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부터 구성까지, 당신에게 맞춘 필터 - Velium Edge 필터
손쉽게 어떤 결과를 내는 일을 싫어했었다. 인내해서 종국에 무언가 이루는 게 내 특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20대 후반쯤 되었을 때 내가 해냈다 여겼던 것들은 꾸준함의 결괏값이 아니라 운의 부산물이었단 사실과, 역으로 나는 뭔가 익히고 체화하는 데에 시간이 좀 더 많이 필요한 사람에 불과하단 걸 알게 됐다. 새로운 무언가를 잘 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배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라는, 슬픈 사실까지도 받아들였다.
30대에는 그나마 장점이던 체력과 끈기마저 사라졌고 내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시간을 아껴주거나 부족한 창의성을 극복해 줄 장비들에 대한 투자를 늘릴 필요성이 있다는 것.

그래서 입문한지 몇 년 안됐을 때는 필터 사용도 요행을 바라는 듯하여 선호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블랙미스트 / ND 필터를 항시 지참하며 아주 당연하게 쓰고 있다. 아마 웬만한 사람보다 필터를 얍샙이처럼 더 잘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하하.
특히 사진과 영상을 모두 기록하기 시작한 시점부터는 더더욱!
▷Velium MagRota 카메라 렌즈 필터 - 사진/영상 대응 전천후 시스템
필터 이야기하면서 또 잡설이 길었다. 아무튼 이번 포스팅의 주인공은 Velium(벨리움)의 Edge 필터 시스템인데, 일전에 리뷰한 바 있는 Velium MagRota와 결이 비슷한 제품군이다. 상세 페이지에 나오는, 리뷰라서 늘 하는 그런 뻔한 이야기 말고 내가 느낀 관점에서 재밌게 풀어볼 예정이다. 본 필터나 다른 제품 구매에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끝까지 함께해 주시길.(감히 재밌을 거라고 먼저 말씀드려본다.)
Velium Edge 알아보기

이번 리뷰에서 보여드릴 벨리엄 엣지 필터는 Confetti Mix, Pearlescent 1/4, ND 6-Stop (64X) 3가지인데, 이것들을 제외하고도 훨씬 많은 필터들이 있다. 지면상 다 소개하긴 어렵고 미리 제품들을 살펴보실 수 있도록 하기 링크를 준비해두었으니 참고하시길.
▷Velium 브랜드 페이지
[Velium Edge 필터 기본 특징]

일단 3종의 필터 모두 82mm 규격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걸 알 수 있는데, 근래 나오고 있는 렌즈들이 대부분 67 / 72 / 77 / 82mm 구경이므로 업링 어댑터를 렌즈에 먼저 장착한 뒤에 본 필터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77-82mm 업링 어댑터
이 업링 또한 Velium Edge 필터 시스템의 구성으로 구매할 수 있어서 서드파티 호환품보다 월등히 높은 품질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6시 방향에서 보듯이 마그네틱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서는 왜 이런 설계로 필터 시스템을 만들었는지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냥 자력 부착 가능하고 업링 쓰면 렌즈 구경이 달라도 쓸 수 있다는 거 아닌가?' 정도로만 이해가 되신다면 아래의 영상을 확인해보자.
좌측엔 77-82mm 업링 / 우측엔 82mm 구경의 어댑터링을 장착하고, 필터 3종을 중첩시킨 뒤 이동시켰다. 카메라에 손을 댄 시점은 1초 / 이동 완료는 8초, 계산하면 7초 만에 3장의 필터를 모두 이동시킨 셈.
스크루 방식이면 돌려서 끼우느라 꿈도 꿀 수 없을 정도의 속도 / 다른 구경의 렌즈임에도 손쉬운 교체 / 강력한 자성으로 필터 중첩 시 분리되지 않는 점까지 이제 좀 직관적으로 전달되었으리라 믿는다.
초경량 마그네틱 구조를 앞세운, 편하지만 견고한 교체! 이것이 Velium Edge 필터 시스템의 골자라고 보시면 되겠다. 이제 필터의 기능과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작례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자.
1. Confetti Mix / 컨페티 믹스
Confetti, 컨페티 = 행사에서 사용되는 작은 종이
사실 나도 컨페티가 뭔지 몰라서 사전 검색해서 알아봤다.(머쓱) 그러고 나서 열어본 뒤에 아~ 그래서 이런 이름을 붙였군 하고 알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처음 사용해 보는 것이기에 가장 궁금한 필터기도 했다.

