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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려 렌즈] SIGMA
새 표준 줌과 서울식물원 여행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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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의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17-40mm. 작고 가벼우면서 개방 조리개의 수치도 큰 특별한 렌즈입니다.

 

SIGMA 17-40mm F1.8 DC|Art(이하 17-40mm)는 그저 놀라운 렌즈입니다. 이 렌즈는 두말할 것 없이 누가 사용하더라도 흠을 잡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개방에서도 선명하고, 가볍고, 충분히 작습니다. 줌을 해도 무게중심이 잘 변하지 않고, 조용하며 빠릅니다. 포커스 브리딩도 적어서 영상 촬영에서도 자연스럽습니다. 경통이 두껍지도 않아 핸들링하는 데도 편합니다. 어디에서 안 좋은 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조금 짓궂게 초점 위치를 사진의 구석으로 정했습니다. 렌즈의 해상도가 저하되어야 할 부분. 최대 개방인데도 선명하게 담긴 꽃잎이 놀랍습니다.

 

이전 모델이라 할 수 있는 SIGMA 18-35mm F1.8 DC HSM Art는 출시 당시에도 아주 특이한 렌즈였습니다. 줌 배율은 약 2배 정도지만 최대 개방 조리개가 F1.8로 아주 밝아서 배경 흐림이 탁월했습니다. 이너 줌 방식이라 영상 촬영 감독들에게 무척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영상용 렌즈를 생각하고 만든 것은 아니라서 포커스 브리딩이 보였지만 크게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APS-C 사이즈를 탑재한 DSLR용 렌즈였지만 마운트 컨버터를 사용해서 미러리스에서도 많이 사용됐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역이었습니다.

 

보케의 모양을 보고 싶어 나무 사이로 빛이 드는 곳을 찾아 촬영했습니다. 부드럽게 흩어지는 보케. 확실히 최신 렌즈 다운 흐림이 느껴집니다.

 

물론 세월이 많이 지난 제품인 만큼 크기나 무게는 다소 큰 편이었고 화질도 최신 렌즈와 비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러리스에 맞춰 새로 개발하기를 기다렸습니다. 오래전부터 사진을 찍었던 분이라면 그래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렌즈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시간을 세어보면 이 렌즈의 출시는 무려 12년이나 지난 이야기였습니다.

 

떨어지는 물방울의 상쾌함을 표현하고자 셔터속도를 올려 담았습니다. 물방울의 위치를 예측해 초점을 맞춰 보았는데 쉽지 않네요. 흐려진 모습도 나쁘지 않아 샘플로 선택했습니다.

 

드디어 2025년. 시그마의 글로벌 비전 발표와 함께 등장했던 렌즈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새로운 심벌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새로운 F1.8 대구경 렌즈의 등장입니다.

 

새 모양의 모형이 눈에 띄어 촬영했습니다. F1.8의 대구경이 어떻게 나타나나 궁금한 부분이었는데, 오히려 모형의 질감이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게 담겼습니다.

 

SIGMA 18-35mm F1.8 DC HSM Art의 별명은 UFO 렌즈였습니다. 대구경 줌렌즈의 성능이 범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는데요. 이번에는 더 대단한 외계인을 납치해 만들었는지 더욱 놀라운 성능이 됐습니다. 초점거리는 광각으로 약 1mm, 망원으로 5mm가량 확장됐습니다. 135 포맷 환산 약 25.5-60mm 범위입니다. 2배가 넘어간 셈이죠. 무게는 최소 525g. 크기는 72.9x115.9mm 정도인데요. 이전 모델보다는 30%가량 줄었고, CONTEMPORARY 28-70mm F2.8 DG DN와 비교하면 약간 큰 수준입니다.

 

멀리 있는 나무의 잎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렌즈의 해상력을 판단하는데 좋은 기준입니다. 보통 이 정도 거리에서 개방 촬영을 한다면 나뭇잎은 하나의 덩어리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렌즈는 놀랍게도 모든 잎을 다 따로 묘사해 냈습니다.

 

렌즈 구성은 화려합니다. 아주 복잡한 11군 17매 구성인데 여기에 SLD 렌즈가 4장, 비구면 렌즈가 4장 포함됐습니다. 이 중 하나는 SLD 렌즈면서 동시에 비구면 렌즈입니다. 렌즈의 해상도를 살펴볼 수 있는 MTF 차트는 주변부가 되어야 선명함이 조금 줄어듭니다. 실제로 사진을 찍을 때는 평평한 대상을 아주 정면에서 찍지 않는 이상 주변부 화질의 저하를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렌즈의 최단 초점거리는 28cm로 가까운 편입니다. 특히 렌즈의 개방 조리개를 생각한다면 줌 렌즈 치고도 상당히 가볍게 느껴집니다.

