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카메라는 플래시 사용 시 최적화된 셔터 스피드가 있습니다.
정해진 셔터 스피드 이상을 설정할 경우 위와 같은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칼럼 첫 회에 가볍게 언급했던 고속 동조 활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고속 동조는 빛을 빠르게 발광시킨다는 뜻인데요. 왜 빠르게 발광시켜야 하고 어떤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촬영 예제를 통해 알려드리려 합니다. 우선 그전에 카메라와 플래시의 동조 속도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모든 카메라는 최적화된 동조 속도라는 것이 있는데요. 브랜드와 기종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편적으로 1/125~1/250 셔터 스피드 내에서 플래시가 정확하게 발광을 합니다. 그리고 그 이상의 셔터 스피드에서는 오류가 발생합니다. 그 이유는 정해진 셔터 스피드 이상의 속도를 플래시 발광 속도가 따라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명 없이 촬영된 모델 촬영, 피사체의 노출값은 맞지만 배경에 화이트홀이 발생했습니다.
ISO100_1/160s_F9 설정값으로 플래시를 발광시켜 촬영한 결과물.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플래시를 활용하는 이유는 피사체와 배경의 노출값을 맞추기 위함입니다. 특히 필드 촬영 시 일관적인 결과물을 위해서는 절대적인 장비라고 할 수 있죠. 위 사진 중 첫 번째 결과물은 플래시 없이 인물에 노출값을 맞춰 촬영한 결과물입니다. 피사체의 노출값은 맞지만 배경에 화이트홀이 발생하여 상업적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는 결과물이 되었죠. 두 번째 사진은 적정 셔터 스피드에 플래시를 1/8 광량으로 조사한 결과물입니다. 첫 번째 사진과는 달리 배경과 피사체의 노출값이 비교적 잘 맞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망원 렌즈 특유의 얕은 심도 표현을 연출하고 싶지만 배경과 피사체가 너무 붙어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속 동조를 활용할 경우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화이트홀 : 카메라에 강한 광원이 유입되거나 노출이 잘못 설정되었을 경우 노출 과다로 인해 이미지의 일부가 하얗게 날아가 버려 디테일이 손상되는 현상
 
 
1/3200s_F1.2_ISO160 설정의 고속동조 결과물(좌) 1/160s_F10_ISO160 설정값의 일반동조 결과물(우)
 
위 결과물은 고속 동조와 일반 동조의 심도 표현 차이를 극명하게 나타냅니다. 같은 1/8 광량으로 촬영했지만 왼쪽 사진은 F1.2 최대 개방을 사용할 수 있었고 우측 사진은 노출값을 맞추기 위해 조리개를 F10까지 설정해야 했죠.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고속 동조는 일반 동조와는 달리 빛을 한번에 터뜨리는 개념이 아니라 빛을 미세하게 나눠 터뜨리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쉬운 예를 들자면 물총으로 피사체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분무기로 피사체를 맞춘다는 개념입니다. 때문에 일반 동조에 비해 빛이 부드럽고 약하게 표현되는 특징이 있죠.
 
 
1/200s_F4_ISO100 설정값으로 촬영된 결과물(좌) 1/1000s_F4_ISO100 설정값으로 고속동조 시킨 결과물(우)
일반 동조로 촬영된 결과물(좌) 고속동조로 촬영된 결과물(우) 
 
 
광량을 양보하고 심도를 얻는
고속동조의 매력
 
같은 광량으로 설정했을 때 일반 동조와 고속 동조는 광량 차이가 매우 큽니다. 일반 동조는 명확하게 빛이 표현된다면 고속 동조는 빛이 미세하게 표현되죠. 이것을 다른 관점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조리개를 개방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조리개를 개방할 수 있기 때문에 얕은 심도 표현이 가능하고, 자연광에 의해 발생하는 큰 노출값을 자연스럽게 맞출 수 있는 것입니다.
 
 
자연광의 영향으로 빛과 그림자가 명확한 골목길.
1/800s_F1.8_ISO160 설정으로 조명을 발광시켜 촬영해 봅니다.
대용량 보조 배터리가 있다면 충전 중에도 플래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3200s_F1.2_ISO160 설정값이 1/8 광량으로 고속동조 시킨 결과물.
조명을 사용했지만 이질적이지 않게 표현되는 것이 고속동조의 매력입니다.
 
 
이질적이지 않은 빛
야외 촬영 시 고속동조를 사용하는 이유
 
이번 촬영은 후지필름의 X-T5와 빌트록스의 AF75mm F1.2 그리고 엘린크롬의 THREE 플래시를 싱글로 준비했습니다. 촬영 장소는 을지로의 오래된 공장지대였는데, 눈으로 봤을 때는 레트로한 분위기가 좋지만 좁은 골목길과 건물들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 때문에 피사체와 배경의 노출값을 맞추기 어려운 곳이죠. 하지만 이 현장에서 플래시를 고속 동조 시켰을 때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값 제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빛이 얕게 묻는 특성을 바탕으로 플래시를 사용하지만 이질감이 없는 자연스러운 라이팅이 가능하죠. 무엇보다 공간에 관계없이 결과물이 일정해지기 때문에 상업 촬영 시에는 반드시 필요한 기능입니다.
 
 
비 내리는 날의 꽃 촬영 중, 같은 상황이지만 빛의 유무에 따라 빗방울 표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꽃의 색감이 활력을 얻고 다이나믹한 빗방울이 표현됩니다.
 
 
같은 공간을 완전히 달리 표현하는
플래시의 중요성 그리고 고속동조
 
고속 동조 기능은 비나 눈이 내리는 날 같은 공간을 완전히 달리 표현할 수 있습니다. 폭우가 내리지 않는 이상 비 내리는 날 조명 없이 촬영할 경우 빗방울이 잘 표현되지 않는데요. 빗방울이 투명하고 빠르게 떨어지기 때문에 주변 배경에 잠식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속 동조를 사용할 경우 빗방울이 빛에 강하게 반사되기 때문에 명확한 디테일을 보여주게 되죠. 이는 비 내리는 날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비친 빗방울이 더 잘 보이는 원리와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촬영자들도 존재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선막동조와 후막동조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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