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은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감정의 농도가 가장 짙게 배어 나오는 매력적인 세계"
-노승환 작가-
컬러 사진을 흑백으로 바꾸는 것과 처음부터 빛의 입자 자체를 흑백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경험이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찰나의 빛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GR IV 모노크롬 노승환 작가 전시 《고요의 독백》
GR IV 모노크롬(Monochrome) 론칭 행사에서 열린 전시 《고요의 독백》을 채운 것은 GRist 노승환 작가의 GR IV 모노크롬 사진입니다. 평소 노승환 작가는 흑백 사진을 주로 촬영한다고 말한 바 있어요. 자신만의 흑백 컬러를 만들어 가는 일이 재미있다며, 사진에서만큼은 화려함을 걷어내고 싶다는 신념의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GR IV 모노크롬 론칭 행사에서 노승환 작가는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모노크롬 카메라로 어떤 이야기를 펼쳤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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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 IV 모노크롬 론칭 행사
지난 14일(토), RnL 갤러리에서 GR IV 모노크롬 론칭 이벤트와 함께 GRist 노승환 작가의 《고요의 독백》 전시가 열렸습니다.
노승환 작가는 GR IV 모노크롬 정식 발매 전, 초기 샘플 카메라로 국내에서 가장 먼저 모노크롬을 사용한 작가입니다. 모노크롬 론칭 행사를 준비하면서 노승환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으로 전시회를 열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흑백 사진은 모니터나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인화했을 때 흑백 사진만의 디테일한 질감, 사진의 명암이 더욱 극명하게 잘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 차이를 참가자에게 보여드리고자 전시회를 열었고, 많은 분들의 관심 속에 GR IV 모노크롬 론칭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노크롬 구매 고객 사진
전시 관람 중인 참가자들
전시 관람 중인 참가자와 노승환 작가
전시 관람 중인 참가자들
먼저 입장 후, 자유롭게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과 GR3, GR4, GR4 모노크롬과 액세서리를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가자들의 발걸음은 망설이지 않고 작품을 향해 직진했어요. 그리고 한동안 정적이 이어졌습니다.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과 카메라와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만큼 자세히 들여다보며 작품을 꼭꼭 새겨 넣는 것 같았습니다.
작품을 둘러보며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사진에 대한 토론을 하거나 노승환 작가에게 후보정이나 사진에 준 효과 등을 질문하며 GR IV 모노크롬 사진에 흠뻑 빠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작가와의 토크(노승환 작가)
작가와의 토크(노승환 작가)
이어 노승환 작가의 토크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작가와의 토크 시간에서는 노승환 작가가 바라보는 흑백 사진에 대한 시선과 생각, 실제 작업 과정을 들을 수 있었어요. 또 컬러 사진과 흑백 사진을 작업할 때 차이점, 흑백 사진만이 지닌 특징과 그 매력을 살리기 위한 GR IV 모노크롬 촬영 방법,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시선을 기록하는 방식까지 노승환 작가는 평소 작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공유하며 유익한 토크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하거나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하며 작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습니다.
QnA 타임엔 많은 분들이 궁금했던 점을 쏟아냈는데요. 레시피 설정 방법부터 일반 GR IV의 흑백 모노 모드와 모노크롬의 차이점 등 GR 카메라 유저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이었어요. 노승환 작가는 참가자들이 GR 카메라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나하나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며 작가와의 토크 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T&T 존
RICOH GR 카메라
GR 카메라와 액세서리 체험 중인 참가자들
GR 카메라와 액세서리 체험 중인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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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 IV 모노크롬 노승환 작가 전시 《고요의 독백》
갤러리에는 작가가 거리에서 GR IV 모노크롬으로 수집한 고요의 조각 24점이 모여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GR IV 모노크롬은 노승환 작가의 눈을 대신하여 피사체 속을 단단히 채운 본질을 담았습니다.
거리는 마치 바느질한 인스타그램 스토리 같습니다. 공중을 떠도는 무수한 소리들, 오르내리는 온도와 분위기, 사람들의 들숨과 날숨이 모인 거리는 촘촘한 밀도로 순간의 순간을 이어갑니다. 그러나 거리에 흑백을 입히면 모든 소리는 데크레셴도로 볼륨을 낮추고 거리 속 피사체는 더 명확해집니다. 모든 것을 없앤 듯 보이지만 사실은 보는 이들에 따라 달라지는 가장 중요한 것이 융기했을 뿐입니다.
위는 노승환 작가 전시의 첫 번째 작품 <흩어지는 시간의 입자(2026)>을 보자 떠오른 생각입니다. GR IV 모노크롬으로 바라본 시선엔 공중을 가르는 새들의 힘찬 날갯짓만이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날기 시작한 새들의 모습을 색으로 봤다면 새의 형체나 줄의 모양새, 뒤따르는 도시의 소음 같은 것들이 한데 모여 여러 감상이 뒤섞였을 것 같거든요.
[관전 포인트]
✓ 흑과 백 사이의 무수한 색들, 아주 밝은 흰색부터 깊은 검은색까지 그 사이에 존재하는 섬세한 색들의 층에 집중하기
✓ 비어 있는 색의 자리에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채워 넣기
<흩어지는 시간의 입자(2026)> ⓒ 노승환
<결핍적 묵향(2026)>
<구조적 탐구(2026)>
<도시의 산조散調(2026)>(#1, #2, #3, #4, #5)
흑백은 마냥 고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볼륨을 낮췄을 뿐입니다. 명과 암으로 조용히 공명하고, 그 공명에 반응한 관람객이 스스로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이죠. 저 같은 경우 <구조적 탐구(2026)>에서 직조된 도시의 차가움을 봤고, <경계를 마주하다 #2(2026)>에선 빛을 찾으러 떠난 힘찬 발걸음을 보았습니다. <결핍적 묵향(2026)>에선 빗물이 질척하게 달라붙은 듯한 습한 창을 봤는데, 반면 누군가는 데생한 그림처럼 보였다고 하고요.
무채색의 작품은 끊임없이 공명하며 화선지에 먹물이 퍼져가듯 보는 이들의 마음속에 천천히 자리를 넓혀갑니다. 그 자리에 각자의 이야기를 채우다 보면 그 작품은 수백, 수만 가지의 기록을 가지게 되겠죠.
흑백 사진을 그저 명과 암으로만 이루어진 무채색의 사진으로만 여겼다면 이곳에서 명암의 공명을 들어보세요. 그 공명이 여러분에게 닿는 순간 또렷하게 보이는 무언가가 있을 거예요. 그럼 그 작품은 이제 여러분에게 하나의 기록으로 남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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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셨다시피 저에게 흑백 사진은 '공명'입니다.
여러분에게 '흑백 사진'은 어떤 의미인가요?
전시 《고요의 독백》
- 전시 일정: 26.03.14.(토)~03.18.(수)
- 관람 시간: 11:00~17:00 (*3/18(수) - 16:00 종료)
- 위치: 로즈앤라임 갤러리(서울시 중구 다산로 138 RnL 빌딩 지하)
-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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