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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매거진

SEE.MENT
LIFETravel & Place
[제주카페기행] SEE.MENT,
대형 카페의 정석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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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카페 문화는 카페라는 공간이 가진 의미와 전 세계적인 카페 문화와 비교해도 매우 특이하고 독특한 방향으로 선도해 나가는 현상을 보입니다.

 

카페는 이름처럼 커피를 소비하는 공간으로, 커피를 주로 섭취하던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을 기반으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카페는 지극히 마을 기반의 일상 공간입니다. 이 카페는 로컬 커뮤니티와 연결되어 있으며, 관광객보다는 단골 중심의 ‘작은 생활 공간’의 성격을 띱니다. 물론 몇몇 대형 프랜차이즈라는 예외가 있긴 합니다.

 

일본의 경우는 컨셉추얼한 형태의 카페가 존재하긴 하지만 대부분 소규모에 정적인 분위기를 선호하고 ‘맛’과 서비스’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한국 카페의 경우 ‘관광지화’가 이루어져 카페라는 공간에 방문하는 것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카페가 ‘체험할 만한 공간’이자 ‘SNS 콘텐츠 생산지’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카페들은 과감한 건축 디자인, 대형 스케일, 자연 풍경과의 조화에 보다 집중하기 시작했으며, 자신들의 ‘철학’과 ‘스토리텔링’을 앞세워 정체성을 구축했습니다.

 

때문에 지금의 한국 카페 문화는 커피보다는 공간 경험, 세계관, 브랜딩 이미지가 더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는 한국 문화 영향권 안에 있는 몇몇 아시아 나라로 확산해 가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카페 관광지화 현상에서 상징적 중심지이자 실험장은 역시나 세계적인 휴양지인 ‘제주도’입니다. 제주도의 카페는 질적 영향력, 트렌드 형성력, 공간 실험적인 측면에서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인구 1만 명당 카페 수가 서울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간단한 사실만으로도 유추가 가능한 사실입니다.

 

게다가 서울의 카페들은 ‘로컬 감성의 브랜딩’을 위주로 하고 있다면, 제주는 ‘공간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완결형의 형태로 관광객 대상 마케팅을 해나가는 형태입니다. 게다가 건축가, 디자이너, 포토그래퍼들에 의해 카페가 하나의 건축 작품처럼 다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제주이기에 지금의 ‘제주 카페 기행’을 칼럼으로까지 해서 이어 나가고 있는 것인데, 그럼에도 개인적인 취향은 로컬의 느낌과 주인장 취향이 공간 구석구석 곳곳에 배어 고즈넉하고 커피의 맛이 좋은 카페를 찾아다니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 주인장은 나무 소재를 좋아하는군?’, ‘음악 선곡이 아주 마음에 드는걸?’, ‘사진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지고 있었군.’ 따위의 것을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하지만 자금력으로 밀어붙이는 규모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콘셉트가 가득한 카페를 찾아 웅성거리는 관광객들, 쉴 새 없이 찍어 대는 사진, 커피에 대한 철학보다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퉁명스러운 바리스타들을 만나는 경험은 역시나 즐거운 경험이 아닙니다.

 


그런 ‘관광지형 카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건만, 오늘 소개할 곳은 그런 관광지 카페의 전형인 카페 ‘SEE.MENT_시멘트’입니다. ‘SEE’와 ‘Moment’를 결합하여 고객들이 멈춰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내적 성찰을 의미하고, 제주의 고요한 풍경과 평온함, 개방성, 바다의 무한함을 담은 블루 컬러가 모티브라는 카페의 소개 문구는 컨셉추얼의 정석입니다만, 시멘트라는 발음에서 따온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의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는 꽤 멋집니다.

 


내부는 무척 넓고 건물 전체가 회색의 시멘트를 주요 질감으로 하는데, 시멘트의 삭막한 질감과 상반되게 공간 곳곳에는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편에서는 폭포가 떨어지고 있는데, 어릴 때 아버지의 손을 잡고 들어가 봤던 댐의 내부가 떠오릅니다. 바깥에서는 내부를 상상하기 힘든 형태의 시멘트 건축물이지만, 내부에 이런저런 구조물들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커피도, 빵도 무난합니다. 이런 규모의 카페라면 F&B도 컨설팅을 받았을 것이 분명한데, 무난하다는 것은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형 규모의 카페들은 커피의 단가만으로는 운영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빵과 굿즈와 같은 것들이 함께해야 하는데, 모두 평균 이상으로 마음에 듭니다.

 


사실 카페 ‘시멘트’는 최근 카페의 콘셉트, 건축, 인테리어, 브랜딩, 메뉴 개발까지 모두 아우르는 것으로 큰 각광을 받는 한 업체가 기획한 것입니다. 이전에 경험했던 몇몇 카페들의 경우 같은 업체의 손길이 닿았지만, 사실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기에(사실 어쩌면 최악의 경험) 앞서 언급한 ‘관광지형 카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함께 카페 ‘시멘트’에도 들어서는 순간부터 떨떠름하게 바라보며 들어섰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쾌적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그간의 선입견이 꽤 희석됩니다. 이유를 분석해 보면 ‘시멘트’는 관광지가 아닌 제주 도심, 그것도 공업단지가 모여 있는 화북공업단지 언저리에 있습니다. 관광객,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쉬운 곳은 아닙니다. 제주의 일부 대형 카페에선 한국어를 듣기 힘들 만큼 북적거리는 수많은 관광객에게 혼이 빼앗겨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여유 있게 안을 거닐며 이곳저곳 구경을 하니 다소 와닿지 않던 콘셉트가 어쩐지 수긍됩니다. 게다가 커피 한 잔을 시켜 두고 여기저기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작은 암자를 찾아 보내는 시간보다 의외로 덜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분주한 바와 손님들의 수를 보자면 절대 적은 방문자들이 찾는 곳이 아님에도 여유로울 수 있는 이유는 내부보다 외부로 뻗어 나간 압도적인 규모 덕분입니다. 실내 규모도 입이 떡 하고 벌어지기 충분했는데, 야외 곳곳에는 파라솔로 그늘을 만들고 그 아래에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있습니다. 야트막한 동산을 고저(高低) 차를 두고 나무와 풀, 물로 마무리한 야외 공간은 마치 작은 공원이라고 해도 될 만큼 거대합니다. 마침 가지고 있던 카메라는 Ricoh의 GR3X입니다.

 


GR3X는 35mm 환산 화각으로 40mm 정도인데, 사람의 시야각과 비슷한 화각인지라 일상 풍경을 편안하게 담기에 최적인 카메라입니다. 때문에 카페에서 꽤 유용한 카메라지만 이 시멘트의 규모를 담기에는 다소 망원입니다. 하지만 한곳에 집중해서 담기는 여름 풍경의 모습은 편안하기 그지없습니다.


건축물이 상당히 인더스트리얼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것과 반대로 야외 풍경은 전원적이어서 남프랑스, 아니 지금은 아주 볕이 뜨거운 계절이니만큼 스페인의 어느 작은 마을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척 낭만적으로 느껴지는지라 이 무더위에도 어쩐지 잠시 앉아 시간을 보내게 만드는데, 그렇게 퍼져 있는 공간들 덕분에 적지 않은 인원들이 오감에도 쾌적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관광지화된 대형의 카페보다는 로컬과 사람 중심의 작은 카페를 좋아하는 성향이지만, 어쩐지 그 카페들에 대한 선입견을 한 꺼풀 벗겨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용 장비 ㅣ 리코 GR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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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샬장 글 · 사진

영상제작자(Baby/lonians film works)

https://www.instagram.com/special_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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