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야기지만 한때, 광각 렌즈가 주목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보다 당연히 왜곡에 대한 성능은 좋지 않았지만 재미있게 즐기던 시절이었죠. 왜곡의 장점을 살려 사람들의 얼굴을 극단적으로 늘리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수많은 사진 동호회의 단체 사진을 담당하면서 정말 광각 렌즈 하나쯤 들고 있으면 이것저것 할 게 많았죠. 하지만 그 당시에도 늘 2순위에 불과한 렌즈일 뿐 대중에게 널리 사랑 받는 렌즈가 되진 못했죠.
생각해 보면 광각 렌즈는 왜곡이 주는 재미만 느껴봤지, 광각 렌즈를 제대로 쓰는 법이나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강의를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표준 화각대나 망원 화각대에 익숙해져서 광각 렌즈가 어렵다고만 느끼시는 분들을 위해 해결사로 광각의 스페셜리스트 라오와가 등판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10mm f/2.8 Zero-D FF & 12mm f/2.8 Lite Zero-D FF 렌즈가 사용 되었습니다.
라오와를 대표하는 광각 렌즈. 그중에서도 라오와 10mm f/2.8 Zero-D FF (AF), 12mm f/2.8 Lite Zero-D FF (AF) 이 두 렌즈와 함께 광각 촬영 클래스와 출사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사진을 좋아하고 장비를 꽤 써 본 분이라면 잘 알겠지만, 그래도 라오와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 드리자면 렌즈 제조사들이 즐비한 가운데 굉장히 독특한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얇고 길게 생긴 매크로 렌즈인 '프로브 (Probe)'부터 1:1 등배 배율을 넘어 실물 대비 2.5~5배 촬영이 가능한 울트라 매크로, 전자 접점이 없는 MF 렌즈나, 렌즈를 평행 이동하거나 기울여서 원근감을 제어하며 건축물 사진이나 인테리어 사진 촬영에 쓰이는 틸트 시프트. 그리고 라오와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초광각 같은 비주류라고 생각되던 화각대의 렌즈를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라오와는 화각대 말고도 대담한 선택을 합니다. 이 렌즈들을 소프트웨어의 도움 없이 광학적으로 왜곡을 없애버리는 설계를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Zero-D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된 렌즈인데 실제로 라이트룸의 프로파일이 적용되지만 비네팅 외에 왜곡은 거의 보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기술력을 자랑합니다.



오늘도 믿고 보는 김현수 작가님입니다.
하지만 광각 렌즈 자체에 대한 선입견과 경험해 보지 못한 부분의 어려움을 해소 시켜주기 위해 김현수 작가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김현수 작가님은 '카메라 설명해 주는 남자'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초보자들에게 사진이나 장비에 대해 쉽게 알려주고, 카메라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신제품 테스트를 병행하는 등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죠.
김현수 작가님은 평소 철학처럼 이날도 "광각은 절대 어렵지 않아요. 아마 강의를 듣고 나면 이게 이렇게 쉬웠나? 싶으실 겁니다?"라면서 참가자들에게 '어려울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참여해 줄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김현수 작가님이 이벤트 모집 때 받았던 질문에 답해주면서 광각 촬영 클래스를 시작했습니다. 광각 렌즈 특유의 넓은 화각을 왜곡 없이 깔끔하게 담아내는 전문가만의 노하우나 광각 촬영 시 전경에 피사체를 배치해 입체감을 살리는 구도 설정에 대한 질문이 많았던 것으로 보아 많은 분이 전체적으로 왜곡과 구도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았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Zero-D라는 광학 설계를 보여주는 라오와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으셨어요.
먼저, 왜곡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했는데요. 우리가 흔히 '왜곡'이라고 말하는 건 렌즈 왜곡과 원근 왜곡으로 나눈다고 합니다. 렌즈 왜곡은 렌즈의 광학적인 설계로 인해서 촬영 시에 끝부분의 직선이 휜다든지, 렌즈의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부풀어 보인다든지, 오목하게 보이는 현상은 모두 '렌즈 왜곡'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근 왜곡은 렌즈와는 관계없이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를 통해 생기는 왜곡을 설명해 주셨어요. 이 원근 왜곡은 광각 렌즈를 경험하다 보면 한 번쯤은 겪는 부분인데 내가 촬영할 피사체나 건물의 거리에 따라서 비율이 달라지는 게 '원근 왜곡'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죠. 원근 왜곡은 피사체와의 렌즈의 성능과는 관계없이 피사체와 적당한 거리 조절이 이뤄지면 해결되는 부분이라 촬영을 통해서 그 거리감을 익히면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죠.
렌즈 왜곡은 성능이 좋아야 되거나 프로파일이나 소프트웨어로 잡아줘야 하는데 라오와는 광학적인 설계를 통해 Zero Distortion을 구현해 내면서 중앙부, 주변부의 화질까지 챙길 수 있는 라오와 Zero-D의 장점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라오와의 광각 렌즈들은 초광각임에도 볼록 렌즈처럼 튀어나오지 않고 플랫하게 나오면서 일반 렌즈에서 사용하는 스크류 필터를 사용할 수 있는 렌즈라는 점에서 높은 활용도 측면도 설명해 주셨어요. 라오와 렌즈를 활용하면 별도의 장비 없이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나사산 방식의 필터를 사용할 수 있어서 비용을 줄이면서 효율을 챙길 수 있는 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죠.
장비가 많아지면 세밀하게 세팅 할 수밖에 없어 삼각대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대부분의 확률로 건물 관리인에게 제지를 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광각일수록 효율적인 세팅이 가능한지가 가장 중요한데 라오와는 이런 사용성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들 어색하지만 일단 찍어봐야 합니다. 그만큼 사진은 정말 많이 찍어보는 게 중요합니다.

