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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제철, 탐조 시즌이 왔다 : 인천 교동도 & 화성호에서의 하루
202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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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 뚜렷한 특징 덕에 식재료들이 각기 다른 시기에 최적의 맛을 내는 제철 음식처럼 사진 촬영에도 특정 시기마다 촬영의 재미가 극대화되는 제철 촬영이 있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두꺼운 패딩을 입는 시기가 되면 카메라는 어느새인가 고이 모셔두게 된다. 하지만 이럴 때야 말로 수납함에 먼지만 쌓여가는 장망원 렌즈가 드디어 빛을 발하는 시기다.

 

좀 새로운 게 없을까 하고 고민하던 사람들에게 탐조의 결과물과 함께 재미를 널리 퍼뜨릴 수 있도록 그 매력을 소개하고자 글을 쓴다. 물론 나도 탐조는 초보라 일단 탐조라는 활동에 대해 찾아봤다. "Birdwatching'. 즉, 새를 관찰하는 행위를 뜻하는데 쌍안경이나 필드스코프로 관찰을 할 수도 있고, 카메라를 통해 새의 모습을 기록할 수도 있다. 계절별로 모두 가능한데 겨울 탐조의 매력을 소개하고 싶었던 건 봄에만 만날 수 있는 벚꽃처럼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철새들과 탐조를 통해 그 새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잠시나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확한 스팟 안내가 없어서 발품과 경험의 폭이 넓어야 한다는 점은 진입장벽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겠다면 목적지부터 정해보자. 목적지를 찾는 과정은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어느 정도 선정을 해야 한다. 만일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면 이 포스팅이 나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다양한 탐조지가 있지만 ‘평일에 하루 쉴 때 탐조를 다녀온다면?’이라는 혼자만의 가정을 하고 수도권에서 다녀오기 좋은 곳으로 골라봤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인천의 교동도 & 동검도, 화성호다.

 

 

교동도 & 동검도

강화도는 군사적으로 북한과 멀지 않은 곳이라 하구 유역의 보존이 상대적으로 잘 된 곳이다. 그래서 여름철새와 겨울철새를 두루 볼 수 있는데 정확히는 교동도에 다녀왔다. 강화도에서 조금 더 들어가다 보니 북한과 맞닿아 있는 곳이라 민간인 출입 통제 지역이지만 신분증만 보여주면 복잡한 절차 없이 들어갈 수 있어서 쫄지 말자. 막상 가보면 어디를 가야 할지 막막해진다. 새들은 먹이가 있는 쪽으로 자주 움직이기 때문에 풍경 사진처럼 ‘여기가 최적의 스팟입니다.’ 하는 스윗함이 없다. 탐조인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 처음 하거나 익숙하지 않다면 여러 경로를 통해 지역만 추린 후 발품을 파는 수 밖에 없다.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니까.

 

본격적으로 탐조를 위해 선택한 곳은 교동도의 난정저수지라는 곳이다. 정보가 그나마 나오는 곳이기도 했고, 교동도에서도 끝 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방문하는 사람이 적을 거라고 판단해서 이동했다. 새들은 소리와 냄새 같은 것들에 예민하기 때문에 검은색 옷과 마스크는 필수다. 올블랙 착장으로 맞춰 난정저수지에서 거리가 좀 떨어진 공터에 주차를 해놓고 이동했다. 탐조를 할 때는 이동하는 것도 세심해야 된다. 이동부터 촬영 모두 최대한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아주 최소한의 움직임과 무소음 촬영으로 진행했다. 그렇지 않으면 새들은 금세 알아차리고 도망을 가기 때문에 탐조도, 촬영도 모두 불가능해진다.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는 섞여서 사는 것 같다. 자세히 보면 크기의 차이가 눈에 띈다.
하늘에 맹금류가 뜨니까 급하게 몸을 피하는 기러기들.
이렇게 보니 큰기러기와 쇠기러기의 몸집 차이는 꽤 큰 것 같다.

 

 

새를 발견해서 다가가서 촬영보다는 관찰을 먼저 했다. 그러면서 찾아보니 멸종위기 야생동물 II급인 ‘큰기러기’와 크기는 작지만 논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인 ‘쇠기러기’였다. 이 둘은 겨울 철새 중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600mm로 당겨서 확인해 보니 확실히 크기나 부리의 색이 다른 점들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니 자료로만 보던 특징들보다 훨씬 기억하기 쉽고 대단한 탐험가가 된 것만 같았다. ‘첫 탐조의 시작이 나쁘지 않은데?’ 하면서 자리를 이동 했는데 저수지 안에서는 새를 만나기 어려웠다. 

