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오랜만에 기분 전환을 하고자 드라이브를 즐기며 자유로를 따라 일산에 새로 문을 연 ‘킴스 델리 마켓’을 찾아갔습니다. 이름에서 풍기는 느낌처럼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을 더해줄 곳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방문해 보았습니다.


주차장은 넓은 편이었지만 주말이나 휴일에는 방문객이 많아 자리가 그리 여유롭지 않았습니다. 특히 위치상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는 다소 불편해 대부분의 손님이 차량을 이용하다 보니 더욱 그런 듯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커다란 불곰이 반겨주는 카페의 독특한 분위기였습니다. 외관은 전형적인 미국식 디자인이었고, 내부로 들어서니 높은 천장과 원목 인테리어가 주는 산장 같은 포근함이 느껴졌습니다. 곳곳에 놓인 조명과 소품들은 마치 미국 로컬 마켓에 와 있는 듯한 이국적인 감성을 자아냈습니다. 또한 큰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 덕분에 공간은 한층 밝고 여유로운 분위기로 다가왔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름 그대로 마켓 분위기가 나는 베이커리 공간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베이글을 골라 담아 계산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 동선이 이어졌습니다. 독특한 모양의 베이글들이 눈길을 끌어 한동안 어떤 것을 고를지 고민하게 했는데, 결국 이곳에서 꼭 맛보고 싶었던 몇 가지를 주문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바로 신라호텔과 같은 제주산 애플망고를 사용한 빙수와, 멀리서 보면 잘 익은 토마토처럼 보이는 귀여운 토마토 바질 페스토 베이글이었습니다.

여름철 대표 메뉴인 빙수. 그중에서도 이곳의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좀 특별합니다. 보통의 빙수와는 다르게 곱게 갈린 얼음 위에 제주에서 직접 공수해 온 애플망고가 듬뿍 올려져 있습니다. 특히 이 망고는 신라호텔에 납품되는 것과 같은 최고급 품질이라 먹기 전부터 더 기대가 컸는데요. 사악한 가격으로 유명한 신라호텔 망고 빙수에 비하면 훨씬 합리적인 가격이었지만 일반적인 빙수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인 것도 사실입니다.

망고의 색감부터가 선명했고, 한 입 떠먹자마자 달콤한 과즙이 부드럽게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이래서 신라호텔에서도 쓰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죠. 과육은 적당한 식감이면서도 과즙이 풍부했고, 과하지 않은 단맛과 깊은 향이 훌륭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 망고 하나의 가격을 생각하면 제주 애플망고 빙수 가격이 충분히 납득되었는데요. 망고 조각을 음미하며 고소한 우유 얼음과 함께 먹으니 맛이 배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제주 애플망고 빙수만 맛보기에는 아쉬워 그릭모모 복숭아 빙수를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사실 이 빙수는 비주얼이 압권이었습니다. 작은 복숭아 조각들 위에 통째로 올라간 거대한 복숭아 때문에 들고 오는 내내 빙수 위에서 복숭아가 굴러떨어질까 조마조마할 정도였습니다.

적당히 잘 익은 복숭아를 앞접시에 조심히 내려놓은 뒤, 작은 조각부터 입에 넣었습니다. 부드럽고 달콤한 복숭아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워졌는데요. 차가운 우유 빙수와 섞어 먹으니 그 맛이 정말 신선했습니다.

커다란 복숭아를 잘라보니, 씨만 쏙 빼낸 자리에 그릭 요거트가 가득 채워져 있는 독특한 조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덕분에 한 입 한 입이 지루할 틈이 없었죠. 얼음이 녹으면서 자연스럽게 복숭아와 섞여 달콤한 주스처럼 변했고, 마지막까지 달콤함과 상큼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정말 여름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최고의 디저트라고 해도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메뉴인 토마토 바질 페스토 쌀 베이글은 독특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카페에 놓인 것을 처음 봤을 때는 토마토를 통째로 올려둔 줄 알 정도로 반짝이는 붉은 코팅이 정말 토마토를 똑 닮았더군요. 하지만 조심스럽게 칼로 잘라보니, 안에는 부드러운 빵과 바질 페스토가 들어 있었고 전체적으로 토마토 향이 풍부했습니다. 쌀 베이글이라 그런지 쫀득한 식감도 신선했습니다. 시각적인 재미와 맛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메뉴라 사진을 찍고 난 후에도 아쉬울 만큼 예뻤습니다.

그 밖에도 갈릭 소스와 매콤한 디아볼라 소스, 그리고 페퍼로니가 어우러진 갈릭 디아볼라 페퍼로니 베이글을 비롯해 다크 초코칩 베이글과 소금빵, 샌드위치 등 다양한 메뉴를 함께 주문했습니다.
여러 메뉴를 맛보며 창가 자리에 앉아 있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넓은 공간 덕분에 붐비는 느낌이 없었고,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곳곳에 놓인 식물들과 따스한 자연광이 더해져 공간이 더욱 아늑하게 느껴졌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좌석 배치가 마음에 들었고, 단체 손님을 위한 자리도 따로 있어 취향에 따라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자리가 비어 있을 때만 가능하겠지만요.


무엇보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를 넘어 머무는 즐거움 있는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 여행을 온 듯한 기분으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어 새로운 대형 카페를 찾고 있거나 이색적인 디저트가 궁금하다면 자유로 드라이브를 즐기며 방문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일산에서 특별한 브런치나 디저트를 찾는다면 킴스델리마켓이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포근한 공간과 세련된 메뉴, 그리고 작은 즐거움을 주는 디저트까지, 일상 속 작은 휴식을 원하는 분들에게 좋은 추억이 되겠죠.
· 킴스델리마켓 일산
-주소 :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1104-91
-영업 시간 : 11:00 ~ 18:30 / 18:00 라스트오더
-참고 사항 : 주차, 단체, 포장
-홈페이지 : https://www.instagram.com/kims_deli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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