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없던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소니도 그중 하나인데요. ‘이 제품이 과연 팔릴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제품도 많지만, 그중 일부는 인류 역사상 큰 히트를 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아이템은 굳이 수식어를 붙인다면 ‘개인 휴대용 에어컨’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착용하는 웨어러블 에어컨’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지구 온난화 탓인지 사계절의 구분이 희미해져 이제는 여름과 겨울만으로 구분될 정도인데, 특히 올해 여름은 역대급 더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전력 수요는 치솟고 냉방병과 에너지 고갈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개인마다 고온 스트레스가 일상화되면서 단순한 선풍기나 에어컨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소니(Sony)의 차세대 웨어러블 냉각 기기, ‘REON POCKET 5’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 소니코리아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몸에 착용하는 개인 에어컨’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제품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장본인입니다. 단순히 신기한 콘셉트 제품이 아니라 기능성, 편의성, 심미성까지 모두 갖춘 ‘진짜 유용한 기술’로써 그 시작을 알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 루메나 홈페이지
출처 : Torras 홈페이지
이미 개인화된 일명 ‘시원템’이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손풍기를 시작으로 테이블 위에서 사용하는 미니 선풍기, 그리고 웨어러블 제품으로는 목에 착용하는 넥밴드 선풍기가 대표적입니다. 최근에는 전자제품은 아니지만 냉각 성능이 있는 손수건 같은 타입의 제품도 나오고 있습니다.
디자인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제품인지 전혀 가늠하기 힘든 디자인입니다. 넥밴드 이어폰처럼 생겼지만 슬림하면서 긴 몸체를 보면 손에 들고 사용하는 제품 같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미려한 화이트 컬러에, 목에 걸 수 있는 가는 와이어가 있습니다. 바닥 면에는 서모 모듈과 연결된 방열판이 자리 잡고 있죠.
출시된 모델은 레온 포켓 5와 레온 포켓 프로로, 디자인뿐만 아니라 각각 무게와 크기, 듀얼 서모 모듈의 차이로 방열판 크기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또한 스펙상 냉방 성능이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배터리 사용 시간은 최대 2배로 늘어났고, 소음은 약 50% 수준으로 줄어 조용해진 점도 큰 차별점입니다.

바람이 나오는 통기 커버는 바람을 내뿜어 시원하게 만드는 곳이 아니라 내부 서모 모듈을 쿨링 팬으로 식혀 과열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통기 커버는 옷의 타입에 따라 높낮이를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살짝 부드러운 재질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실리콘 재질의 와이어 부분은 적당한 탄성과 유연성을 지녀 목의 굵기와 각도에 맞게 구부려 세팅할 수 있습니다. 특히 레온 포켓 프로는 좀 더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충전은 측면의 C타입 포트를 통해 가능하며 장시간 사용할 때는 외장 배터리로 충전하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레온 포켓 프로는 Smart Cool 모드 기준으로 최대 15시간 사용이 가능해 미리 충전만 해 둔다면 하루 종일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 구성품은 본체, 2종의 통기 커버, C타입 케이블, 그리고 외장형 센서 TAG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떤 원리인가? — ‘펠티어 효과’로 실현한 초소형 냉온 조절기
일반적인 개인용 제품들이 팬을 돌려 바람으로 냉각하는 방식이라면, REON POCKET의 핵심은 전기적 냉각 방식인 펠티어(Peltier) 소자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이 소자는 전류가 흐르면 한쪽 면은 차가워지고 반대쪽 면은 더워지는 원리를 이용해 목뒤 피부 온도를 즉각적으로 낮춰줍니다.

이 장치는 단순한 쿨링 팬이 아니라 피부에 직접 닿는 금속 면이 반응하여 실시간으로 체온을 약 2~5도 낮춰주는 효과를 냅니다. 반대로 겨울철에는 ‘웜 모드’로 전환해 체온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즉 한여름과 한겨울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사계절 웨어러블 디바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소니코리아
스마트함의 끝 — 자동 온도 조절 & 앱 연동
REON POCKET은 단순한 ‘냉온 조절기’를 넘어 AI 기반 스마트 컨트롤을 탑재한 디바이스입니다. 기본적으로 레온 포켓 5에는 5개의 센서가, 레온 포켓 프로에는 7개의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사용자의 옷 속과 주변 온·습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모드를 지원합니다. 또한 가속도 센서 등을 활용해 착용 여부를 판별, 자동으로 작동하거나 멈추는 편리한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동봉된 REON POCKET TAG와 연동하면 주변 온도와 습도가 표시되며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쿨링 강도를 조절해 줍니다.

