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owa 90mm f/2.8 2X Ultra Macro APO 렌즈는 2:1 접사 배율을 지원하는 수동 매크로 렌즈입니다. 기존 1:1 매크로 렌즈보다 더 큰 배율로 피사체를 포착할 수 있어,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이미지로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또한 APO(아포크로매틱) 광학 설계를 적용하여, 근접 촬영 시 자주 발생하는 색수차를 효과적으로 억제해 주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언박싱
제품 패키지는 전체적으로 심플하면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구성입니다. 겉박스는 깔끔한 화이트 톤이며, 측면에는 렌즈의 스펙 요약과 마운트 종류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내부 박스를 열면 그러데이션 컬러로 처리된 속박스가 등장하는데, 이 부분은 Laowa 특유의 디자인 요소로 보입니다.
외형 및 조작성
Laowa 90mm f/2.8 2X Ultra Macro 렌즈는 금속 재질의 풀메탈 바디로 제작되어 견고한 인상을 줍니다. 손에 쥐었을 때 드는 묵직한 느낌, 이런 느낌이 고급 렌즈와 일반 수준의 렌즈를 가늠하는 첫인상이기도 합니다. 무게는 약 619g으로 적당한 수준이며, 삼각대 사용을 전제로 한 매크로 촬영에 있어 부담 없는 편입니다.

렌즈 배럴에는 조리개 링과 포커스 링이 위치하며, 모두 수동 조작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조리개 링은 클릭이 없는 형태로 부드럽게 회전하며, f/2.8부터 f/22까지 1/2스톱 단위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포커스 링은 회전 범위가 넓고 저항감이 일정하게 설계되어 있어 미세한 초점 조정에 용이합니다. 렌즈 외관은 기능적 요소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화려한 디테일보다는 실용성을 우선한 구성입니다. 저의 전체적인 첫인상은 합격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1 초고배율의 의미
일반적으로 ‘매크로 렌즈’라고 불리는 제품들은 1:1 접사 배율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는 피사체의 실제 크기와 이미지 센서에 맺히는 크기가 1:1로 동일하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1cm 크기의 꽃잎을 촬영했을 때, 이미지 센서 위에도 정확히 1cm 크기로 맺히는 것이죠.
하지만 Laowa 90mm f/2.8 2X Ultra Macro처럼 2:1 배율을 지원하는 렌즈는 이보다 두 배 더 가까이, 더 크게 피사체를 확대해 줍니다. 다시 말해, 1cm의 피사체가 센서 위에는 2cm로 기록됩니다. 이것은 현미경에 가까운 시선이며, 육안으로는 볼 수 없던 꽃잎의 결, 곤충의 복잡한 표면, 사물의 마이크로 질감을 섬세하게 포착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2:1이라는 숫자는 단순히 ‘배율’의 차이를 넘어서, 사진가가 세계를 해석하는 방식에 영향을 줍니다. 단순히 피사체를 ‘찍는 것’을 넘어, 그 안으로 들어가 관찰하는 방식의 촬영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비슷한 화각의 타사 제품과의 비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더 작은 사이즈, 더 높은 배율 그리고 더 가까운 최소 초점거리 등 Laowa 90mm f/2.8 2X Ultra Macro APO 렌즈의 매력은 확실해 보입니다.

오늘 촬영은 라오와 렌즈의 접사 능력을 십분 발휘할 꽃 정물 촬영입니다. 매크로 렌즈의 성능을 확인하는 데 있어 정물 촬영만큼 확실한 테스트도 없습니다. 특히 꽃처럼 복잡한 텍스처와 미세한 구조를 지닌 피사체는 렌즈의 해상력과 콘트라스트 표현력을 가늠하기에 최적입니다. 극단적인 클로즈업에 잘 어울릴만한 안스륨과 킹프로테아 그리고 다양한 컬러의 디스버드류를 오브제로 선택했습니다.
라오와 매크로 90, 안스륨
첫 번째 촬영은 강렬한 레드가 포인트인 레드 안스륨 입니다. 이런 접사 촬영에서 주의해야 할 포인트는 근접 촬영을 하면 할수록 심도가 매우 얕아진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조여도 심도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웃포커싱이 아닌 팬 포커싱을 위해서 조리개를 어느 정도까지 조여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위의 두 이미지는 모두 조리개를 22까지 조인 상태에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Laowa 90mm f/2.8 2X Ultra Macro APO 렌즈는 22까지 모두 조인 상황에서도 회절에 의한 이미지 손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아 극강의 화질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줍니다.