보시는 것과 같이 렌즈 표면에 여러 가지 선이 그려져 있다. 광원의 빛이 여기를 통과하면서 어떤 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건 직감적으로 알았다.
참! Velium Edge 안에는 Confetti Black / Blue / Gold, 그리고 이 3개의 색을 섞은 MIX 버전까지 해서 총 4가지가 존재한다.(굳이 MIX를 명시한 것 = 우연 아님 주의)

실제로 사용해 보면 좁은 면적에 생각보다 꽤 강하게 집중되는 광원이 존재해야 효과가 발생했다. 예전에 스트릭 필터 테스트할 때보다는 조금 더 타이트한 조건을 갖춰야 이용할 수 있는 느낌이었다.

가령 도로의 가로등 / 차량의 헤드라이트 정도는 되어야 한다. Streak 필터와 다르게 반사되거나 어지간한 광량의 빛으로는 컨페티 효과가 잘 발생하지 않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컨페티 필터 효과 자체가 광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퍼져나가는 구조인 만큼, 망원보다 광각 화각대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망원 화각으로 이동한다면 당연히 저 효과들은 잘려나갈 테니까 이해가 되셨으리라 믿는다.
컨페티 필터를 장착한 뒤 영상을 촬영해 봤다. 하이라이트 부분에 마치 색종이 조각이 퍼져나가는 것 같은 역동적인 효과가 인상 깊다. 다만 이걸 정교하게 잘 사용하려면 조금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할 것 같긴 하다. 어떤 빛인지 / 각도인지에 따라 모양과 색이 완전 달라지는데 예쁘게 컨트롤하진 못한 영상이다.
아! 추가로 전하고 싶은 내용은 효과가 잘 연출되지 않는다고 느끼면 필터를 돌려보길 추천한다. 필터를 돌려주면 컨페티 효과의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MIX 버전의 경우 BLUE, GOLD 모두 공존하므로 그때마다 색온도가 약간씩 달라지는 느낌도 있었기에 정교한 색표현이 필요하다면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2. Pearlescent 1/4 (펄리센트 1/4)
다음으로는 PEARLESCENT 1/4 필터이다. 분수가 표기된 것으로 봐서 카메라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농도 표기, 다시 말해 미스트 계통의 필터임을 짐작해 볼 수 있겠다.
표면의 도료가 더 잘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심도 표현.
Pearlescent는 진주빛이란 뜻이 지배적이지만, 진주 자체가 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무지갯빛이 도는 지점까지 포함한다. Velium Edge 필터에서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구현한 것 같다. 하여튼 화이트 미스트 필터와 달리 표면이 완벽하게 하얀색 도료로 칠해지진 않았다는 점이 신기하게 다가온다.
펄리센트 필터 사용 전후
도료는 비록 좀 다르게 생긴 듯하지만 제공하는 효과는 White Mist 계통과 비슷하다. 광원의 하이라이트 확산부터 전체적인 질감을 부드럽게 만드는 필터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어딘가 미묘하게 밝아진 듯한 사진을 만드는 데에 일조하기도 하고.
영상을 통해 확인하면 훨씬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점광원에 주요하게 작동하고 넓게 퍼진 빛 / 반사광 등에서도 약간의 소프트함을 들여다볼 수 있다. Confetti 필터와 비교하면 강렬한 한방으로는 모자랄지 몰라도 훨씬 사용하기 쉬우며, 소위 말하는 감성샷과도 비슷한 연출을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겠다.



특히 이 필터를 물이 있는 곳에서 / 아니면 윤슬에 갖다 대면 거의 치트키 수준으로 기능하는데, 뮤직비디오에서나 볼법하던 표현을 당장 기본 설정에서 필터 하나 씌우면 가능하다.
카메라 LCD 품질로는 하이라이트 글로우 효과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PC에서 열어보니 다행히 아주 잘 연출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보다 약한 느낌을 원한다면 1/8을 선택하시면 되고, 일반적으로는 1/4이 적절한 수준이지 않을까 싶다.

