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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매거진

용산 타건샵
LIFETech & Play
다다익키라 했습니다.
일단 두들기러 가봅시다.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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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가방, 옷 등 다양한 것들에 시선을 뺏기지만, 그중에서도 '키보드'는 늘 새롭다. 키보드는 작은 변화만으로도 꽤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존재다. 스위치(축) 하나만 바꿔도 평소와 다른 소리가 나고, 키캡을 바꾸면 타건감이 달라진다. 지겨워지기 쉬운 일상에서 이런 소소한 변화는 생각보다 큰 재미를 주기 때문에, 변덕이 잦거나 쉽게 싫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기계식 키보드는 꽤 괜찮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나의 위시리스트는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결국 키보드는 손맛이고 직접 두드려봐야만 알 수 있다는 점이다. 풀리지 않는 문제로 끝없이 불어나는 위시리스트를 청산하기 위해 직접 타건샵을 다녀왔다. 역시나 다양한 모델을 비교하고 나와 맞는 제품을 찾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결론은 간단하다. 나처럼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괜히 머릿속에서만 고민하지 말고, 하루쯤은 키보드에 양보하는 게 낫다. 리뷰 100개 보는 것보다 직접 용산에 가서 몇 번 두드려보는 게 훨씬 확실하니까.





1. 구산컴넷

· 영업 시간 : 월 - 금 10:00 - 19:00 (토요일 18:00) / 일요일 휴무

· 특징 : 키보드가 매우 많고, 다양한 PC 악세사리도 취급하고 있음



 

선인상가에 들어서면 오래된 전자상가 특유의 묵직한 공기가 먼저 다가온다. 처음 마주할 때는 다소 낯선 분위기에 '이런 곳에 키보드 타건샵이?'라는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구산컴넷 앞에 서는 순간 벽면을 가득 채운 헤드셋과 PC 장비들, 그리고 그사이를 빼곡히 메운 알록달록한 키보드들이 눈에 들어오면 묘한 편안함이 찾아온다.

 

화려하게 꾸미기보다는 담백하게 진열된 키보드들이 "이곳은 알 사람만 아는 공간"임을 조용히 말해주는 듯했다.

 





매장 안은 틈이 보이지 않을 만큼 다양한 키보드로 가득하다. 한성컴퓨터, SPM, 앱코, 엠스톤 같은 익숙한 브랜드는 물론이고, 알루미늄 하우징으로 제작된 개성 있는 키보드들도 있었다. 다른 타건샵처럼 제품별 설명이 따로 붙어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백지의 상태로 직접 두드려보며 나에게 맞는 키보드를 찾는 재미가 있다. 사장님이 중간중간 곁들어주는 스위치(축)에 대한 설명도 있지만, 이곳의 진짜 매력은 '설명보다는 타건'이라는 점이다.

 

많은 키보드 사이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아도 다른 곳에서 또 다른 키보드를 두드려보면, 갈대같이 마음이 흔들리는 걸 경험할 수 있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염없이 키보드를 누르다 보면 하루를 다 보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약간 키보드계의 개미지옥 같은 느낌이랄까.

 



키보드 종류나 브랜드보다 '나에게 맞는 제품'을 찾는 게 우선이라면, 이곳만큼 적절한 공간은 없을 것 같다. 워낙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 있어 자칫 정신 팔리기 쉽기에, 차라리 아무런 정보 없이 타건감에만 집중하는 편이 더 낫다. 그렇게 조용히 여러 키보드를 비교하며 취항을 좁혀가고 싶다면, 선인상가의 구산컴넷은 반드시 들러야 할 타건샵이다.

 

 

2. 펀키스

· 영업 시간 : 월 - 금 10:00 - 17:00 (휴게시간 12:30 - 13:30) / 토,일요일 휴무

· 특징 : 게이밍 제품이 많고 독특한 키캡을 취급하고 있음



 

펀키스는 카페처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타건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환경과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한쪽에 마련된 스낵 코너 덕분에 기분 좋게 체험할 수 있다. 키보드는 브랜드별로 구분해 진열되어 있어 비교하며 타건하기에 편리하고, 공간도 넉넉해 다른 사람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아 쾌적하다.

 

 

매장에는 오프라인에서 흔히 보기 힘든 브랜드의 키보드들이 주를 이뤘다. 특히 게이밍 키보드 비중이 높아, 성능 위주로 비교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제격인 공간이다.

 

FL-ESPORTS나 요즘 화제가 되는 독거미 브랜드 앞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직접 두드려보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함께 온 일행과 열띤 토론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제품 옆에는 스위치(축)와 모델에 대한 설명이 꽤 자세히 적혀있지만, 초심자에게는 다소 어려운 용어들이 있었기에 아무래도 커스텀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상태로 방문한다면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게이밍 키보드만 취급하는 건 아니다. 한쪽에는 응답하라 드라마 속 소품같은 레트로 감성을 담은 모델들이 놓여 있고, 또 다른 한쪽에는 독특한 배열과 개성 넘치는 키캡들이 꽂혀있는 키보드들이 진열돼 있다. 키캡을 자주 바꾸는 내게는 특히 눈길이 가는 공간이었는데, 흔히 볼 수 없는 디자인들이 많아 금세 위시리스트가 다시 가득 채워졌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자유로운 타건' 그 자체다. 급하게 훑고 지나가기보다 여유롭게 비교하고 나의 취향을 천천히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물론 구매까지 이어지면 더 좋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덤이다.

 

 

3. 세모키 전자랜드 용산DCS점

· 영업 시간 : 월 - 금 10:00 - 19:30

· 특징 : 많은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으며, 커스텀 입문자를 위한 체계적인 안내 제공





세모키는 이름 그대로, '세상의 모든 키보드'를 모아둔 듯한 곳이다. 과장 섞인 네이밍 같지만, 실제로 가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입문자부터 마니아까지 모두를 만족시킬만큼 다양한 키보드가 준비되어 있고, 특히 커스텀 입문자를 위한 설명과 안내가 체계적으로 잘 갖춰진 곳이다.

 

매장에는 핫스왑 방식의 키보드부터 일반 기계식, 그리고 추억을 자극하는 멤브레인까지 고르게 놓여있다. 브랜드 역시 키크론, 레이저, 다크플래시, 커세어 등 오프라인으로 자주 접해보지 못했던 브랜드가 폭넓게 입점해 있어서, 키보드는 잘 알지만 내가 어떤 종류의 키보드를 좋아하는지 아직 모르겠다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손가락이 꽤 바쁘게 움직일 것이다.

 

갖고 싶다! 대형 키보드





작은 키보드를 두드리기에 싫증을 느낀 이들을 위해 대형 키보드도 준비되어 있다. 압도적인 크기에 호기심을 품고 시도해 보지만, 끝없는 오타와 느린 타자 속도를 마주하면 오히려 일반 키보드가 얼마나 편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런 이색적인 경험이 중간중간 더해지는 것도 꽤 즐겁다.

 

방문했던 여러 타건샵 중 세모키는 교체할 수 있는 스위치(축)의 종류가 가장 다양했다. SPM과 큐센 스위치가 주를 이루었는데, 거의 모든 스위치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커스텀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여러 제품군을 타건해보는 경험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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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K 글 · 사진

소소하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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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삶을 지향하는 막내 에디터

태그 #키보드 #타건샵 #용산 #구산컴넷 #펀키스 #세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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