스마트 모드의 온도 설정과 수동 모드 모습.
예를 들어 더운 여름 출근길에는 Cool 모드가 작동하고, 에어컨이 가동되는 싸늘한 사무실에서는 Warm 모드로 전환됩니다. 추운 겨울 밖에서는 Warm 모드가 유지되다가, 지하철 등 히터 아래에서는 Cool 모드로 작동해 최적의 온도를 스마트하게 유지합니다. 또한 별도의 스마트폰 앱(REON POCKET App)을 통해 수동으로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실제 착용해 보니
레온 포켓은 몸에 직접 착용하는 넥밴드형 타입의 디바이스로, 셔츠나 얇은 상의 안에 자연스럽게 숨겨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기존의 선풍기 모양 착용형 팬이 스타일이나 복장과 충돌했던 것과 달리 REON POCKET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레온 포켓 5 착용 모습.
레온 포켓 프로 착용 모습.
제품의 무게는 약 300~400g으로 완전히 가벼운 편은 아니지만, 본체가 목 뒤쪽 등 부위에 밀착되어 장시간 사용해도 무게감을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넥밴드 부분은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실제로 하루 종일 착용해도 처음 느끼는 이질감 외에는 비교적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또한 컬러가 있는 의류에 맞춰 교체할 수 있는 통기 커버가 포함되어 있으며, 레온 포켓 프로 모델은 다소 부피감이 있는 편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레온 포켓 5와 레온 포켓 프로 모델의 실제 무게(짧은 통기 커버 기준).
하루 종일 사용해도 충분
REON POCKET 5는 1회 완충 시 Cool 모드 1단계 기준으로 최대 17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5단계에서도 약 4시간 가까이 사용 가능하며, Warm 모드에서는 최대 8시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 정도면 아침 출근 전 잠깐 충전만 해도 출퇴근 시 짧은 시간은 물론 장시간 외출 시에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입니다. 또한 보조 배터리를 활용해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그야말로 퍼스널 웨어러블 에어컨
사실 레온 포켓은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 이번이 처음 출시된 제품은 아닙니다. 세대를 거치며 완성도를 크게 높였고, 국내에 정식 출시된 점도 앞으로 점점 심해지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한 또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퇴근길 대중교통에서의 무더위 해소, 골프·캠핑·등산 등 야외 스포츠 활동, 현장 근무자 및 공사장 안전요원, 실내 냉방이 어려운 중소 상점이나 물류센터 근무자 등 활용도는 매우 다양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점은? — 다소 높은 가격과 제한된 냉각 범위
단점도 존재합니다. 가장 큰 허들은 공식 출시가가 199,000원과 299,000원으로 책정된 가격입니다. 일반 선풍기나 넥밴드형 냉풍기와 비교하면 다소 높은 편이며, 냉각 범위가 목뒤 피부에 한정되어 있어 ‘전신 냉각’을 기대하는 경우에는 다소 실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팬 방식이 아니라 피부와 직접 접촉해 ‘체감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전혀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입니다. 주변 환경에 따라 몸이 빠르게 차가워지거나 더워지는 분, 냉방병 등 실내외 온도 차이에 민감한 분들에게 은근하게 시원함 혹은 따뜻함을 유지해 준다는 점에서 그 가치와 효용을 고려하면 가격 대비 만족도는 충분히 높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REON POCKET 시리즈는 소니 엔지니어가 한여름 출장지에서 겪은 극심한 실내외 온도 차이로 인한 불편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된 제품입니다. 소니의 사내 벤처 신사업 창출 프로그램을 통해 2019년 첫 공개되었고, 2020년부터 일본에서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다소 장난감 같은 느낌이었지만 이번 5세대 모델에서는 실용성과 완성도 면에서 진짜 시장성이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진화한 모습입니다.
아직 주변에서 보기 힘들어 이질감과 어색함이 있을 수 있지만 손풍기나 넥밴드 선풍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 제품도 단순 냉방 기기를 넘어 기후 위기 시대의 개인 맞춤형 테크놀로지로 주목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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