Laowa 90mm f/2.8 2X Ultra Macro APO 렌즈는 최대 2:1의 접사 배율을 지원하는 수동 렌즈로, 일반적인 1:1 접사 렌즈와 비교해도 훨씬 더 깊이 있는 클로즈업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꽃 중심부의 작은 수술이나 꽃잎의 표면 조직까지도,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묘사가 가능합니다. 이미지에서 보듯, 육안으로는 느끼기 어려운 질감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촬영은 모두 삼각대를 이용해 진행되었으며, 수동 초점 조작이 주는 미세한 포커스의 손맛은 디지털 AF와는 또 다른 정밀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특히 최소 초점 거리 20.5cm에서의 근접 촬영은, 마치 피사체 속으로 렌즈가 스며든 듯한 인상을 남깁니다. 빛 반사는 Profoto D2와 반사판 조합으로 제어했으며, 렌즈 자체의 수차 억제 성능이 탁월한 편이라 조명을 강하게 줄 때도 색수차나 플레어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고스트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접사 촬영 시 주로 발생하는 highlight edge blooming도 잘 억제된 편입니다.
다만 수동 렌즈 특성상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에는 적합하지 않고, 촬영 환경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세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적인 피사체를 대상으로 한 접사, 정물, 제품 촬영 등에서는 동 가격대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해상력과 디테일 표현을 보여줍니다.
프로테아
아주 작은 솜털까지 세밀한 디테일들의 묘사를 즐기는 것이 이런 클로즈업 촬영의 매력입니다.
이번 촬영은 전반적으로 콘트라스트와 질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하였습니다. Laowa 90mm 렌즈는 개방 조리개에서도 비교적 선명한 해상력을 보이지만, 꽃잎의 결을 정밀하게 표현하기 위해 그리고 깊은 심도를 확보하기 위해 대부분 f/22 조리개로 최대한 조이는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이 조리개 영역은 회절이 생길 수 있는 극단적인 조리갯값이지만 렌즈 테스트를 위해 일부러 이 구간을 설정해서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조명은 Profoto D2 모노라이트에 리플렉터를 장착해 딱딱한 느낌의 단방광을 형성했고, 꽃잎의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 우측 후면에서 서브 라이트(B10X)를 부드럽게 채워주는 구성으로 세팅했습니다. 라오와 렌즈의 코팅 성능이 뛰어나 역광 조건에서도 콘트라스트 저하가 크지 않았으며, 이미지 전체가 깔끔한 명암 구분을 유지했습니다. 이 부분이 APO렌즈의 장점이 잘 발휘된 부분인 듯합니다.


Laowa 90mm 렌즈는 렌즈 프로파일이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는 수동 렌즈이기 때문에, 후보정 시 비네팅과 왜곡 보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정물 촬영에서는 왜곡이 거의 없었고, 주변부까지 해상력이 일정하게 유지되어 보정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물이 다수였습니다.
색상은 비교적 뉴트럴한 톤으로 렌더링 되며, 색수차 억제 성능이 매우 우수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접사 렌즈에서 흔히 나타나는 보라색이나 녹색 프린지가 거의 없고, 특히 꽃잎 가장자리의 하이라이트 영역에서도 선명한 윤곽을 유지해 줍니다.
후보정은 Capture One에서 minimal하게 진행하였으며, 노출·화이트밸런스·톤 커브 정도의 보정만으로도 인쇄용에 가까운 퀄리티를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며
Laowa 90mm f/2.8 2X Ultra Macro APO는 자동 초점이나 손 떨림 보정이 없는 수동 렌즈이지만, 디테일 중심의 촬영을 선호하는 사용자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인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2:1이라는 초고배율의 묘사력은, 흔한 접사 렌즈들이 도달하지 못하는 세계를 보여주며, 수동 조작 특유의 정밀함과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사진을 촬영한다기보다는 관찰하고 기록하는 행위에 가깝게 만드는 렌즈. 이 렌즈는 단순한 기계적인 성능보다도, 사용자의 리듬과 감각을 존중하는 도구로서 훌륭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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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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