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네비게이션바로가기 컨텐츠바로가기

S매거진

Cannock
PREMIUM
LIFEArt & Culture
[My Favorite Photo Book]
Alejandro León Cannock
2025.02.24
164 2

 

· HIGHLIGHT
-알레한드로 레온 칸녹의 작업에 관하여
-그의 서재에 담긴 영감을 준 책들

 


 

 

항상 ‘책’이 제시하는 세계에 매료돼 있었다. 

세계에 대해 인간이 축적한 지식을 매개하는 ‘책’에 깊은 열정을 품은 채 살아온 것이다. 

그렇기에 사진 예술에 눈 떴을 때도 ‘사진집’은 연구의 핵심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사진집을 모으면서 나는 전세계 예술가들이 해마다 내놓는 시각 예술의 최신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알레한드로 레온 칸녹(Alejandro León Cannock)입니다. 저는 연구자, 큐레이터, 교수, 그리고 시각 예술가입니다. 사진 이미지, 현대미술 창작, 그리고 분석적 사회 비평의 교차 지점에서 작업을 지속해 왔습니다. 페루 출신이지만, 지난 8년 간 프랑스 남부의 아를에 거주하며 작업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저는 엑스-마르세유 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겸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아를 국립 사진학교에도 객원 강사로 출강하고 있습니다. 그 외 다양한 전시 프로젝트에도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영광스럽게도 베니스 비엔날레 페루관 큐레이터로 선정되어 전시 작가인 로베르토 와르카야의 출품작 '우주적 흔적'의 전시를 지원했습니다. 같은 시기, 스위스-베네수엘라 사진가 바바라 브란들리의 사진 아카이브에 대한 심층 연구도 수행했습니다. 대상 아카이브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CAF 컬렉션에 포함된 것으로 이 연구는 마드리드 포토 에스파냐 사진제에서 열렸던 대규모 회고전 <바바라 브란들리: 제스처의 시학, 기록의 정치>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최근에는 라틴 아메리카 내 광물자원 개발 사업과 사진 간 관계를 조사하는 학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2. 사진책과의 특별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

 

인문학과 철학을 전공했기 때문인지 제가 현실을 이해하는 방식은 언제나 책, 특히 이론서를 통해 형성되어 왔습니다. 항상 ‘책’이 제시하는 세계에 매료돼 있었습니다. 세계에 대해 인간이 축적한 지식을 매개하는 ‘책’에 깊은 열정을 품은 채 살아온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진 예술에 눈 떴을 때도 ‘사진집’은 연구의 핵심 대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노라 하는 사진집 컬렉터까지는 아니어도 페루를 포함한 라틴 아메리카의 사진집들, 나아가 국제적으로 유명한 사진집은 소장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사진집을 모으면서 저는 전세계 예술가들이 해마다 내놓는 시각 예술의 최신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요즘은 사진집이 필요 이상으로 쏟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 간의 사진집 붐은 유력한 트렌드로 변모했습니다. 많은 사진가들이 성공을 위해 사진집이 필수라고 여기는 듯합니다. 이런 트렌드 때문에 작품의 본질과는 무관하게 사진집이 무분별하게 출판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진집을 가까이 해 온 제 커리어에서 베네수엘라 디자이너이자 연구자인 리카르도 바에즈를 만났던 행운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현대 사진집 문화에 대해 박식할 뿐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를 넘어 전 세계에서 유망한 사진집 디자이너 중 한 명입니다. 프랑스-베네수엘라 작가 마티유 아슬랑의 『몬산토: 탐사 사진』 사진집도 그가 제작했는데 전세계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습니다. 파올로 가스파리니와 같은 전설적 사진작가들과도 협업한 바 있습니다. 저는 스페인의 시각예술 연구 플랫폼 LUR의 초청으로 리카르도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그는 사진집이 ‘비판적 사고를 촉진하는 도구’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때의 만남 이후, 저는 그가 큐레이팅한 네덜란드의 사진집 전통 관련 전시회에 서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전시의 제목은 《리브로포토 & 네덜란드 사진집 책방(Librofoto & la fotolibrería holandesa)》이었고, 카라카스의 카르멘 아라우호 아르테 갤러리에서 두 달 간 열렸습니다. 이 전시를 계기로 그는 '사진의 유물론적 역사에 대한 노트: 사진집'이라는 에세이를 쓰기도 했습니다. 


