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카메라나 렌즈는 신제품이 나왔을 때 유튜브 리뷰나 체험행사 등에서 만져보면서 렌즈의 특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지를 해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지독히도 안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시네마 라인업의 제품들이죠.
영화, 방송, 광고 등 소위 하이엔드 영상 제작에 사용되는 시네마 장비는 스펙만 가지고는 다들 신뢰하거나 해당 장비를 덥석 사용해 보지 않습니다. 작품의 장르나 시나리오, 연출자와 촬영 감독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서 촬영 스타일을 정하고, 그 스타일을 잘 담아낼 수 있는 광학적 특성을 가진 장비들이 선택됩니다.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요소를 통해서 카메라, 렌즈 등이 선택하게 됩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결정되는 장비를 단순히 영상 하나만 가지고, 체험 한 번으로 고르는 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이번에 저희가 자이스의 새로운 시네 렌즈를 소개하는 데 있어서 기존 세미나와는 좀 다르게 준비했습니다.
ZEISS Aatma!

간단하게 자이스의 신제품에 대해 소개를 하고 가자면, 올해 3월에 자이스가 Aatma라는 새로운 시네마 렌즈를 선보였습니다. Aatma(아트마)는 산스크리스트어로 ‘내면의 본질’, ‘자아’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자이스는 제품 특성을 바탕으로 제품명을 짓고 있습니다.
Aatma(아트마)는 20세기를 풍미했던 ZEISS Contax, SuperSpeed 등 클래식 렌즈에서 영감을 받아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네 렌즈입니다. 전 라인업 T1.5 조리개를 탑재하고 있고, 18mm부터 25mm, 35mm, 40mm, 50mm, 65mm, 85mm, 100mm, 135mm와 같이 9개의 초점 거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저희 ZEISS Aatma(아트마)가 많은 감독님, 많은 전공자분에게 와닿게 하려면 현업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촬영 감독님의 코멘트, 피드백, 현장에서 다뤄본 느낌 등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행사는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CGK와 함께 했습니다. CGK는 많은 촬영 감독님이 모여서 다양한 정보 공유와 촬영 기술을 발전시키고 그 기술을 널리 알려 한국 영화 성장과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현 CGK 7기 대표이자 <아름다운 우리 여름>, <그란마더스클럽>, <이타미 준의 바다>, <제 8일의 밤> 등을 촬영하신 추경엽 감독님이 진행과 전반적인 준비를 맡아주셨습니다.
ZEISS Aatma Mood
이번 행사는 홍익대학교 가람홀에서 진행했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직접 촬영 감독님의 미니 세트 구현 시간이 있어서 이렇게 큰 홀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ZEISS CINE Asia/Oceania 담당자의 환영사와 Aatma 소개, 그리고 현업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촬영 감독 두 분과 함께 이야기하는 렌즈 테스트, 비주얼 스토리. 그리고 촬영 감독님 세트, 장면을 구현하는 세션과 Q&A까지 다양하게 구성했습니다.





