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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매거진

제철코어
LIFEFood & Style
제철코어,
접시에 계절 담기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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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 이마트, 홈플러스, 동네 마트 등등 온갖 마트를 돌아다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바로 햇감자 포카칩을 구매하기 위해서였어요. 오리온은 제철 감자를 사용한 포카칩엔 평소에 쓰는 ‘생감자’란 단어 대신 ‘햇감자’를 써서 제철 재료로 만든 과자라는 점을 소구하고 있어요. 이뿐만 아니라 여러 카페에선 시즌별 과일 디저트가 나오고, 여름이 오기 전부터 수박주스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요즘 이 현장을 두고 ‘제철코어’라고 부르기도 해요.

 

사실 코어라는 단어만 붙었을 뿐, 낯선 일은 아닙니다. 우리는 예전부터 봄에는 달래, 여름엔 초당 옥수수, 가을엔 전어를 먹었듯 제철에 먹어야 가장 맛있고 영양도 높은 음식을 즐겼어요. 게다가 우린 먹는 데에 진심이잖아요.

 

더위와 싸우느라 기력이 다하는 요즘, 우리를 위한 제철코어를 준비해 봤습니다. 이곳들이 우리에게 활력과 즐거움을 주길 바라며.

 

 

마르쉐 작은농부시장

-인스타그램

 

 

비가 추적추적 내려도 농부 시장은 못 참죠. 모양도, 크기도, 색도 제각각이지만 그래서 더 좋은 채소와 과일이 눈앞에 있는데 비쯤이야 기세로 이겨냈습니다. 채소, 과일뿐만 아니라 꽃을 안고 가는 분들도 종종 있었어요. 꽃이 활짝 잘 피었거든요.

 

지난해 한번 소개했던 마르쉐@ 시장*에 올해도 다녀왔습니다. 제철 식재료를 한눈에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 마르쉐@만큼 좋은 곳도 없는 듯해요. 각각 개성을 입은 채소와 과일은 일반 마트에선 흔히 볼 수 없기에 더욱 귀하고요. 지난 9일(금)에 열린 시장은 작은 카페에서 진행되었다 보니 이름처럼 소규모였지만 그럼에도 시장은 사람들로 복작복작하고, 비 때문에 우중충한 하늘이 무색하게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카페 안에선 판매를 비롯해 부대행사가 열렸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까지 한편에 있어 더 인산인해였지만 그 누구도 그 시간을, 기다림을 불편해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이것도 마르쉐@만의 힘인 것 같죠.

 

우리는 여러 방면에서 협업합니다. 사람과 사람, 기업과 기업, 사람과 기업이 협업하죠. 마르쉐@는 사람과 자연이 협업을 합니다. 지구의 재생과 회복을 생각하며 먹거리를 재배하고, 가꾸고, 요리해요. 이곳을 꾸준히 찾는 사람들, 꾸준히 참여하는 사람들, 앞으로 참여하려는 사람들 모두 그 뜻에 동참하기 때문에 마르쉐@ 시장 또한 ‘지속 가능’ 하길 바라게 됩니다. 이번에도 색이 짙은 주키니, 크기가 다른 방울토마토를 보면서 생각했어요. 마르쉐@ 시장에 세 번째 발자국을 남기고 싶다고요.

 

*가을이 오는 소리: MMCA 미술관 장터 with 농부 시장 마르쉐@

 

 

바이인시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맛로 23 1층 2호(사러가 마트 1층)

-매일 10:00~21:00 (식사 라스트 오더 19:30)

 

 

그러니까 저는 ‘고구마 레몬 피클’이 세상에 존재할 것이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피클이라고 하면 양배추, 오이, 무 정도만 떠올렸지, 고구마가, 단호박이, 버섯이, 달걀이 피클이 된다? 무화과로 오일을 만든다? 풋마늘이 페스토로 변신한다? 제 상식이 한층 넓어졌습니다. 삶고 볶는 것 이상의 맛을 볼 수 있는 식료품으로 채워진 냉장고를 보면서 생뚱맞게도 요리는 과학이란 말이 진짜였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바이인시즌은 제철 재료로 피클부터 수제청, 오일, 버터나 넥타, 소르베 등을 만드는 작은 식료품점이에요. 규모는 작지만 이들이 담그고, 발효하고, 짜내고, 저어 만든 채소와 과일은 매우 많고, 다양하고, 깊어요. 게다가 모든 제품엔 알록달록 재료 본연의 색이 묻어나 있고 질서정연하게 진열되어 있어 냉장고를 보고 있기만 해도 힐링 됩니다. 색이 정말 예쁘거든요.

 

토스트나 파스타, 넥타로 만든 음료 등 브런치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조그마한 공간도(4개 테이블) 있어서 잠시 머물렀다가 가기에도 좋아요. 그 자리에서 계절을 먹고, 계절을 집에 가져가는 어떤 즐거움이 이 작은 공간에 가득합니다.

