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owa 12mm f/2.8 Lite Zero-D FF
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25년 8월, 공원에서 사진을 찍던 사진가 A가 땀을 닦으며 혼잣말로 탄식을 한다.
"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한 프레임에 담고 싶은데 광각 렌즈를 쓰자니 왜곡이 심해서 선뜻 손이 안 가네."
그 말을 듣고 나무 그늘 아래서 쉬고 있던 사진가 B가 의기양양해진 채 끼어드는데,
"자네, 왜곡 없는 광각 렌즈 찾고 있나? 왜곡 없는 12mm 초광각 렌즈가 있다면 믿을 텐가?"
눈이 휘둥그레진 A가 놀라 말한다.
"세상에 그런 렌즈가 어딨어!"
B는 주위를 한번 쓱 살피고는 A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말을 하는데,
"사실을 그게 말인데, 자네만 알고 있어. 얼마 전에 Laowa에서 12mm f/2.8 Lite Zero-D FF 렌즈가 출시됐대. 근데 그게 무려 왜곡이 없고 화질도 끝내준대. 그게 말이 안 되잖아, 초광각 렌즈의 고질병인데! 그래서 내가 직접 써봤거든? …"
지금부터 사진가 B의 경험담을 들어보자.
Laowa 12mm f/2.8 Lite Zero-D FF 외관
먼저, 네가 알아둬야 할 게 있어. 제품명은 "Laowa 12mm f/2.8 Lite Zero-D FF"로, 전작과 제품명이 매유 유사하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을 거야. 그럴 땐, 'Lite'로 구분하면 돼. Lite라 하면 보통 보급형 모델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혀 아니야. 전작에 비해 무게가 가벼워지고 크기도 작아졌는데 심지어 성능은 눈에 띄게 업그레이드됐어.
이제 본격적으로 이 렌즈에 대해 설명해 줄게. 이 렌즈는 미러리스 전용 설계 렌즈로, 라오와에서 두 번째로 출시한 AF 렌즈야. E, Z, L, RF 마운트가 호환 가능하지만 AF 초점 모드는 E, Z마운트만 지원한다는 것도 알아둬. 무게는 전작인 12mm f/2.8 Zero-D에 비해 굉장히 가벼워졌어. E 마운트 기준, 무게가 609g에서 약 377g으로 줄고 크기도 눈에 띄게 작아져서 휴대성이 좋아졌어. 며칠 동안 이 렌즈와 함께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녔는데 무겁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무려 122˚를 커버하는 초광각 직선형 화각은 접사 사진을 찍을 때 혹여나 내 발이 프레임에 걸리진 않을까 확인해야 할 정도로 넓은 시야각을 제공해. 또 전작에 없던 72mm 필터 스레드가 내장되어 원하는 색감을 입히거나 빛의 양을 조절하는 등 목적에 맞춰서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졌어.
1. 미러리스 전용 설계의 AF 렌즈
2. 초소형·초경량 설계
3. 122˚를 커버하는 초광각 직선형 화각
4. 72mm 필터 스레드 내장
Laowa 12mm f/2.8 Zero-D(전작)
Laowa 12mm f/2.8 Lite Zero-D FF(신작)
지금부턴 네가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하나하나 알려줄게. 사진가들에게 광각 렌즈의 가장 큰 고질병이 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너처럼 '왜곡'이라고 대답할 거야. 광각 렌즈를 고를 때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줄 렌즈가 바로 이번에 출시된 Laowa 12mm f/2.8 Lite Zero-D FF라고 보면 돼.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 렌즈의 가장 큰 장점은 0에 가까운 왜곡이야. 너도 이미 눈치챘듯이 Zero-D의 'D'는 'Distortion(왜곡)'을 의미해. 이렇게 말로만 떠드니까 이해하기 어려울 거야. 그래서 내가 사진을 준비했어. 전작인 Laowa 12mm f/2.8 Zero-D와 이번에 출시된 Laowa 12mm f/2.8 Lite Zero-D FF, 이 두 개의 렌즈를 가지고 촬영한 결과물이야. 위의 두 사진처럼 수평각을 맞춰놓고 찍는다면 왜곡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전작이 출시된 지 9년이 지났지만 예나 지금이나 Zero-D 설계는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하는 라오와만의 최고의 기술력이라고 할 수 있어.
