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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v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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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명품 101]
ZEISS Milvus에 보내는 헌사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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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이스 신제품 소식에 떠들썩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투스(Otus)’라는 이름을 달고, 미러리스를 위한 ‘오투스 ML’이 출시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50mm의 화각만 출시했지만, 이어서 85mm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데다가 앞으로 더 많은 화각의 렌즈들이 오투스 ML이란 이름으로 출시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오투스는 가격, 크기, 무게라는 현실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타협 없는 절대적 ‘화질’이란 단 하나의 요소를 위해 출시한 렌즈입니다. 오투스는 자이스(ZEISS)가 현존하는 기술로 구현해 내는 최고의 이미지 품질을 달성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렌즈였습니다.

 


 

오투스 ML은 그런 오투스의 영역을 침범하진 않습니다.

 

이름을 ‘뉴 오투스’라던가 ‘오투스 mk2’와 같은 이름을 달지 않고 미러리스 용이란 의미로 ‘ML’을 붙였다는 것은 기존의 오투스를 능가하겠다는 목적보다는 정체성을 계승하여 미러리스에 맞게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투스 ML은 기존 오투스보다 작아지고, 가벼워지고, 심지어 저렴해졌음에도 거의 유사할 만큼의 고성능으로 실용성을 갖추었습니다.

 

‘실용성’ 이건 기존의 오투스와는 전혀 관계가 없던 단어죠.

 


 

 

 

Flagship, 그 본래의 의미


오투스의 목적은 자이스가 자신들의 브랜드가 가진 기술적 헤게모니를 공고히 하고, 다른 라인업의 가치까지 함께 끌어올리는 후광 효과(Halo Effect)를 위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플래그십(Flagship)’이란 의미가 남발되는 경향이 있는데, 플래그십은 전쟁에서 함대 사령관이 탑승하여 깃발을 달고 있던 단 하나의 함선인 ‘기함’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전투에 참여하기보다는 전장에서 전투원들의 사기를 올리고, 적군을 위압하려는 목적으로 화려하고 컸던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단순히 상위 라인업이나 고가의 제품에 플래그십이란 단어가 남용되는 최근의 경향과는 다른 유래를 가지고 있죠.

오투스는 플래그십이란 단어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포지션을 자이스에서 갖추고 만들어진 렌즈입니다.

 

 

 


실용의 완벽함, 밀부스(Milvus)
 

실질적으로 자이스에서 자이스 렌즈를 대표하고, 타사의 플래그십 렌즈들과 경쟁하던 라인업은 오투스가 아닌 ‘밀부스(Milvus)’입니다. 밀부스는 자이스 내부적으로는 상징적인 플래그십은 아니지만, 실제로 일상 촬영의 영역에선 오투스와 차이를 느끼기 힘들며, 그만큼 오투스에 근접하는 광학 품질을 가졌다는 렌즈 라인업입니다.

 

자이스 렌즈의 오랜 역사에서 주축이 되는 계보를 잇고, 바로 이전 세대의 ‘클래식(Classic)’ 시리즈를 계승한 것은 오투스가 아닌 밀부스입니다. 오투스는 단 4개의 화각만을 구성하고 있는 반면에 밀부스는 15mm f/2.8의 초광각 렌즈부터 135mm f/2.0의 망원 렌즈와 50mm f/2.0, 100mm f/2.0의 매크로렌즈까지 총 11개의 렌즈로 라인업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광범위한 라인업은 밀부스만으도 일관된 광학 품질, 색감, 조작감을 갖춘 렌즈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는 장비 운용의 통일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결과물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게다가 납득할 만한 크기와 무게, 동일한 수준의 댐핑감과 섬세함을 갖춘 수동 구조, 양외 사용을 고려한 방진/방적과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것이 바로 밀부스 시리즈입니다.

 

그 때문에 자이스 내부에서 ‘플래그십’이란 상징성은 오투스 시리즈에 내주었지만, 하위 모델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타사의 플래그십들과 경쟁하며 다른 차원의 ‘완벽함’, 즉 실용성과 신뢰성까지 포함된 ‘프로페셔널 워크플로의 완성’을 추구하며 사용자 중심 설계 철학의 결정체 역할을 했던 것은 역시나 밀부스입니다. 그렇기에 자이스 마니아이자 앰배서더, 자이스 렌즈를 활용하여 작업을 하는 영상 제작자란 개인적인 포지션에서 봤을 때, 실제 현장에서 실질적인 전투 도구이자 무기로써 활약을 해주는 렌즈는 누가 뭐라 해도 밀부스입니다.

