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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투스 진짜 좋아요? ZEISS Otus ML 1.4/50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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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스의 플래그십 시리즈인 Otus ML 렌즈가 출시된 지도 몇 개월이 지났습니다. 처음 리뷰를 쓸 때는 콘텐츠나 정보가 많이 없다 보니 잘 몰랐는데, 이제는 이런저런 정보가 많아지니 주변에서 가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오투스 진짜 좋아?"라고 말입니다. 오투스 사용감을 묻는 말에 '진짜?'라는 말이 붙는 이유는 그만큼 전작의 위용이 그만큼 대단했기 때문에 후속작에 대한 일종의 ‘기대감’ 같은 거라 볼 수 있죠.

 

ZEISS의 Otus 시리즈는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름만으로도 기대하게 만듭니다. 광학 기술로 이미 유명한 자이스 렌즈 안에서도 가장 좋은 해상력을 보여주는 렌즈 시리즈인 데다 이름부터 어둠 속에서도 뛰어난 시력을 가진 새인 '올빼미, Owl'에서 유래되어 어떤 환경에서도 최고의 선명도와 디테일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담아 개발한 것이니까요.

 

이번 새롭게 출시한 Otus ML 50mm F1.4 렌즈는 확실히 전작과 다른 렌즈입니다. 제품명에 ML이 붙는 것처럼 미러리스만을 위해 설계되었고, 사용성에 맞춰서 크기와 무게를 다듬었습니다. 그에 따라 크기도, 무게도 작아지고 가벼워졌습니다. 킬로 단위에서 그램 단위로 바뀐 덕에 들고 다니면서 촬영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좀 더 편해진 Otus와 뜨겁지만, 초록빛이 가득한 여름날을 보내봤습니다.

 

이제 디자인도 미러리스에 특화된 느낌이 듭니다.
렌즈 마운트 부분에 디클릭 레버가 있어서 동봉된 나사를 이용하면 클릭-디클릭 전환이 가능합니다.

 

조작부가 매우 간결합니다. MF 전용 렌즈다 보니 당연히 AF/MF 조작부는 없고 요즘 그 흔한 De-Click 레버조차 노출되어 있지 않습니다. (De-Click 레버는 렌즈 마운트 쪽에 별도 조절 레버로 변경 가능합니다) 촬영 시 오로지 심도를 조절하며 포커스 맞추는 것에 집중하라는 의미 같습니다. 처음엔 불편할 것 같았지만 촬영을 거듭할수록 촬영 과정이 아주 심플해지고 피사체를 향한 집중도 또한 높아져서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부분이라 느껴졌습니다.

 

보이는 부분은 아니지만 포커스 조절 링의 감각에 감탄하게 되는데 AF 렌즈에서 쓰는 MF와는 차원이 다른 조작감을 보여줍니다. 이전의 Otus나 Batis 라인업이 전자식인 'Focus-By-Wire' 방식을 채택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실제 렌즈 경통 내부의 금속 나사산을 이용해 움직이면서 기계식으로 포커스를 맞추는 방식이라 '진짜 본격적인 MF' 렌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족스러운 사용감에서 나아가 고급스러움까지 더 끌어올렸습니다. 꽤 묵직하지만 한번 돌려보면 아주 부드러워서 원하는 부분에 포커스를 오히려 더 정확하게 맞출 수 있습니다.



ZEISS OTUS ML 1.4/50 (1/4000초, F1.4, ISO 100)
ZEISS OTUS ML 1.4/50 (1/16000초, F1.4, ISO 100)
ZEISS OTUS ML 1.4/50 (1/8000초, F1.4, ISO 100)
ZEISS OTUS ML 1.4/50 (1/16000초, F1.4, ISO 100)

 

그래서 생각보다 MF로 포커싱하는 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포커스 링을 돌리면 즉각적으로 카메라에서 확대해 주는 기능도 잘 작동한 덕도 있지만, 헬리코이드 방식의 MF 시스템 덕분에 아주 미세하고 원하는 만큼만 포커스를 맞출 수 있어서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도 최대 개방에서 비교적 정확하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포커스가 매우 부드럽지만, 전자식 MF의 비선형 방식보다는 선형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그렇기에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었고, 어느 정도 거리감이 익었을 때는 포커스 맞추는 것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이 MF 구동 방식은 Otus ML 1.4/50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ZEISS OTUS ML 1.4/50 (1/1000초, F1.4, ISO 100)
ZEISS OTUS ML 1.4/50 (1/8000초, F1.4, ISO 100)
ZEISS OTUS ML 1.4/50 (1/32000초, F1.4, ISO 400)
ZEISS OTUS ML 1.4/50 (1/500초, F1.4, ISO 100)

 

그리고 사용하면 할수록 놀라운 점은 Otus ML 렌즈가 보여주는 퍼포먼스입니다. 단지 F1.4 라는 얕은 심도의 배경 흐림이 아니라 F1.4에서도 균일하게 표현되는 해상력과 ZEISS 3D POP이라고 하는 공간감 표현, 자이스만의 T* 코팅 덕에 아주 강한 여름 햇살 아래에서도 플레어를 억제하면서 아주 쨍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도 플레어 억제 능력은 소위 말해서 '도가 텄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경지에 도달한 느낌입니다.