Laowa 12mm f/2.8 Lite Zero-D FF
해상력에 대한 부분도 얘기 안 할 수가 없어. Laowa에서 말하길, 전작이 훌륭한 사진 퀄리티(Great image quality)를 보여줬다면 신작은 그보다 더 나은 사진 퀄리티(Even better image quality)를 제공한다고 해. 단순히 해상력이 좋다는 말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 중앙부뿐만 아니라 주변부 역시 화질이 좋아야 하고, 피사체의 질감과 경계가 뭉개지지 않고 선명하게 표현되어야 하며, 조리개를 조여도 일정 수준 이상 디테일이 유지되어야 하고…. 따져야 될 게 많잖아. 근데 앞서 내가 얘기했던 내용들이 조금 추상적이라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하나 있어. 바로 MTF 차트야.
Laowa 12mm f/2.8 Lite Zero-D FF(f2.8) MTF 차트
이 MTF 차트는 조리개 최대 개방(f/2.8)에서 이미지 중앙을 기준으로 렌즈가 거리에 따라 얼마나 선명하게 보여주는지를 나타낸 그래프야. 먼저 가로축은 사진의 중심에서 극주변부까지의 거리(mm)고, 세로축은 선명도와 대비를 수치화값(1 = 100%)이야. 1에 가까울수록 원본 대비 손실이 거의 없다는 뜻이지. 빨간 선은 큰 윤곽과 전체적인 콘트라스트 표현력을, 파란 선은 미세 디테일 표현력을 의미해. 실선과 점선은 따로 구분하지 않을게. 중앙부부터 봐보자. 빨간 선은 약 1.0, 파란 선은 약 0.95로,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 전체적인 콘트라스트 표현 그리고 미세 디테일 모두 거의 완벽하게 표현되고 있어. 22mm에서 그 수치가 떨어지긴 하지만 빨간 선은 약 0.8, 파란 선은 약 0.5의 성능을 보여줘. 극주변부에서의 전체적인 디테일은 여전히 좋은 성능을 보여주지만 미세 디테일은 절반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거야. 그래도 주변부로 갈수록 해상력 저하 현상이 두드러지는 초광각 렌즈 특성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꽤 준수한 편이야.
여기서 또 눈 여겨볼 게 있어. 바로 하락 추이야. 빨간 선과 파란 선 모두 중앙을 시작으로 극주변부까지 완만하게 직선을 그리며 내려가고 있어. 쉽게 말하면, 특정 구간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서서히 줄어들기 때문에 실제 사진에서는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선명한 사진으로 느껴질 수 있는 거야. 너도 MTF 차트를 한 번쯤은 본 적 있을 거야. 간혹 초광각 렌즈의 MTF 차트를 보다 보면 주변부 근처에서 수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지점이 있는 걸 볼 수 있어. 그럴 경우, 중앙은 날카롭게 표현되지만 중앙을 조금만 벗어나도 뭉개져 보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사진 퀄리티가 떨어져 보일 수밖에 없어.
결국 Laowa 12mm f/2.8 Lite Zero-D FF는 최대 개방에서도 중앙부는 매우 날카롭고, 주변도 완만한 하락 덕분에 균일한 선명도를 유지하지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어.

조리개값에 따른 중잉부·주변부 해상력 변화
앞서 말했듯이, 광각 렌즈에서 주변부 화질이 떨어지는 문제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어. 그래서 내가 사진 한 장을 가져왔어. 조리개 F2.8과 F3.5에서의 중앙부 디테일 표현은 훌륭하지만 극주변부에서는 중앙부보다 떨어지는 걸 볼 수 있어. F5부터 F7.1까지 중앙부와 주변부 모두 글씨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이 구간에서의 해상력은 최고라고 할 수 있어. F9~F11에선 약간의 해상력 저하가 일어나긴 하지만 여전히 좋은 디테일 표현을 보여줘. F14부턴 회절 현상이 나타나 중앙부와 주변부 모두 디테일이 약간 뭉개진 걸 확인할 수 있었어. 나처럼 크게 확대해서 봐야 그 차이가 보이지, 그렇지 않은 이상 육안으로 가늠하기 힘들 정도니까 안심해도 돼.
나도 이 렌즈를 사용하면서 알게 된 건데, 조리개를 너무 개방하거나 그렇다고 너무 조이면 화질이 떨어져 보이더라고. 그래서 네가 만약 12mm f/2.8 Lite Zero-D FF로 촬영한다면, 조리개를 조금만 조여봐. 최상의 결과물을 만나볼 수 있을 거야.