 

 

조효상점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8길 30-15 1층

-수~금 09:00~19:00, 토~월 11:00~16:00

-홈페이지

 

아기 맹수 살구

 

무슨 이런 과일 상점이 다 있지?(Positive) 싶게, 살면서 들른 청과점 중 가장 철학이 확고한 곳이었습니다. 그 흔한 간판도 없는 조효상점은 과일 상점을 콘셉트로 하는 카페가 아니에요. 이곳의 주(主), 그러니까 정체성은 ‘과일을 판매한다’라는 점입니다. 그 철학은 달콤한 향으로 우리를 매료하는 과일에서, 곳곳에 무질서 속 질서처럼 있는 글귀에서, 공간 자체에서 느껴져요. 동시에 사장님도 이곳을 소개할 때 카페가 아닌 ‘과일 상점’이라고 말합니다. 제철 과일로 만든 디저트나 음료를 판매하고 있지만 결국 모든 것은 ‘좋은 과일을 선보인다’로 귀결되는 곳이에요. 그러다 보니 사장님이 직접 큐레이션 한 싱싱한 과일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고, 이미 이곳을 잘 알고 있는 손님들은 사장님과 자연스럽게 과일이 보관된 냉장고로 향하며 이야기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음료를 마시지 않아도, 과일을 사지 않아도 편히 있다가 갈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는 사장님의 뜻은 자유로운 가게 분위기가 대변합니다. 무엇보다 어디에서든 색색의 과일이 잘 보이니깐 어쩐지 기분마저 향긋해져요. 이날 제 기분은 복숭아 향이었습니다. 아직도 진열대 근처에 서면 은은하게 코끝을 자극하던 복숭아 향이 기억나요.

 

또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신다며, 다회용기 지참 시 과일 커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하니 수박이나 멜론처럼 껍질이 많은 과일을 구매할 때 다화용기를 꼭 들고 가시길. 참, 사람을 매우 좋아하는 강아지 살구가 있습니다. 목줄도 하고 있고, 사장남이 강아지를 잘 돌보기도 하시며, 강아지도 사장님 말을 잘 따르지만 혹시나 동물을 무서워한다면 방문에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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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K 사진

소소하게 살고 싶습니다.

에디터 M 글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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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제철코어 #제철음식 #제철식재료 #제철과일 #마르쉐 #농부시장 #바이인시즌 #조효상점
SEE.MENT 이전글 [제주카페기행] SEE.MENT, 대형 카페의 정석 한국의 카페 문화는 카페라는 공간이 가진 의미와 전 세계적인 카페 문화와 비교해도 매우 특이하고 독특한 방향으로 선도해 나가는 현상을 보입니다. 카페는 이름처럼 커피를 소비하는 공간으로, 커피를 주로 섭취하던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을 기반으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카페는 지극히 마을 기반의 일상 공간입니다. 이 카페는 로컬 커뮤니티와 연결되어 있으며, 관광객보다는 단골 중심의 ‘작은 생활 공간’의 성격을 띱니다. 물론 몇몇 대형 프랜차이즈라는 예외가 있긴 합니다. 일본의 경우는 컨셉추얼한 형태의 카페가 존재하긴 하지만 대부분 소규모에 정적인 분위기를 선호하고 ‘맛’과 서비스’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한국 카페의 경우 ‘관광지화’가 이루어져 카페라는 공간에 방문하는 것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카페가 ‘체험할 만한 공간’이자 ‘SNS 콘텐츠 생산지’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카페들은 과감한 건축 디자인, 대형 스케일, 자연 풍경과의 조화에 용산 타건샵 다음글 다다익키라 했습니다. 일단 두들기러 가봅시다. 카메라, 가방, 옷 등 다양한 것들에 시선을 뺏기지만, 그중에서도 '키보드'는 늘 새롭다. 키보드는 작은 변화만으로도 꽤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존재다. 스위치(축) 하나만 바꿔도 평소와 다른 소리가 나고, 키캡을 바꾸면 타건감이 달라진다. 지겨워지기 쉬운 일상에서 이런 소소한 변화는 생각보다 큰 재미를 주기 때문에, 변덕이 잦거나 쉽게 싫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기계식 키보드는 꽤 괜찮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나의 위시리스트는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결국 키보드는 손맛이고 직접 두드려봐야만 알 수 있다는 점이다. 풀리지 않는 문제로 끝없이 불어나는 위시리스트를 청산하기 위해 직접 타건샵을 다녀왔다. 역시나 다양한 모델을 비교하고 나와 맞는 제품을 찾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결론은 간단하다. 나처럼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괜히 머릿속에서만 고민하지 말고, 하루쯤은 키보드에 양보하는 게 낫다. 리뷰 100개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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