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이 점점 더 빠르게 흘러가는 요즘, 여전히 자신만의 속도와 리듬을 고집하는 존재가 있다. 그건 바로 필름 카메라. 모두가 ‘빨리 빨리’를 외칠 때 펜탁스 17은 오히려 '천천히, 오래도록'을 이야기한다. 36장 필름으로 무려 72장을 담아낼 수 있는 하프 프레임 카메라이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과 시선이 필요하고, 그만큼 더 깊이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빠르고 급한 일상은 잠시 뒤로하고 펜탁스 17의 느리고도 풍부한 매력에 빠져보자.
필름을 향한 다양한 마음이 모이다






필름을 사랑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PENTAX17 필름 산책>. 이날의 참가자들은 저마다 특별한 사연과 열정을 품고 있었다. 울산에서 올라온 참가자, 모델에서 사진가로 전향한 참가자, 개인 스튜디오 운영을 잠시 쉬는 중에 필름의 매력에 빠진 참가자까지 각기 다른 시작점이었지만 필름에 대한 사랑만큼은 모두 같았다. 간단한 자기소개 시간으로 어색한 분위기를 깨자 이내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피어났다.
펜탁스17 힙지로 필름 산책 출사 행사 담당자의 일정 소개

이번 행사는 담당자의 간단한 일정 설명과 함께 시작됐다. 이어서 출사 동선과 촬영 팁이 소개됐고 참가자들에게는 두 가지의 흥미로운 미션이 주어졌다. 하나는 펜탁스 17의 하프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또 하나는 목측식 초점 방식을 이용하여 근거리와 원거리 촬영을 해보는 것. 필름 한 롤을 채우는 동안 자연스럽게 펜탁스 17의 매력을 익혀볼 좋은 기회였다. 특히 미션을 가장 인상 깊게 성공한 세 명에게는 귀여운 ‘리코 미니어처’가 주어진다는 소식에 참가자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열의가 가득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재정비했다.
[ M I S S I O N ]
① 하프 포맷으로 나만의 필름 2컷 사진 찍기
② 목측식 초점으로 멀게-가깝게 2컷 사진 찍기


담당자는 출사를 떠나기 전에 참가들의 이름을 두 명씩 차례로 호명하며 자연스레 짝을 지어주었다. 다소 낯설고 어색할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서로의 짝을 확인하면서 어색함은 잠시, 저마다의 이야기와 설렘을 나누며 편하게 출사를 즐길 준비를 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돋보였다. 이렇게 짝을 지어줌으로써 펜탁스 17로 단순히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추억들을 두 배로 기록할 수 있는 매력을 몸소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김태풍 작가의 펜탁스17 클래스
초점 거리를 확인해보는 참가자들
이어 김태풍 작가의 노하우가 가득 담긴 펜탁스 17 클래스가 열렸다. 펜탁스 17은 목측식 초점 방식이라 초점 맞추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김태풍 작가의 일목요연한 설명 속에서 참가자들은 명쾌하게 답을 찾아갔다. 자동 모드(AUTO)에서는 피사체를 향해 한쪽 팔을 뻗은 거리만큼이 초점 거리이며, 매크로 모드에서는 카메라에 부착된 손목 스트랩을 기준으로 초점 거리를 맞추면 된다는 팁이 소개됐다. 참가자들은 팔을 뻗어보거나 스트랩을 맞춰보며 실시간으로 체득해 갔다.
또 펜탁스 17은 다른 필름 카메라에 비해 어둡게 촬영되는 경향이 있어, 정노출을 원한다면 0.3스톱 정도 노출을 올려 촬영하는 것이 좋다는 세심한 조언도 함께 전해졌다. 초점과 노출이라는 필름 촬영의 관문을 보다 쉽게 넘을 수 있도록 도와준 이 클래스 덕분에 참가자들은 미션에 대한 부담감을 한결 덜 수 있었다.



펜탁스 17 첫 필름 2컷
김태풍 작가의 클래스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각종 모드를 사용해 보고 초점도 맞춰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필름을 카메라에 장착했다. 각자 사용 중인 필름을 노트 홀더에 끼운 뒤 초점을 확인하며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처음의 어색한 분위기는 어느새 사라져있고, 참가자들은 한 손에 펜탁스 17을 든 채 자연스럽게 하나의 팀이 되어 있었다.



포토존에서 기념 사진을 남기는 참가자들
강의실 뒤편에는 작은 포토존도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펜탁스 17로 오늘을 기념하며 한 컷씩 남겨보는 참가자들은 출사를 위한 워밍업을 하고 있는 듯 했다.
힙지로, 필름에 스며들다



김태풍 작가와 참가자들은 설렘을 가득 안은 채 을지로 골목으로 출발했다. 하늘은 금세라도 비가 내릴 듯 잔뜩 흐려 있었지만 펜탁스 17을 손에 쥔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그런 먹구름조차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었다. 이번 출사 코스는 세기P&C 앞 을지로 골목을 시작으로 진양상가 고가 보행도로를 거쳐 다시 돌아오는 둥근 동선으로 짜여 있었다. 평소에는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골목의 구석구석을 천천히 들여다보며, 을지로만의 개성 가득한 공간을 온전히 마주할 수 있었다.
좁은 골목마다 이어지는 낡은 건물, 빛 바랜 간판과 소품들까지 필름 카메라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들로 가득한 거리 속에서 참가자들은 가게 앞 소품에도, 녹슨 지게차나 오래된 창틀 같은 일상속 평범한 장면에도 저마다의 특별한 시선을 발견해 냈다.