왼쪽부터 Laowa 12mm f/2.8 Zero-D(전작) & 12mm f/2.8 Lite Zero-D FF(신작/AF)
다음으로 광각 렌즈에서 나타나는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 줄게. 광각 렌즈 특유의 넓은 입사각으로 인해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 바로 '플레어'와 '비네팅'이야. 먼저, 전작과 비교해서 플레어는 거의 보기 힘들 정도로 완벽히 개선되었어. 조리개 날수에 따른 빛갈라짐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태양을 마주 보고 하늘을 찍었는데 전작에선 플레어가 생기더라고. 동일한 촬영 조건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왼쪽 사진(전작)에 원형의 무늬와 빨간색 빛번짐이 생긴 거 보이지? 그에 반해 같은 위치에서 12mm f/2.8 Lite Zero-D FF로 찍은 사진을 보면 깨끗하게 빛갈라짐만 표현되고 있어.
빛갈라짐은 조리개 날 수에 따라 차이를 보여. E마운트를 기준으로 AF와 MF 렌즈 모두 날카롭고 선명한 빛갈라짐의 모양은 같지만 조리개 날 수에 따라 빛줄기의 개수가 달라. AF는 조리개 날 수가 5개로 10개의 빛갈라짐이 표현되는 반면, MF는 14개로 14개의 빛갈라짐을 나타나. 부드럽게 퍼지는 전작의 빛갈라짐과는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

비네팅은 너도 알다시피 주변부 광량 저하를 뜻해. 플레어와 발생 원리가 다르긴 하지만 이 역시도 광각 렌즈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야. 위의 사진을 보면, 최대 개방에서는 카메라 LCD 화면에서 비네팅이 느껴질 정도였는데 조리개를 조일수록 비네팅이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어. F4~5.6으로만 줄여도 비네팅이 크게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균형감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더라고. F11에선 거의 사라진 거 보이지?


마지막으로 최소 초점 거리에 대해서 이야기할게. 최소 초점 거리는 14cm로 전작(18cm)에 비해 많이 향상됐어. 최소 초점 거리가 향상됐다는 건 풍경 사진을 위주로 찍는 사진가들에게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옵션이 생긴 것과 같아. 광각 렌즈를 넓은 풍경이나 건축물을 위주로 담는 렌즈로만 생각할 수 있는데, 짧아진 초점 거리는 피사체의 디테일을 살리면서 배경까지 함께 담아낼 수 있는, 오직 초광각 렌즈로만 담아낼 수 있는 색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줄 거야.

가만히 듣고 있던 사진가 A가 입을 뗀다.
"그러니까 자네 말은 이 렌즈가 초광각임에도 왜곡이 0에 가깝고, 크기가 컴팩트해지고, 무게는 가벼워졌으며 해상력은 최고 수준이고 …"
B는 손가락을 튕기며,
"그래 바로 그거야!"
"그래도 광각 렌즈는 수도 없이 많잖아. 왜 꼭 이 렌즈여야 되는데? 요즘은 왜곡 억제 기능이 훌륭한 광각 렌즈도 많고, 후보정 프로그램을 통해서 왜곡을 잡아주면 되는데 그냥 아무거나 써도 되는 거 아니야?"
“맞아, 너 말처럼 세상엔 수도 없이 많은 광각 렌즈가 존재해. 근데 하필이면 그중에서도 왜 Laowa 12mm f/2.8 Lite Zero-D FF냐고? 바로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거든.”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 "
"요즘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소프트웨어(보정 프로그램, 카메라 바디 내 프로세서 등)를 통한 보정을 전제로 한 렌즈 설계 방식을 택하고 있어. 광학적으로 문제를 억제하려고 했던 과거의 설계 방식 대신 렌즈의 소형화 및 경량화를 택한 거라고 보면 돼. 그래서 요즘 나온 광각 렌즈의 왜곡 억제 기능이 좋아졌다고 하는 건 사실 소프트웨어의 기능이 좋아졌다는 말과 같아. 하지만 Laowa 12mm f/2.8 Lite Zero-D FF는 달라. 라오와만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후보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제로에 가까운 왜곡 억제를 구현해 냈어. 동시에 전작에 비해 작아진 크기와 377g의 가벼운 무게로 휴대성까지 좋아졌어.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은 거지.
"한마디로 태생적으로 좋은 하드웨어에 휴대성까지 갖춰다는 거네?"
"정확해. 이 렌즈는 광각 렌즈를 원하는 사진가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가 될 거야. 내 얘긴 끝이야. 이제 너의 차례야."
사진가 A는 생각에 잠긴 채 한참을 고민한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무언가를 결심한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어디론가 향하며 둘의 대화는 끝이 난다.
F3.2 / 1/1000초 / ISO 100
F3.2 / 1/125초 / ISO 200
F2.8 / 1/80초 / ISO 400
F2.8 / 1/200초 / ISO 400
F2.8 / 1/10초 / ISO 640
F2.8 / 1/320초 / ISO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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