왜곡에 대한 부분과 라오와만의 특징들을 들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촬영해 보면서 감을 익혀야겠죠? 이날의 코스는 충무로 일대 - 남산 한옥마을 - 서울 천년 타임캡슐이었습니다. 렌즈 왜곡이 없는 Zero-D의 기술을 직접 경험해 보면서 피사체와의 거리감 등을 익혀 원근 왜곡을 자유자재로 활용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겁니다.
김현수 작가님이 어떻게 하면 건물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지 설명해 주셨어요. 너무 아래에서 촬영하기보단 내가 촬영하고 싶은 건물이 있다면 지형지물을 활용해서 조금만 올라가서 건물을 윗부분에 배치해서 수직, 수평을 잘 맞춰 촬영하면 나중에 크롭했을 때 안정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팁도 함께 알려주셨어요. 만약 올라갈 수 없다면 약간의 거리를 두고 촬영하는 방법도 알려 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까 다들 이런 방법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최근에 나오는 카메라들은 대부분 고화소 카메라다 보니 이렇게 작업을 했을 때도 여러 가지 활용이 가능하겠더라고요. 수직, 수평을 잘 맞춰서 구도까지 배열하며 촬영을 해보니 시간은 좀 걸렸지만, 결과물을 생각하니까 정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최단 촬영거리가 짧아서 극단적으로 근접 촬영이 가능합니다.
라오와의 10mm f/2.8 Zero-D FF와 12mm f/2.8 Zero-D lite FF 렌즈는 최단 촬영거리가 각각 12cm, 14cm로 아주 짧은 축에 속합니다. 이 정도 화각대에서 이런 최단거리 내기가 쉽지 않은데다 흔히 광각 렌즈는 먼 거리의 풍경을 촬영할 때만 사용하게 되죠. 그렇지만 최단 촬영거리가 짧다면 근접 촬영 시 광각 특유의 원근 왜곡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서 좀 더 입체감 있고 풍부한 표현력을 발휘할 수 있겠죠.
사실 렌즈는 특수 목적의 렌즈를 제외하면 사용 범위가 딱딱 정해져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라오와의 10mm, 12mm라는 초광각으로 근접 촬영하는 건 신선했지만 동시에 '아 왜 이런 생각을 못 했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만큼 라오와의 렌즈의 뛰어난 광학 설계와 기술 덕분에 틀을 깰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진 피드백을 통해서 라오와의 화질, 작가님이 말해준 광각의 장점, 활용법을 모두 익힐 수 있었습니다.

돌아와서 촬영한 사진들을 같이 보니 정말 촬영할 때 수직, 수평만 좀 잘 맞춰 촬영한다면 보정할 거리도 크게 없겠구나 싶을 정도였어요. 찍을 때 잘 찍어 놓으면 뭘해도 되겠구나 싶어서 많은 경험이 필수인 것 같아요. 라오와가 좋다는 건 익히 들었지만, Zero-D가 이 정도로 렌즈 왜곡이 없을 줄은 몰랐습니다. 역시 장비는 직접 써보고 결과물을 봤을 때 체감되는 게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이 행사를 통해 라오와 렌즈로 다들 막연했던 광각 렌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광각 렌즈를 통해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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