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네비게이션바로가기 컨텐츠바로가기

S매거진

sdfdsf
LIFEArt & Culture
아날로그의 추억은 그대로
영화 속 필름 카메라 이야기
2025.02.21
394 2

케케묵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학창 시절에 잠을 포기하며 영화만 주야장천 봤던 시기가 있다. 새벽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영화를 보던 통에 성장 호르몬은 포기했지만, 대신 영화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그런 영화들 가운데 사진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볼 때마다 주인공이 사용하는 카메라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언젠가 저런 찰나의 순간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며. 그러다 보니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카메라에 빠져 살게 되더라.

 

카메라와 영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시간이 지난 영화와 필름 사진을 담는 카메라는 빛이 바랠 지라도 빛나는 순간은 있기 마련. 비교적 찾아보기 쉬운 영화들을 골랐으니 시간이 날 때 영화를 보며 어느 순간을 떠올려도 좋고, 카메라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도 좋다. 어떤 것이든 자신만의 기분을 느껴보길.

 

 

추억은 불현듯 찾아온다, 연애사진 (2003)  : CANON F-1

 

 

 

아무리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도 현실의 시간 속에 묻힐 때가 있다. 하지만 사소한 것 때문에 기억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그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삼류 사진작가인 마코토가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시답잖은 이유로 싸움하고 있을 때, 한 통의 편지를 받고 그가 잊고 살았던 시간이 되살아난다.

 

편지를 보낸 이는 대학생 시절 함께 사진작가라는 꿈을 향해 달려 나가던 여자 친구인데 점점 자신보다 두각을 나타내자 불안감, 열등감, 욕망과 같은 다양한 감정이 휘몰아치다 결국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시즈루가 자신이 촬영한 사진들과 함께 편지를 보냈다. 마코토는 미국으로 떠나 시즈루의 흔적을 찾아다닌다.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그동안 시간을 보냈는지, 또 그녀가 왜 편지 한 통만 남기고 사라졌는지를 알게 되면서 그녀가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겠다 생각한다. 마코토라는 이름을 지우고 그녀의 이름으로 사진작가 활동을 하기로 결심하고 그녀가 남긴 카메라와 평생 함께하겠노라 다짐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

 

 

 

 

그런 불안함과 욕망 등이 뒤섞인 채로 꿈을 향해 달려가던 시즈루와 마코토에게 영원의 증표처럼 쓰인 카메라는 캐논의 F-1. 언뜻 보면 캐논의 AE-1와 닮은 듯한 느낌의 캐논의 F-1은 1971년 플래그십으로 출시한 카메라였고, 그 당시 기준으로 뛰어난 스펙을 자랑한다. 셔터박스의 내구성이 10만 컷이나 되고, 극한의 환경에서도 작동되는 성능 덕분에 당시 프로사진가, 프레스용으로 많이 사용되며 성능을 인정받아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공식 카메라로 선정되며 레전드 반열에 오르기도 한 카메라다. 역시 캐논의 F-1을 보면 영화가 떠오르는 걸 생각하면 마코토가 말한대로 추억은 언제나 불현듯 떠오르기 마련이다.

 

* 다만, 독특한 시도 탓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니 일본 특유의 멜로물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2006>을 추천한다.

 

 

판타지 같은 삶의 정수,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 : NIKON F3/T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이 말과는 다르게 16년째 햇볕도 들지 않는 라이프 매거진 지하 사무실에서 포토 에디터로 일하는 월터 미티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해본 것도 없다. 그저 유일하게 망상 같은 상상 하는 게 유일한 취미.

 

라이프 매거진의 폐간을 앞두고 16년간 사진으로만 소통해 온 사진작가가 선물과 함께 ‘삶의 정수가 담긴 25번째 사진을 꼭 마지막 표지로 써달라’고 했는데 그 사진만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당장 사진을 찾지 못하면 직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미티는 더 이상 상상 속 어딘가가 아닌 현실 공간으로 뛰쳐나와 그를 찾아 떠난다.

 

 

영화를 보던 내내 숀 오코넬이 말한 삶의 정수가 궁금했다. 그러다가 저 장면을 보고 아차 싶었다.

 

 

말 그대로 산 넘고 바다를 건너 우여곡절 끝에 사진작가인 숀 오코넬을 만나게 된다. 25번째 사진의 행방이 선물 받았던 지갑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회사로 돌아와 자신의 짐을 싸서 16년 간 정들었던 라이프 매거진을 떠나지만, 그렇게 찾아 헤맸던 삶의 정수가 담긴 25번째 사진, 폐간호의 표지가 자신임을 알게 되었고,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던 모습이 삶의 정수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어떤 때는 찍지 않아.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개인적으론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라며 그렇게 찍고 싶어하던 눈표범을 촬영하지 않고,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는 숀 오코넬과 함께하는 카메라는 니콘의 F3/T다.

 

 

티타늄 코팅이 그의 멋과 함께 예술적인 자태를 보여준다.