 


 

 

 

새로운 미래의 아이콘


하지만 오투스 ML의 출시는 기존 오투스와 밀부스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 불가피합니다. SLR을 대표하던 캐논과 니콘은 SLR의 생산을 종료하고, 미러리스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SLR 마운트는 황혼기마저 지나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미러리스의 짧은 플렌지백은 광학 설계에 훨씬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즉, 이제는 ‘사용자 중심의 설계’와 ‘타협 없는 성능’은 양립이 불가능한 가치가 아니게 되었고, 그 산물이 바로 오투스 ML입니다.

 


 

때문에 SLR 마운트를 유지하고 있던 오투스와 밀부스는 점차 퇴진의 절차를 밟을 것입니다. 다만 오투스는 정식 넘버링을 피한만큼 상징성은 전설로 남겨두고, ML이란 새로운 이름으로 브랜드 유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앞으로의 미래를 고려한 영리한 전략입니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대로 플래그십이라는 단어가 다른 것은 모두 배제하더라도 성능만은 ‘최고’를 칭하던 의미에서 점차 순화되어 사용자 중심적인 시각으로 변모하였다는 것을 수용했다는 자이스의 대답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과거의 ‘상징적인 플래그십, 오투스’와 ‘실질적 플래그십, 밀부스’란 복잡한 이원화 전략을 재구성하여 미러리스 시대에 맞는 새로운 단일 플래그십 라인업을 주축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순서입니다.

 


 

오투스의 ‘타협 없는 화질’이란 정신적인 유산과 밀부스의 ‘현실적인 프로의 도구’라는 실용적인 역할을 모두 물려받은 오투스 ML은 자이스의 새로운 미래가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투스와 같은 상징적인 의미가 다소 약했던 밀부스는 그 존재감이 점차 희박해져 사라질 것이란 것은 쉽게 예상이 됩니다.

 

그를 증명하듯이 점차 하나씩 생산 중지 소식이 들려오는 것을 접할 때면 한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새삼 느낍니다. 하지만 저같이 여전히 캐논 EF 마운트가 하나의 규격처럼 사용되며 영상 기기들은 다루는 이들에게는 밀부스는 그 역할을 보다 오래 할 것이고, 꾸준히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

 

아쉬움에 이렇게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곱씹어 보자니 역시 밀부스는 한 시대를 풍미하던 촬영 명품이었음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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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샬장

영상제작자(Baby/lonians film works)

https://www.instagram.com/special_jang

태그 #테크 #촬영명품101 #장비추천 #영상장비추천 #자이스 #zeiss #milvus #밀부스 #otus #otusml
리코 GR 4 제가 처음 써봤어요. 이전글 리코 GR 4 제가 처음 써봤어요. 그토록 기다리던 이와 재회하는 순간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영화 속 클리셰처럼 그런 뻔한 전개일까 아니면 이미 알고 있어도 터져버릴 그런 감정일까. 과거로 거슬러 가보자. 3년 전이다. 그가 나의 여행 메이트가 된지. 그와 함께 처음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온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그와 함께했기에 그 기억은 오랫동안 선명하게 기억되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떠났던 상해 그리고 최근엔 푸켓까지. 모든 시간을 함께 하진 못했지만 뒤돌아보면 나의 기억 한편엔 늘 그가 곁에 있었다. 그랬던 그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드디어 만날 수 있었다. 그가 세상에 나타난 지 6년 만이다. 2주간 나의 모든 일상을 그와 함께하기로 했다. 밥을 먹으러 갈 때, 퇴근하고 공원에 들러 산책을 할 때, 주말에 약속 장소에 나갈 때도 그와 함께했다. 예전과 사뭇 달라진 게 없어 보이지만 그의 많은 것들이 변한 걸 느낀 지 딱 2주 걸렸다. 너 많이 변했구나.  그의 이름은 바로 RICOH 'G sdfsdf 다음글 초고속 촬영까지 품은 최고의 시네 카메라, ARRI ALEXA 35 Xtreme 런칭 세미나 지난 7월 말, ARRI에서는 깜짝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촬영 감독님들의 사랑을 받아온 ARRI ALEXA 35가 업그레이드가 되어 ALEXA 35 Xtreme으로 새롭게 발표된 제품인데요. 아마 많은 분들이 ALEXA 35 Xtreme 이란 무엇인지, 또 ALEXA 35의 기존 사용자들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한지 같은 게 궁금하실 텐데요. 그래서 ARRI KOREA 그리고 ARRI의 공식 수입원인 저희 세기P&C가 함께 Xtreme에 대한 이야기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ARRI KOREA와 LG 전자가 함께 했고, ALEXA 35 Xtreme 외에 LG OLED PRO Gen.2의 신제품도 함께 발표하는 자리여서 여의도 트윈타워 커넥트 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시간이 되자 많은 분들께서 입장을 시작해 주셨습니다. ALEXA 35 Xtreme 굿즈와 생수 등을 나눠드렸습니다. 이번에 참여하신 분들은 다양한 현장에서 촬영하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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