 

이러다가 끝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 이게 왠 떡. 저 멀리 큰 새가 천천히 날아오는 게 아닌가. 하늘에서 홀로 여유롭게 비행하는 걸 보아하니 맹금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신 셔터를 눌러대고 나서 검색을 해보니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인 흰꼬리수리 같았다. 맹금류들은 언뜻 보기에 천천히 나는 것 같지만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셔터 속도를 확보해두지 않으면 초점이 맞지 않거나 블러가 생기기 십상이다. 그러니 항상 세팅은 먼저 해두는 것이 좋다.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

 

 

흰꼬리수리의 비행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온다.
포스가 장난 아닌 흰꼬리수리.
황조롱이가 갑작스럽게 나타났는데 침착하게 촬영했다. 맹금류는 아침보다는 낮에 더 활발한 것 같다.

 

 

교동도에서의 촬영이 끝나고 난 뒤 다음 촬영 장소인 ‘동검도’로 이동했다.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동네라 어디 가야 할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지만 대략 동검도 삼거리를 찍고 출발했다. 동검도까지는 대략 40분이 걸렸는데 사람도 거의 없고 갯벌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저 멀리 하얀 새들이 있어서 조용히 관찰을 했는데 이건 바로 알아 볼 수밖에 없었다. 철원이나 연천 부근에서만 볼 수 있다던 두루미였다. 정수리 부분이 빨갛기 때문에 따로 검색으로 알아볼 필요도 없었다.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두루미를 만나니 촬영이고 나발이고 다 잊어버리고 쳐다 보기만 했다. 철원에서 낙곡을 주워 먹는 모습만 보다 이렇게 보니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저멀리 두루미가 보였는데 기사를 찾아보니 동검도에서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정수리가 붉어 단정학이라고도 불리는 두루미는 예로부터 길조의 상징이었다.

 

 

화성호

화성호는 앞서 다녀온 교동도와 동검도에 비해 비교적 가까운 곳이다. 화성시에 방조제가 건설되며 만들어진 인공 호수에는 정말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어서 ‘인공’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하나의 자연이 되어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방조제를 기준으로 인공 호수와 바다가 나뉘어져 있는데 썰물 때 촬영을 하고 싶다면 매향항, 고온항 등이 있고, 밀물 때는 새들을 보기 어려우니 화성호나 습지 등에서 쉬거나 먹이를 찾아 다니는 새들을 탐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아졌다. 주차를 해두고 이동을 하고 있는데 앞서 교동도에서 본 흰꼬리수리 같은 새였는데 가까워서 그런지 정말 컸다. 아마도 흰꼬리수리가 아닐까. 그리고 천연기념물인 참매가 갑작스럽게 눈 앞에 있는 나뭇가지에서 쉬는 걸 보는데 평소 자연에서 맹금류를 볼 기회가 있을까 싶었다. 그만큼 탐조를 하면 보이지 않던 것들도 보이는 것 같다.

 

 

날아가는 흰꼬리수리. 가까이서 보면 정말 크다.
참매를 바로 눈앞에서 보는 행운을 맞이했다. 보통은 만나기 어렵다고 하는데 갑자기 나타났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썰물 시간대가 된 것을 확인하고 고온항으로 발길을 옮겼다. 고온항에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캠핑장이 있는데 무료 주차가 가능하고 또 썰물 시간대에는 바다 쪽으로 걸을 수 있도록 길이 마련되어 있다. 그렇게 향한 고온항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된 검은머리물떼새와 먹이 활동 중인 마도요를 볼 수 있었다. 자리를 잡고 움직임을 최소화 하며 탐조를 하는데 너무나 귀엽다. 마도요는 긴 부리로 갯벌의 생물들을 주식으로 하는데 최근에 간척사업 등으로 갯벌이 점점 줄고 있어서 개체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검은머리물떼새는 멸종위기 근접종으로 IUCN 적색 목록에 올라가 있는 새다. 
부리와 다리 색이 주황색이라 찾기가 어렵지 않다.
부리가 긴 특이한 형태의 마도요.
부리가 길어 갯벌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데 유리하다. 작은 물고기와 갑각류 등을 먹고 산다고 한다.

 

 

원래 보고 싶었던 ‘넓적부리마요’나 ‘저어새’를 보고 싶었는데 이 날은 흔적도 찾을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비봉습지로 자리를 향했다. 완전한 자연 속에서 탐조를 계속해보니 이 근방에 위치한 습지공원 같은 인공적인 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지 궁금했다. 비봉습지공원은 시화호의 수질개선과 생태계 회복을 위해 조성된 인공습지공원이다. 국내 최대 규모이기 때문에 다양한 새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에 차서 탐조를 시작했다.

 

 

모히칸 스타일로 헤어를 다듬은 것 같은 노랑텃멧새
실제로는 정말 작은 새다.

