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GMA가 많은 사진가들 사이에서 또 한 번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올해 2월 시그마는 리브랜딩을 통해 새로운 비주얼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철학을 재정립하면서 리브랜딩의 대표적 모델로 새로운 풀프레임 미러리스 'BF 카메라'를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여태껏 카메라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독보적인 디자인과 마치 아이폰을 연상케하는 고급스러운 비주얼은 많은 사진가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세기P&C는 BF 카메라 국내 출시 이후 많은 사진가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발 빠르게 BF 카메라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바로 5월에 열린 'SIGMA BF 카메라 쇼케이스' 행사인데요. 이번 행사는 SIGMA 앰버서더로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하고 있는 김재우 작가님과 올해 2월 시그마 글로벌 행사에 한국의 인플루언서로 초청받은 제유영 작가님과 이철현 작가님, 총 3명의 작가님들과 함께 시그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였습니다. 또 BF 카메라와 최근 출시된 렌즈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T&T존을 마련했는데요.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여러분께 들려드릴게요.



오전 중에 비가 멈출 거 라던 기상청의 예보가 무색할 만큼 거센 비바람이 내리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행사에 참석해 주었습니다. 김재우 작가님은 오늘 행사를 빛내준 참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행사의 첫 순서는 김재우 작가님의 BF 카메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BF 카메라는 궁금증을 자아냄과 동시에 의심을 낳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접하지 못한 디자인에 사람들은 열광했지만 한편으론 타사의 풀프레임 카메라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 작가님은 BF 카메라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 Not for every photographer, but for the everyday photographer ”
전문가들을 위한 카메라가 아닌 매일같이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카메라라는 건데요. 극한의 미니멀리즘이 반영된 BF 카메라의 디자인은 어쩌면 장점이 될 수도, 어쩌면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존 디지털 카메라와는 달리 BF 카메라는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에 가까우며, 미니멀한 디자인에서 파생된 제한적인 기능(고정식 스크린, 뷰파인더 및 메모리 카드 슬롯 미탑재 등)으로 인해 높은 성능과 다양한 기능을 필요로 하는 전문가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불필요한 버튼과 포트를 줄여 완성된 직관적인 디자인과 작고 가벼운 무게는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하고자 하는 사진가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왼쪽부터 이철현 작가님, 제유영 작가님, 김재우 작가님
다음으로 김재우 작가님, 제유영 작가님, 이철현 작가님과 함께한 BF 토크쇼가 진행됐습니다. BF 카메라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었던 2월 시그마 글로벌 행사에서의 현장 분위기를 묻는 질문을 시작으로 토크쇼가 시작됐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세분의 작가님은 BF 카메라 발표 당시 마치 스티브 잡스가 서류 봉투에서 맥북 에어를 꺼냈던 때와 같은 뜨거운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BF 카메라를 들고 있는 야마키 대표님(시그마 대표)을 서로 찍겠다고 달려들어 첫째 날에는 BF 카메라를 거의 못 볼 정도였다고 하니 얘기만 들어도 현장 분위기가 그려지네요.
다음으로 시그마 리브랜딩에 대한 소감도 지나칠 수 없겠죠. 이철현 작가님은 리브랜딩 이전의 시그마는 카메라 성능을 위해 크기를 포기한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성능이 아닌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는 브랜드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야마키 대표님은 '20~30년 후에도 브랜드가 존속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항상 해왔다고 합니다. 치열한 광학 브랜드의 경쟁 속에서 시그마가 살아남기 위해 시그마만의 경쟁력을 찾기 위한 많은 변화와 투자를 거쳐왔다고 하는데, 이러한 고민의 산물이 BF 카메라인 것이죠.




다음은 BF 카메라를 체험해 보는 시간입니다. T&T(Touch & Try)존은 총 두 개의 층으로 나눠 2층에선 모델 및 정물 촬영을 통해 BF 카메라를 체험해 보는 자리를, 3층 루프탑에선 청계사를 배경으로 16-300mm F3.5-6.7 DC OS | Contemporary 그리고 곧 출시될(행사 당시) 300-600mm F4 DG 0S | Sports를 체험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2층에선 국내에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문만 무성한 카메라였기 때문에 꼼꼼히 카메라 조작부 하나하나 살펴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카메라와 달리 BF 카메라에는 버튼이 4개밖에 없어 카메라 조작에 대해 낯설어 하는 참가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세기 직원들의 도움으로 조작법을 익힌 참가자들은 본격적으로 BF 카메라의 성능을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전작인 FP 카메라의 AF 추적 성능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가 많아서 그런지 모델 촬영존에선 AF 성능을 중점적으로 테스트하는 참가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촬영존 주위를 걷는 모델을 담아보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카메라를 움직여 AF 검출 능력을 테스트해 본 참가자들은 AF 성능이 최고라고 하기엔 여전히 물음표가 붙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물 촬영존에선 컬러 모드를 체험해 보는 참가자가 많이 보였습니다. BF 카메라에는 총 13개의 컬러 모드가 탑재되어 있으며, 전작에 비해 풍부한 색 구현으로 더욱 정교해지고, 감성적인 정제된 톤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컬러 모드에서도 시그마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FP에 탑재된 컬러 모드는 총 16종으로 그 수는 줄었지만(BF 14종) 불필요한 컬러 모드는 과감히 없애고 더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을 한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컬러 모드를 사용해 보면서 클릭 한 번에 달라지는 사진의 분위기를 체험했습니다.
300-600mm F4 DG 0S | Sports
청계사
16-300mm F3.5-6.7 DC OS | Contemporary
3층 루프탑에선 16-300mm F3.5-6.7 DC OS | Contemporary와 300-600mm F4 DG 0S | Sports를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16-300mm의 경우, 생각보다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에 한번 놀라고, 슈퍼 줌 렌즈 특성상 줌 양 끝단에서 왜곡 및 해상력 저하 우려가 있지만 생각보다 좋은 화질에 두 번 놀라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행사 당시 정식 출시되지 않은 300-600mm F4 DG 0S | Sports에 대한 참가자들의 뜨거운 반응도 이어졌는데요. 왜곡이나 수차가 안정된 듯했으며, Sports 라인업답게 초점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체험을 마친 참가자 한 분은 합리적인 가격만 형성된다면 충분히 구매할 의향을 내비칠 정도로 만족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오전부터 이어진 거센 빗줄기가 루트탑에선 오하려 약이 됐어요. 비가 와서 더욱 운치 있게 젖어든 청계사를 담기엔 부족함이 없는 하루였습니다.

그렇게 모든 행사 일정이 마무리됐습니다. BF 카메라의 뜻은 'Beutiful Foolishness(아름다운 어리석음)'라고 합니다. '아름다움'과 '어리석음', 모순적인 두 단어가 합쳐지니 이질감이 배로 느껴지지만 오늘의 행사가 끝이 나니 이름의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야마키 대표님은 사진을 찍는 동안에는 별다른 생각 없이 온전히 촬영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BF'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해요. 실제로 BF 카메라는 기능은 최소화하고, 촬영하는 그 순간의 몰입은 극대화시켜 촬영하는 감각에 집중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모두를 만족시킨 카메라는 없었습니다. BF 카메라도 마찬가지고요. 많은 사진가들에게 기능적으로 아쉬움을 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일상의 사진을 찍는 사진가들에겐 버튼 4개뿐인 어리석어 보이는 외관이 촬영하는 동안에 아름다운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고 그리고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집중하는 시그마의 고집스러운 철학이 BF 카메라에 온전히 담겨 있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시그마의 새로운 카메라 출시를 기다려온 이유이자 시그마를 사랑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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