이후 저는 리카르도 바에즈 및 에두아르도 카스트로 협업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카스트로는 바바라 브란들리 사진 아카이브를 소장하던 C&FE 컬렉션의 큐레이터였습니다. 협업한 프로젝트의 제목은 ‘중앙신경계를 해체하다: 랑게, 브란들리, 찰바우 사진’이었습니다. 이 책은 라틴 아메리카 역사상 가장 전설적인 사진집 중 하나인 『중앙신경계(Nervous System, 1975)』이 어떻게 구상되었는지를 그래픽, 담론, 편집의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해설하고자 한  메타비판 프로젝트였습니다.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로만 찰바우의 텍스트, 바바라 브란들리의 사진으로 구성된 이 다성적 출판 프로젝트는 카라카스 도시 안에서 현대성과 전통, 대중의 감정과 종교, 진보와 빈곤 등 대립되는 요소들을 탐구합니다. 저는 이 책의 서문을 썼습니다.

 


3.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이제 사진집에 천착해 온 제 커리어에서 중요했던 두 개 프로젝트를 자세히 언급하고자 합니다. 먼저 출판사 KWY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사진가 겸 편집자 무수크 놀테와 페르난도 후지모토가 이끄는 페루 출판사인 KWY는 뛰어난 편집 디자인으로 라틴 아메리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안투안 다가타의 『오스큐라나(Oscurana)』와 야엘 마르티네즈의 『피 흘리는 집 (La casa que sangra)』와 같은 작품이 유명합니다. 제게 있어 KWY는 늘 배울 게 많은 대화 상대자들이 모인 곳이었습니다. 

매월 30개 이상의 프리미엄 콘텐츠를
월 3,900원에 만나보세요!

이미 가입했다면 로그인하기
  • 모든 콘텐츠 무제한 열람
  • 매일 새로운 큐레이션 콘텐츠
  • 구독자 전용 혜택

희정

Editor / Curator - 희정

https://www.instagram.com/yella_hj

태그 #My Favorite Photo Book #인터뷰 #사진책 #사진책추천 #알레한드로 레온 칸녹 #Alejandro León Cannock
신신 이전글 [My Favorite Photo Book] 신신, 그래픽 디자이너 듀오 ‘책’이라는 매체의 구조를 탐구하면서 책의 구성 요소인 텍스트, 이미지, 페이지 등 각 재료의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신신’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듀오, ‘신해옥’, ‘신동혁’입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책’이라는 매체의 구조를 탐구하면서 책의 구성 요소인 텍스트, 이미지, 페이지 등 각 재료의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을 포함한 다양한 기관, 그리고 여러 분야에 걸친 작가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콘텐츠가 이미 짜여 있는 상태로 디자인을 의뢰받기도 하지만,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 참여하여 책의 구조나 형태를 함께 기획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특히 이 과정에서 작업 주제에 관한 밀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대화 속에서 발견되고 다양한 소재와 작품에서 포착되는 여러 단서를 바탕으로 책을 함께 구성해 나가는 일이 저희에겐 아주 유의미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출처 : 초타원형 / 사진 : 박성수 sdfsdf 다음글 아날로그의 추억은 그대로 영화 속 필름 카메라 이야기 케케묵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학창 시절에 잠을 포기하며 영화만 주야장천 봤던 시기가 있다. 새벽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영화를 보던 통에 성장 호르몬은 포기했지만, 대신 영화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그런 영화들 가운데 사진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볼 때마다 주인공이 사용하는 카메라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언젠가 저런 찰나의 순간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며. 그러다 보니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카메라에 빠져 살게 되더라. 카메라와 영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시간이 지난 영화와 필름 사진을 담는 카메라는 빛이 바랠 지라도 빛나는 순간은 있기 마련. 비교적 찾아보기 쉬운 영화들을 골랐으니 시간이 날 때 영화를 보며 어느 순간을 떠올려도 좋고, 카메라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도 좋다. 어떤 것이든 자신만의 기분을 느껴보길. 추억은 불현듯 찾아온다, 연애사진 (2003) : CANON F-1 아무리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도 현실의 시간 속에 묻힐 때가 있
목록
0/200 자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이나 비속어, 비하하는 단어들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댓글등록

프로모션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