 

기대감에 부풀어 셔터를 눌렀습니다. 첫 컷. 꽃잎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잎맥은 물론 솜털까지 선명하게 담긴 사진에 소름이 돋습니다. 분명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했는데? 단초점 렌즈라도 이 정도 선예도라면 만들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이렇게 작은 렌즈로 개방에서 이 정도 묘사라니. 작은 꽃을 찍은 만큼 초점거리가 40mm로 길어서 상대적으로 좀 더 화질이 좋았던 것이라 생각하고 이번에는 광각으로 식물원을 크게 담았습니다. 분명 조리개를 열고 찍었는데도 전체가 다 선명합니다. 수차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특이한 패턴이 반복되는 계단실입니다. 어떤 곳인지 알 수 없는. 마치 우주선 같은 묘사를 해보고 싶어 가까이에 초점을 맞춰 뒷부분을 흐리게 표현했습니다.

 

이번에 사용한 카메라는 소니의 a6700. 유효 화소 수 약 2,600만 화소 모델입니다. 이 정도 카메라에서도 이렇게 선명한데 후지필름의 X-T5와 같은 약 4,000만 화소 모델과 매칭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하늘에 우산을 걸어 둔 정원이었습니다. 우산 자체는 크게 매력 있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림자의 형태가 재미있었습니다.

 

영상에서는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4K 영상을 화소로 계산하면 약 800만 화소 정도. 선명한 렌즈를 더 적은 화소로 기록하니 날카로움이 더 분명하게 보입니다. 특히 이번 렌즈는 영상 촬영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우선 초점 렌즈 이동에 사용하는 HLA(고응답 선형 액추에이터)는 빠르고 조용합니다. 무엇보다 동작의 시작과 멈추는 과정이 자연스럽습니다. 이너 줌, 이너 포커스 구조로 초점을 바꿔도 무게중심이 크게 변하지 않아 짐벌 활용에도 편합니다.

 

모든 촬영은 최대 개방이었습니다. F1.8의 광각 묘사라 보면 됩니다. 조금은 소름 돋을 정도로 전체를 날카롭게 표현해 냈습니다.

 

렌즈 외부의 조작계도 영상에 비중을 둔 것이 느껴집니다. 조리개링은 A(오토 혹은 카메라에서 커맨드 다이얼로 조절) 부분에 잠금이 가능하고 스톱 당 클릭 기능과 리니어한 조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햇빛을 받은 나뭇잎이 청량하게 보였습니다. 무척 더운 날이었지만 사진 만큼은 시원해 보입니다.

 

한여름 방문한 서울식물원은 예상치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온실의 온도. 더운 지역 식물을 위해 냉방을 전혀 하지 않아 엄청나게 더웠습니다. 해는 들어와서 뜨거운데 바람은 전혀 불지 않는 곳. 설상가상으로 그늘도 적었습니다. 오히려 바깥보다 더 더운 기분을 느끼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물론 렌즈의 샤프니스에 놀라느라 더위는 금방 잊혔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최대 개방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건축을 날카롭게 묘사한 렌즈의 실력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서울식물원은 온실만 한 바퀴 돌고 돌아오면 조금 아까운 곳입니다. 온실을 구경하고 나오면 자연스럽게 바로 앞 카페로 향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곳의 편의시설은 1층이 전부가 아닙니다. 4층에는 카페, 식당, 편의점 등이 있고 2~3층은 전시도 진행됩니다. 식물원 외부에는 더 넓은 공원과 전시장 등이 있습니다. 날이 조금 더 선선해진다면 가족과 나들이하기 좋은 공간입니다.

 

렌즈의 샤프니스가 높아질수록 배경과 분리도 확실해집니다. 개방 수치의 장점이 성능으로 인해 더욱 강조되는 모습입니다.

 

12년 만에 돌아온 F1.8 줌렌즈 17-40mm. APS-C 사이즈 센서 모델은 카메라 제조사에 큰 수익이 남는 영역이 아니라고 합니다. 카메라가 많이 판매되지 않는다면 서드파티 렌즈 제조사인 시그마에는 그만큼 더 작은 시장인 셈입니다. 그럼에도 시그마는 이 렌즈를 만들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사진가, 영상 감독을 위해. 만일 이 렌즈를 기다렸던 분이라면 그 시간이 헛되지 않을 듯합니다. 오랜 시간 벼려온 시그마의 날카로운 칼날이 현장에서 얼마나 잘 드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역광에서 묘사도 뛰어납니다. 광원을 곧바로 마주 보는 촬영에서도 콘트라스트를 훌륭하게 유지해 냈습니다.

 


 

사용 장비 ㅣ 소니 a6700 + 시그마 17-40mm F1.8 DC|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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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PPERONI_S 글 · 사진

촬영장비 에디터

https://www.youtube.com/@gotothemcdonalds

태그 #테크 #나의반려렌즈 #렌즈리뷰 #SIGMA #시그마 #ART #17-40mm F1.8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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