가깝게 그리고멀게, 서로를 담아주는 참가자들
하프 프레임으로 하트 성공 !
하트 모양 자세를 유도하며 재미있는 분위기로 풀어가는 김태풍 작가의 리드 아래, 참가자들은 하프 프레임의 세로 구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며 필름 촬영에 몰입했다. 한 장 안에 두 장면을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은 처음엔 낯설었지만, 그만큼 더 풍성한 이야기와 구성을 가능하게 했다. 출사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참가자들은 언제 어색했냐는듯 서로를 촬영해주기에 바쁜 모습을 보였다.


필름 카메라의 묘미 중 하나는 촬영 후 필름을 직접 감아야 한다는 점이다. 펜탁스17 역시 수동 와인딩 방식으로 전통적인 필름 카메라 특유의 감각을 담고 있다. 셔터를 누른 뒤 도로록! 하고 감는 소리, 아날로그의 손맛을 실감 나게 한다. 특히 펜탁스 17은 작고 가벼워서 한 손에 쥐기에도 부담 없고, 그 덕에 더욱 자유로운 촬영이 가능하다. 어느새 나도 즐겁게 촬영하고 있는 참가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함께 촬영하며 거리를 누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을지로의 명소, 올디스타코 (펜탁스 17 필름 2컷)
우리 제법 친해졌습니다. (펜탁스 17 필름 2컷)
참가자들은 첫 번째 미션인 하프 프레임 구성을 고민하며 골목 곳곳을 다양한 각도와 시선으로 바라봤다. 각자의 방식으로 공간을 살펴보고, 그 안에서 두 컷이 나란히 이어질 화면을 상상하며 셔터를 눌렀다. 중간 중간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기도 했지만, 누구 하나 크게 개의치 않았다.
우산 대신 지붕 아래로 자연스럽게 몸을 옮겨 비를 피하는 와중에도 카메라는 손에서 놓이지 않는 모습에 참가자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했다. 비가 그치면 곧장 눈여겨봤던 장소로 이동해 자세를 취하고 서로를 담아주는 모습을 보며 사진을 향한 진심이 자연스럽게 전해졌다.


참가자 중 누군가 카메라를 들면 모두가 모이는 매직
"몇 컷 찍으셨어요?" 라며 서로의 촬영 현황을 묻고, 자신만의 촬영 팁을 나누는 모습은 단순한 출사를 넘어 진짜 교류가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였다. 김태풍 작가에게 촬영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참가자들의 열정 또한 인상 깊었다. 2시간 동안 카메라로 얼굴이 가려질 만큼 촬영에 몰입했던 시간 속에서 참가자들은 72컷을 모두 채우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셔터를 눌렀던 그 순간, 다시보기
담당자가 준비해 둔 간식과 함께 잠시 쉬어가는 시간

정성스레 필름을 정리하는 참가자
출사를 마치고 돌아와, 세기P&C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고래사진관에서 직접 셀프 스캔을 해보는 시간도 주어졌다. 기존 셀프 스캔을 경험해 본 참가자들, 반대로 스캔이 처음인 참가자들도 있어 그 중 세 명을 선정하여 셀프 스캔부터 필름 컷팅까지 모두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하루 동안 정성스레 담아낸 사진들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 과연 내가 찍은 사진은 어떻게 나왔을까 하는 마음으로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스캔 된 이미지를 바라보며 조용히 깊은 생각에 잠긴 이도 있었고, 자신이 직접 잘라낸 필름을 정성스레 정리하며 설레어하는 이들도 있었다.




모든 스캔본이 완료된 후 김태풍 작가는 참가자 개개인에게 피드백을 해주었다. 참가자들의 사진을 보며 촬영시 설정한 노출값과 촬영 모드에 대해 간단한 피드백 후, 하프 프레임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에 대한 평가보다는 참가자의 시선 속에 있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본인만의 의도를 이야기 해주기도 하고 재치있는 사진을 통해 서로 한층 더 가까워지기도 하며 단순한 촬영과 피드백이 아닌, 서로의 결과물을 통해 경험을 교환하는 시간이라고 느껴졌다.

펜탁스 17 필름 2컷 - 가깝게 그리고 멀게 담아본 참가자들의 모습
평범했던 시간이 특별함으로 가득찼길 바라며 이번 펜탁스 17 힙지로 출사 행사는 막을 내렸다. 펜탁스 17과 함께한 하루는 단지 72컷을 찍은 날이 아니었다. 느리게 걷고 오래 바라보며 천천히 눌러 담은 이야기들 속에서, 필름이라는 매체가 가진 느림은 오히려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더 가깝게 만들고 각자의 이야기를 더 섬세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바쁜 일상 속, 나의 시선이라도 잠시 여유를 찾고 싶다면 펜탁스 17과 함께 해보는건 어떨까. 바쁘게 지나가며 놓쳤던 모든 것들이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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