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 IV HDF
GR IV의 출시 소식이 전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이름이 이어서 등장했습니다. 바로 GR IV HDF입니다. GR IV는 이전 모델과 비교해 더 얇아진 바디와 한층 빨라진 반응 속도로, 손에 쥐는 순간부터 사용감이 분명하게 달랐던 카메라였죠. 일상의 흐름을 끊지 않고, 생각보다 한 박자 빠르게 장면을 잡아내는 감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에 HDF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더해졌습니다. 처음 소식만 들으면 '기존 GR IV에 기능 하나가 추가된 버전인가?'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리코는 늘 그런 예상을 가볍게 넘겨왔어요. GR IV HDF는 단순한 옵션 추가를 넘어, 촬영 경험 자체를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거예요. 같은 바디, 같은 이름을 공유하지만, 결과물과 촬영 과정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분명히 다릅니다.
이번 프리뷰에서는 GR IV HDF가 어떤 변화와 기능을 담고 있는지, 복잡한 설명 대신 핵심만 가볍게 짚어보려 해요.
📷 ND필터 대신 HDF(Highlight Diffusion Filter)



HDF ON/OFF 비교 (좌-ON / 우-OFF )
GR IV HDF는 기존 GR IV에 탑재되어 있던 ND 필터를 과감히 덜어내고, 하이라이트 확산 필터(HDF)를 새롭게 품었습니다. ND 필터가 렌즈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이었다면, HDF는 '빛을 퍼트리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강한 빛이 닿는 부분을 중심으로 하이라이트를 부드럽게 확산시키며, 사진 전체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발광하는 영역은 자연스럽게 퍼지고, 이미지의 해상력은 유지한 채 선예도만 살짝 몽글해지는 인상을 만들어줘요.
특히 역광이 강한 오후나, 유리와 금속이 많은 도심처럼 빛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장면에서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미지를 연출합니다.
📷 전자식 셔터(Electronic Shutter)의 등장


전자식 셔터를 사용한 사진 (F2.8, 1/4000)
ND 필터를 대신해 HDF를 선택한 만큼, 셔터 속도는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강한 빛을 그대로 받아 확산시키는 HDF의 특성상, 노출을 보다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이에 맞춰 GR IV HDF에는 전자식 셔터 기능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기존 GR4에서는 F2.8 조리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셔터 스피드가 1/2500초로 제한돼 있어, 밝은 환경에서는 노출 조절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자식 셔터의 도입으로 최대 1/16000초까지 지원하게 되면서, 강한 햇빛 아래에서도 F2.8의 개방감을 유지한 채 촬영할 수 있게 되었죠.
위의 샘플 이미지는 GR IV HDF의 전자식 셔터를 활용해 촬영한 사진으로, F2.8에 1/4000초의 셔터 스피드를 사용했습니다. 조리개를 최대 개방한 상태에서도 노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어요. 햇빛이 유난히 강한 날, '조리개를 조금 더 열고 싶었는데' 하고 아쉬움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이 변화는 꽤 반갑게 다가올 겁니다. 이전까지 1/4000초에 머물렀던 셔터 스피드의 한계를 크게 확장한 셈이니까요.
기존 GR4 사용자 역시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동일한 전자식 셔터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폭넓은 촬영 환경을 고민한 리코의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에요.
📷 직관적인 HDF 버튼


GR IV HDF의 정체성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버튼입니다. 바디에는 'HDF' 각인이 새겨져 있고, Fn 버튼을 누르면 HDF 효과를 바로 ON/OFF 할 수 있어요. 메뉴 깊숙이 들어가지 않아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은 촬영의 흐름을 끊지 않는다는 큰 장점입니다.
셔터를 누르기 직전까지도 표현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은, GR을 빠른 스냅 카메라로 쓰는 사람일수록 더욱 크게 체감될 거예요. 장면에 따라 선택하고, 그 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하고 할 수 있습니다. GR의 큰 장점이자 사용자들이 애정해 온 개인 커스텀 기능 역시 이번 GR IV HDF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Fn 버튼의 기본 설정은 HDF 효과지만, 필요하다면 개인 커스텀을 통해 다른 기능으로 변경할 수도 있어요. 사용자의 리듬을 존중하는 GR다운 설계라고 느껴지네요.
📷 곳곳에 숨어있는 HDF의 존재
은은한 회색빛의 셔터
화면이 꺼질때 나타나는 라이팅 효과
외관만 보면 GR IV와 GR IV HDF는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일 수 있어요. 후면 LCD 조작부에 새겨진 'HDF' 각인을 통해서는 구분할 수 있지만, 렌즈 쪽에서 바라보면 두 모델은 거의 닮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리코는 아주 미묘한 차이를 남겨두었는데, 바로 셔터 버튼의 색상이 은은한 회색빛이 도는 실버로 변경된 점입니다. 두 모델을 나란히 두고 보면 확연히 느껴지는 차이인데, 이런 디테일에서 리코 특유의 매니악한 감각이 드러납니다.
또 하나의 차이는 화면이 꺼질 때 나타나는 라이팅 효과입니다. 로고 위로 은은하게 퍼지는 빛은 HDF의 성격을 그대로 닮았어요. 빛을 확산시키는 필터처럼, 전원이 꺼지는 순간에도 몽환적인 잔상을 남깁니다. 기능을 넘어, 감각으로 모델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장치처럼 느껴집니다.


그 외 렌즈 성능과 기본적인 기능 구성은 기존 GR IV와 동일합니다. 그래서 혹시 "GR IV에 뽀샤시해지는 필터만 더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조금 다른 이야기예요. ND 필터를 덜어내고 HDF라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선택한 만큼, GR IV HDF는 촬영의 방향 자체를 살짝 틀어줍니다. 익숙한 일상 위에 다른 결의 빛을 얹는 카메라라고 할까요.
GR4가 이미 충분히 좋은 카메라였다는 전제 위에서, HDF는 또 다른 감정을 불러오는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빛의 분위기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면, GR IV HDF는 꽤 설득력 있는 선택지로 보입니다. 2026년 1월 중으로 공개를 앞둔 지금, 이 변화들이 어떤 장면을 만들어낼지 차분히 기대해 볼만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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