 

 

니콘 F3/T는 역사상 가장 손꼽히는 카메라다. 니콘 최초의 전자제어식 셔터를 도입한 플래그십 카메라이며, 2000년대까지 생산되며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아주 오랫동안 사랑 받은 카메라다. 특히 자동차 계의 레전드라 불리는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을 맡았는데 그의 터치 한 번으로 니콘은 F3부터 지금까지 그립 부분의 빨간 컬러를 유지하고 있다. 숀 오코넬이 사용하는 건 바리에이션 모델인 F3/T. 기능은 똑같지만 외부, 내부의 기판마저 티타늄으로 코팅되어 내,부식에 더 뛰어나다.  숀 오코넬이 설산에서 눈표범을 기다리기에 아주 적절한 카메라다.

 

 

진실을 두려워마세요, LIFE (2015) : LEICA M3

 

 

 

배우가 감독이 주문하는 대로 장면을 연기하는 건 연기가 아니다. 그것은 설명서를 따라 하는 것이다. 신체적 자격을 갖췄다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타고난 연기력과 외모로 인기를 얻은 제임스 딘은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닌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는 배우’가 되길 바라며 떠오르는 말들을 뱉어낸다.

 

그런 제임스 딘은 그저 생계를 위해 본인이 어떤 걸 찍고 싶은지도 모르는 LIFE 매거진의 사진작가인 데니스 스톡을 만나게 된다. 가족의 생계 때문에 LIFE 매거진이 좋아하는 걸 촬영해야 하는 데니스에게 제임스 딘은 그런 거짓된 것보다는 마을 사람들과 편하게 있는 진실된 것을 담아내길 바라지만 그럴 수 없기에 촬영마다 둘은 부딪히고 충돌한다.

 

 

 

 

자신을 전혀 생각해 주지 않는 제임스 딘에게 화가 난 데니스가 집에 가려던 찰나, 그가 사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걸 보고 처음으로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인생의 찰나를 사진으로 담게 된다. 그 이후 데니스는 제임스 딘과 함께 만든 포토에세이를 통해 우리가 아는 비를 맞는 제임스 딘의 사진을 비롯해 진짜 모습을 세상에 내놓게 되며 진정한 사진작가로 발돋움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진실된 삶과 진짜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것에 대해 고뇌하던 데니스 스톡의 빛나던 카메라는 라이카 최초의 M 카메라인 M3. 이 M3는 지금의 라이카 M을 만들게 됐고, 유명 작가인 앙리 까르티에-브레송이 즐겨 쓰던 카메라로도 유명하다. 이 M3는 요즘과 같은 라이카의 시그니처인 ‘빨간 딱지’는 없지만 역사의 한 순간에 가장 가까이 있던 카메라다. 그것만으로도 매력이 충분하다.

 

 

에디터 C

오늘도 장비를 삽니다. 장비 없인 못살아.

태그 #필름카메라 #영화속필름카메라.필카 #캐논 #니콘 #라이카
Cannock 이전글 [My Favorite Photo Book] Alejandro León Cannock 항상 ‘책’이 제시하는 세계에 매료돼 있었다. 세계에 대해 인간이 축적한 지식을 매개하는 ‘책’에 깊은 열정을 품은 채 살아온 것이다. 그렇기에 사진 예술에 눈 떴을 때도 ‘사진집’은 연구의 핵심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사진집을 모으면서 나는 전세계 예술가들이 해마다 내놓는 시각 예술의 최신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알레한드로 레온 칸녹(Alejandro León Cannock)입니다. 저는 연구자, 큐레이터, 교수, 그리고 시각 예술가입니다. 사진 이미지, 현대미술 창작, 그리고 분석적 사회 비평의 교차 지점에서 작업을 지속해 왔습니다. 페루 출신이지만, 지난 8년 간 프랑스 남부의 아를에 거주하며 작업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저는 엑스-마르세유 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겸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아를 국립 사진학교에도 객원 강사로 출강하고 있습니다. 그 외 다양한 전시 프로젝트에도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영광스 기업 미술관 다음글 로비 아래 예술을 세우다. 기업 미술관 3 지난해, 한화그룹이 아쿠아플라넷63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그리고 아쿠아플라넷이 사라진 그 자리엔 바로 ‘퐁피두 센터 한화 서울’이 자리 잡을 예정입니다. 프랑스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퐁피두 센터는 20세기 주요 미술품을 볼 수 있으며 미술관뿐만 아니라 거대 공공도서관 등이 있어 복합문화시설로도 유명합니다. 건물 바깥에 드러난 파이프 때문에 건축물 자체도 유명하고요. 이 유명세 덕에 국내에 퐁피두 센터 해외 분관이 유치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목이 집중됐었죠. 한화그룹은 올해 10월 개관 예정으로 건물 리노베이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아울러 부산시가 2030년 부산 분관 개관을 목표로 퐁피두 센터와 유치 논의 중에 있어요.) 퐁피두 센터는 한화가 국내에 분관을 유치한 사례지만 기업이 미술관을 설립, 운영하는 일이 이례적이진 않습니다. 삼성의 리움/호암 미술관, 롯데의 롯데뮤지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태광그룹의 세화 미술관, 호반그룹의 H아트랩, 한미약품의
목록
0/200 자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이나 비속어, 비하하는 단어들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댓글등록

프로모션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