사용해 보면서 느낀 건데, 이 필터는 쓰기 정말 쉽다. 약간의 빛만 반사되어도 해당 지점에 글로우 확산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생각한 것만큼 두드러지지 않는다면 카메라에서 2/3~1스톱 정도 밝게 해주거나 측광을 바꿔주면 조금 더 의도대로 표현될 것이다.
3. ND6-Stop (64X)

1스톱 증가 = 이전과 2배 exposure 차이를 기록한다.
그러니까 ND 6스톱 필터는 2의 6제곱, 다시 말해서 센서에 감광되는 빛의 양을 64배 감소시킨다.
그렇게 발생하는 간극에서 셔터 스피드 / 조리개 / ISO 3요소를 조절할 수 있는 여지를 바탕으로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런데 이것도 이렇게만 말하면 그냥 '필터 씌우면 어두워지고 어쩌라고?'와 같이 들릴 수 있으므로 예시를 보여드리겠다.

사진에서야 특별히 움직임 표현에 신경 쓰는 게 아니라면 ND 필터 유무가 그렇게 문제 되지는 않는다. 셔터스피드 1/32000, ISO 64까지 조정하면 광량이 오버되는 경우는 해를 정확히 마주 보는 일 아니면 거의 없지 않을까?
하지만 영상에선 이게 꽤 문제가 되는데 컬러 그레이딩을 위한 로그 촬영이 요구하는 최소 ISO 하한선이 존재하고, 자연스러운 모션 블러를 위한 셔터스피드도 어느 정도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 6스톱 정도의 ND 필터를 사용한다면 우측 이미지처럼 된다.
낮에도 흐름을 기록하고 싶다면?

단순히 어둡게 만들어서 영상을 '정상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어두워진 만큼의 차이는 노광 시간 조절을 이용해 다르게 활용해 볼 수도 있다. 일부러 셔터스피드를 길게 늘여서 흐름을 기록하는 작업 같은 걸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소리다.
실제로는 매우 천천히 달리던 사람을 1/20 이하 셔터스피드로 기록하게 되면 마치 격렬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이처럼 보인다. 그러면서도 주변 풍경이 정적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시선을 끄는 사진이 된다고 생각한다.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 사진이라지만 멈춘 것 같은 상태를 기록하느냐, 움직임이 가득한 상태를 기록하느냐는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다. 전자의 경우 그냥 흔한 사진 같다면, 후자는 어딘가 사진가의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 같게도 느껴진다.
여기에 더해 펄리센트 1/4 필터까지 중첩시키면 길어진 노광 시간과 하이라이트 글로우 효과를 모두 챙길 수 있다. 단, 필터 이중 중첩 시에는 화각에 따라 물리적인 이유로 비네팅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주의해야겠다.
ND, NON-ND 블라인드 테스트
마지막으로 심심풀이로 ND 필터를 통해 확인해 본 광학 성능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카메라 측광 기준으로 정중앙에 맞추고, 화이트밸런스 오토로 ND 필터만 달리해서 촬영한 결과물이다. 색온도 / 색조 모두 그대로인 게 인상 깊다.
마치면서

Velium MagRota 필터가 그랬듯, Edge 시리즈 또한 사진과 영상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본 포스팅에서 계속 사진과 영상을 교차하는 구성으로 작성한 이유기도 하다.
차이가 있다면 조금 더 합리적인 구성으로 개별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다른 필터 구성 정도의 차이지 않을까 싶다. 단순 사진 촬영 및 보정에서도, 영상 컬러 그레이딩에서도 필터 광학 성능의 차이를 경험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아무래도 더 높은 가격대인 만큼 필터 조작 감각의 완성도에서는 차이가 있긴 했지만 전문 영상 제작자가 아닌 이상 그 정도의 차이는 체감이 어려울 것이다.
이번 리뷰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
입문자 외에도 기존 MagRota에서 제공하는 선택지가 조금은 부담스러웠던 사용자라면 이번 기회에 원하는 필터 구성만 실속 있게 챙길 수 있는 Edge 라인업을 살펴보시는 게 좋겠다. 오히려 MagRota의 키트 구성이 사용자 환경마다 적절치 않을 수 있으므로 Edge 필터 시스템 개별 구매를 통해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마침 론칭 이벤트로 4월 28일(월)까지 10만 원 이상 구매 시 렌즈 구경에 맞는 전용 어댑터링까지 구비할 수 있으므로, 스크루 방식 / 떨어지는 광학 성능의 필터들보다 월등한 품질과 마그네틱 탈부착 편의성까지 챙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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