 

가장 먼저 만날 수 있었던 새는 ‘노랑턱멧새’다. 잘 모를 때는 ‘턱맷새’인지 ‘텃멧새’인지 헷갈릴 수 있다. 도심 공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새이며, 몸길이가 아주 작은 새다. 머리깃이 돌출되어 있고 부리 아래 부분이 노란색으로 물들여져 있어 찾기도 쉽고 귀여운 모습이 눈에 띈다. 참새목이라 아주 재빠르기 때문에 탐조 및 촬영을 할 때는 움직임을 최소화하면 좋다. 비봉습지공원이 굉장히 넓기 때문에 다양한 새들을 만날 수 있는데 겨울철이라 나뭇가지 사이로 다니는 새들을 만날 확률이 높으니 눈으로 먼저 새들을 관찰해보자.

 

 

오목눈이는 무리 지어 다니기 때문에 꽤 시끄럽다.
오목눈이는 이름처럼 눈이 매력 포인트다.

 

 

하도 지저귐이 많아서 새들이 보이면 탐조를 하며 촬영을 계속 진행했는데 촬영을 하다 중간에 신기한 새를 만나 검색의 도움을 좀 받았는데 오목눈이라고 한다. 이 새도 참새목이기 때문에 무리지어 다니기 때문에 꽤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경계를 풀지 않으면서도 궁금했는데 계속 쳐다보며 가까이 다가왔다.

 

 

깃털의 색이 파스텔 톤으로 예쁜 물까치다. 아 참고로 물까치는 물에 살지 않는다. 물의 색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새인 ‘비오리’의 암컷이다.

 

 

비봉습지공원은 비교적 흔한 새들을 볼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근접한 상황에서 촬영하며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렇기에 철새보다는 좀 더 가까이 보고 관찰하고 싶다면 이런 습지생태공원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말로만 듣던 탐조를 직접 해보니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들의 이름도 알아가면서 정말 다양한 생명체와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촬영을 하면서도 ‘와 사진 건졌다’가 아니라 ‘와 저 새의 이름은 뭐지? 특징이 뭘까?’를 더 고민하며 다녔던 것 같다.

 

유명하고 진귀한 새들의 모습을 담아낸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새를 보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데 나도 자연의 한 일원으로 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사는 곳 주변에서도 이런 자연을 담아낼 수 있구나 생각이 드니 정말 나도 이제 탐조인으로 한 발자국 들어간 게 아닐까. 그리고 이 글을 보는 분들도 탐조인이 되는 건 어렵지 않다. 나가자 겨울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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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C 글 · 사진

오늘도 장비를 삽니다. 장비 없인 못살아.

태그 #탐조 #장망원렌즈 #겨울촬영 #탐조촬영 #시그마150600 #시그마망원렌즈
SIGMA 24-70mm F2.8 DG DN II | Art 이전글 짙은 그림자 속 숨겨진 아름다움 SIGMA 24-70mm F2.8 DG DN II | Art (CINEMATIC Short Film) 도시의 아름다움은 형형색색 불빛과 웅장한 건물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특히 도시 아래 짙은 그림자 안에서 살아가는 삶들은 그 아름다움의 시작이 될지도 모릅니다. 24-70mm 1세대 보다 무게가 가벼워지고 크기가 작아진 것 뿐만 아니라 조리개 링과 커스텀 버튼을 컨트롤하는 편의성까지 탑재되었습니다. 피사체를 담아내는 과정에서 빛이 약한 환경과 복잡한 군중 사이에서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렌즈의 편의성과 향상된 AF 성능 덕분입니다. HLA 모터로 업그레이드 된 24-70mm F2.8 DG DN II | Art 렌즈는 좁은 골목과 어두운 길거리에서도 더 나은 촬영 환경을 제공하며, 이번 필름에서 볼 수 있는 선명한 사진과 영상 모두가 어렵지 않게 구성될 수 있었습니다. 그림자를 따라 도시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번 모험이 여러분께 새로운 영감이 되길 기대합니다. [일부 항공샷 필카 여행단 1기 다음글 [필카 여행단 1기] 일본 소도시 여행 기록 일본 소도시 여행 기록 [하만 필카 여행단 1기 조선혜] 사진 찍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저에게 여행 블로거라는 일은 여전히 가슴 뛰고 설레는 일인 것 같아요. 물론 단순히 취미로 블로그를 운영할 때와 달리 책임감이 더해졌지만 새로운 장소에서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담을 때 그 짜릿함은 행복 그 자체입니다. 요즘은 휴대폰이 워낙 잘 나와서 비싼 카메라 없이도 멋진 사진을 손쉽게 찍을 수 있잖아요. 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신중하게 찍지 않게 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이번 일본의 소도시 사가현 여행에서는 특별하게 ‘하만 일포드 일회용 필름 카메라’와 함께 여행을 담아왔어요. 어떤 구도로, 어디를 담아야 할지 신중하게 한 컷, 한 컷 찍는 재미가 있어요. 찰칵! 하고 찍힐 때 그 아날로그 감성의 맛이란. SAGA, JAPAN with HARMAN ILFORD HP5 PLUS 400 첫 컷은 사가 공항에서 찍었어요. 일회용 카메라로 찍었을 땐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사진을 받아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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