 

또한, 자이스만의 3D POP이라고 소개하는 공간감을 표현하는 특징을 사진으로만 보면 '별 차이 없어 보이는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단순 마케팅적인 요소보다는 정말 그런 묘한 공간감, 입체감을 느끼게 됩니다. 자이스에서 말하는 자이스 3D POP은 어떤 기능이라기보단 광학 성능에서 비롯된 특징과도 같은데 최대 개방에서 피사체와 배경이 아주 부드럽게 분리되면서 동시에 입체감 같은 것도 느껴지기 때문에 이런 느낌을 받게 되는 효과인 거죠.

 

이런 특징은 사실 한 가지 요소로 결정되는 건 아니라서 명확하게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디스타곤 렌즈 구조와 비구면 렌즈의 적용, APO 렌즈 설계를 통한 왜곡을 최소화하고 균일한 선명도를 제공하면서 배경을 부드럽게 표현하는 10개의 조리개 날과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자이스만의 독특한 입체적인 표현이 바로 ZEISS 3D POP인 거죠.

 

이 ZEISS 3D POP은 경험해 봤을 때 뒷배경이 복잡할수록 더 입체적으로 배경이 분리되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이 맛으로 자꾸 최대 개방으로 촬영하는 마법에 걸려버립니다.



ZEISS OTUS ML 1.4/50 (1/250초, F1.4, ISO 100)
ZEISS OTUS ML 1.4/50 (1/5000초, F1.4, ISO 100)
ZEISS OTUS ML 1.4/50 (1/2000초, F1.4, ISO 100)
ZEISS OTUS ML 1.4/50 (1/10000초, F1.4, ISO 100)



자이스는 기본적으로 최고의 해상력, 왜곡의 최소화에 포커스를 두고 렌즈를 설계하는데 이번 Otus ML 1.4/50 렌즈에서도 그런 원칙을 우선시했습니다. 3D POP 특징을 설명하면서 작성했지만, 50mm라는 표준 렌즈에서 보기 드문 디스타곤 형태로 제작했는데 이 형식이 꽤 독특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렌즈 제조사들에서는 효율적인 설계를 위해서 디스타곤보다는 더블 가우스 형태라는 대칭형의 구조로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현재 다른 50mm 렌즈처럼 디스타곤 구조보다는 더블 가우스 형태로 제작하는 게 효율적인데 자이스는 효율적인 형태보다 디스타곤 구조와 APO 렌즈 설계를 통해 '순수한 광학 성능으로 수차와 왜곡을 잡아보겠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타협하지 않는 건 여전하지만, 디스타곤 구조+APO 렌즈 설계라면 당연히 렌즈가 커지고 무거워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기어이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생각보다 더 큰 폭으로 소형화를 시켰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낭만 합격.

 

ZEISS OTUS ML 1.4/50 (1/3200초, F1.4, ISO 100)
100% 크롭본 최대 개방인데도 날카로운 화질과 해상력이 여전합니다.



사용할수록 매력적인 렌즈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외관의 디자인, 고급감, 해상력, 그리고 플레어의 억제 능력, 쫀쫀한 포커스 드라이브까지 어디 하나 빈틈이 없는 좋은 렌즈입니다. 물론, 이 가격에 AF가 아닌 점은 아쉽긴 하지만 오히려 오투스 라인업이기 때문에 화질, 해상력에 올인한 느낌이 들어서 신뢰가 가기도 합니다. MF 렌즈라서 어려울 것 같고, 순간 포착을 하기 힘들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친해질 시간이 필요하지만 익숙해지면 누구보다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 수 있습니다.

 

그렇게 촬영하다보면 불편했다는 생각은 온데간데 없고, 피사체에 집중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주변에서 '진짜로 Otus ML이 좋냐'고 물어본다면 "자꾸 손이 가게 되고, 촬영할 때와 촬영한 이후가 즐거워지는 렌즈더라고요. 계속 눈에 밟혀요."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이 여름 뜨거웠지만 오투스와 함께여서 꽤 재밌게 촬영을 다닌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많은 장비를 쓰다보면 딱히 구매에 대한 생각은 들지 않는데 아주 오랜만에 사고 싶은 렌즈가 나타났습니다. 진심으로 말입니다.

 

 

ZEISS Otus ML 1.4/50으로 만난 여름 풍경

 

ZEISS OTUS ML 1.4/50 (1/50초, F6.3, ISO 100)

 



ZEISS OTUS ML 1.4/50 (1/800초, F7.1, ISO 100)

 

ZEISS OTUS ML 1.4/50 (1/250초, F6.3, ISO 100)

 

ZEISS OTUS ML 1.4/50 (1/250초, F11, ISO 100)

 

ZEISS OTUS ML 1.4/50 (1/16000초, F1.4, ISO 100)

 

ZEISS OTUS ML 1.4/50 (1/3200초, F1.8, ISO 100)

 

ZEISS OTUS ML 1.4/50 (1/8000초, F1.4, ISO 100)

 

ZEISS OTUS ML 1.4/50 (1/8000초, F1.4, ISO 100)

 

ZEISS OTUS ML 1.4/50 (1/125초, F8, ISO 100)

 

ZEISS OTUS ML 1.4/50 (1/640초, F1.4, ISO 100)

 

ZEISS OTUS ML 1.4/50 (1/640초, F1.4, ISO 100)

 

에디터 C 글 · 사진

오늘도 장비를 삽니다. 장비 없인 못살아.

태그 #ZEISS #자이스 #자이스오투스 #오투스 #Otus #OtusML #오투스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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