다. 2점 조명이란 두 개의 조명을 사용한다는 뜻으로 하나의 조명을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암부를 제2의 조명이 채워준다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호리존트 스튜디오는 사실상 사방이 반사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즉 하나의 조명만 사용해도 결과물은 충분히 좋습니다. 위 사진은 대각선 상부에서 플래시를 조사하는 크로스 라이팅 세팅과 반대편에서 백 라이팅을 조사하는 세팅입니다. 크로스 라이팅은 피사체의 전체적인 조도를 채워주고 백 라이팅은 피사체의 윤곽에 림 라이트를 만들어줍니다. 림 라이트는 피사체의 입체감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죠.
그렇다면 하나의 플래시를 사용할 경우 결과물은 어떨까요?
림 라이트는 사라졌지만 피사체의 근육이 더욱 명확해 졌습니다.
그림자의 위치와 모양은 피사체와 벽의 거리 그리고 쉐이핑 툴에 지배를 받습니다.
그림자가 부드럽게 표현됩니다.
하나의 플래시를 측면에서 조사하고 피사체를 벽에서 멀게 설정할 경우 배경이 어두워지고 근육의 디테일이 명확해 집니다.
피사체 눈높이에서 촬영된 결과물입니다.
극단적으로 낮은 로우 앵글 촬영 시 그림자를 완전히 숨길 수 있습니다.
초반에 스튜디오의 규모가 클수록 좋다고 언급한 이유는 빛과 그림자 때문입니다. 규모가 좁은 스튜디오일 경우 피사체가 벽에 가깝게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배경에 그림자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반대로 스튜디오의 규모가 클 경우 빛과 그림자를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림자는 피사체와 벽과의 거리에 영향을 받습니다. 피사체가 벽에 가깝게 있을수록 그림자가 명확해지고 벽에서 멀수록 그림자의 비중이 줄어듭니다. 특히 로우 앵글 촬영 시에는 그림자를 완전히 지울 수 있죠. 그런데 여기서 플래시를 측면에서 조사하고 피사체를 벽에서 더 멀게 설정할 경우 배경이 매우 어두워집니다. 조사되는 빛이 뒷배경까지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근육의 디테일이 중요한 바디 프로필이나 요가 촬영, 인물의 표정이 중요한 배우 프로필 촬영에서 이런 촬영 기법을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하나의 플래시를 백 라이팅시켰을 때의 결과물은 어떨까요?
자연광의 느낌과 유사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근육의 디테일은 약해집니다.
글 초반에 호리존트 스튜디오는 사방이 반사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의 플래시를 사용해도 빛이 반사되어 암부를 채워 주기 때문이죠. 그런 원리를 활용하여 하나의 플래시에 옥타 소프트박스를 마운트 하여 백 라이팅으로 조사했습니다. 하나의 플래시를 크로스 라이팅 하거나 측면에서 발광시킨 결과물에 비해 훨씬 자연스럽고 자연광의 느낌을 닮아 있습니다. 다만 뒤에서 오는 빛이 벽에 반사되어 암부를 채워주는 방식이라 근육의 디테일은 줄어들죠. 감성적인 느낌이 중요한 촬영에서 위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점 조명을 활용한 결과물입니다. 두 개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하나의 플래시를 조사한 결과물입니다. 배경이 어두워지고 하나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사진을 보며 조명을 예상해 보기
광고사진이 달리 보인다
지하철 광고판의 인물 사진을 볼 때 당연히 외모가 먼저 보이겠지만 필자는 조명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유심히 관찰하는 편입니다. 피사체의 눈동자를 보면 쉐이핑 툴의 모양이 보이고 그림자를 보면 피사체와 공간의 거리가 보이죠. 이러한 작은 습관들이 조명에 대한 흥미를 끌게 하고 따라해 보면서 자신만의 조명 스킬이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뷰티 촬영에서 자주 사용되는 백 라이팅 기법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칼럼을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사용 장비 l 엘린크롬 THREE 무선 플래시 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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