홀 내부, 외부 모두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내부에서는 시네마 렌즈의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정말 촬영이 진행되는 것처럼 구현해야 촬영 현장이 아닌 곳에서도 렌즈의 특성을 제대로 느끼실 수 있어서 촬영 스태프분들이 많은 고생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바깥에서는 오시는 분들을 위한 간식과 포토 촬영존 등으로 참석해 주신 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ZEISS의 Aatma Mood 세미나 & 워크샵을 위해서 일본에서 Masako Misaki님이 행사에 방문해주셔서 축사와 함께 ZEISS Aatma(자이스 아트마)에 관해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많은 촬영 감독들이 ZEISS의 Contax와 SuperSpeed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고, 이 렌즈들이 왜 그토록 사랑받았는지 분석해보니 많은 촬영 감독들이 공통적으로 스킨톤 표현력 때문에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어 이를 현대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자이스에서는 리하우징을 하기보다는 Contax, SuperSpeed 렌즈의 룩, 보케, 플레어, 구면수차 등 모든 시각적 특성을 연구해서 렌즈를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자이스는 심지어 구면수차와 보케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해 내는 집요함으로 이 Aatma 렌즈를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자이스의 시네렌즈는 구면수차를 기본적으로 0으로 맞추기 때문에 구면수차가 없지만, Aatma 렌즈는 구면수차를 일부 유지하고 때로는 과보정되게 만들어서 보케, 피부 표현, 더 깊은 심도 표현, 더 부드러운 포커스 전환 같은 독특한 렌즈 특성을 극대화 시켰다고 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전수해주실 이태오 촬영감독님입니다.
조형래 촬영감독님입니다.
현업 감독님들의 시선으로 ZEISS Aatma를 보고 이야기를 해주실 이태오, 조형래 촬영감독님 두 분을 모셨습니다. 이 두 분은 실제로 현업에서 많은 작품을 촬영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 경험들을 토대로 어떤 기준으로 렌즈를 고르는지, 또 Aatma 렌즈로 여러 촬영을 진행했을 때 어떤 특성을 보여주는지 코멘트와 단독 세션을 해주실 예정입니다.
오전 세션에서는 추경엽 감독님이 매 세팅마다 반복적이고 동일한 액션 시퀀스를 통해서 렌즈 화각, 조리개별 비교가 용이하게끔 준비해주셨는데요. 촬영-플레이백 순서로 결과물의 차이를 보여주고, 두 감독님이 코멘트하는 방식으로 진행 했습니다.





추경엽 감독님이 배우의 동선과 움직임을 동일하게 디렉팅을 했는데, 이 동일한 액션을 통해서 ZEISS Aatma의 피부톤, T1.5 개방 시의 효과, 중앙과 주변부 왜곡 차이, 보케나 최단 촬영거리 테스트 등의 결과물을 직접 눈 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Aatma의 18mm, 25mm, 35mm, 50mm, 85mm, 135mm를 동일한 환경에서 테스트 해보고 바로 플레이백 하면서 ZEISS Aatma(자이스 아트마)의 특성들을 보고 직접 감독님들의 코멘트를 통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두 감독님이 공통적으로 T1.5~T2까지의 구간에서 확살히 소프트해지고, 하이라이트가 부드럽게 번지는 디퓨전 효과가 인상적이라고 코멘트를 해주셨어요. 그리고 스킨톤이 자연스럽고 예쁘게 나온다는 점, 포커스 브리딩이나 할레이션 제어가 잘 되어 있어서 '완벽한 빈티지'라기 보다는 잘 정돈된 '모던 빈티지'라는 평을 남겨주셔서 자이스 아트마 렌즈가 단순히 빈티지의 질감만 구현하는 건 아님을 알려주셨습니다. 질감과 함께 표현력, 화질, 구면수차 제어 등의 퍼포먼스가 좋은 렌즈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세부적으로 이태오 감독님은 다른 빈티지 렌즈는 개방 시에 주변부 인물이 갈라지는데 Aatma(아트마)는 훨씬 안정된 느낌을 보여준다고 했고, 조형래 감독님은 다른 시네렌즈처럼 인위적으로 미화하지 않고, "자연스러움에서 살짝 눌러진" 느낌이라는 평을 해주셨는데 이 모든 건 주관적인 거니까 본인이 들어갈 작품의 시나리오, 연출자가 지향하는 지점 등을 바탕으로 테스트를 진행 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해주셨어요.
ZEISS Aatma 렌즈로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 캡처 이미지입니다.
조형래 감독님 세션 : Aatma 렌즈가 만들어내는 강렬한 명암 대비, 그 선명한 경계 속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오후에는 세 명의 감독님이 직접 연출한 세트와 장면을 통해 현장에서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을 구현해보는 세션이었습니다. 이 세션에서는 이런 다양한 환경에서 Aatma가 어떤 특성을 보여주는지 눈 앞에 볼 수 있었는데요. 첫 번째 세션에서 조형래 감독님은 하드 라이트 + 로우 키 세팅을 통해서 인물이 극적으로 등장할 때 플레어, 할레이션, 디퓨전 효과가 어떻게 표현되는지 보여주고자 해당 장면을 구현해주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명의 색온도도 3200K와 5600K와의 차이, T1.5와 T2.8, T4, T8 순으로 플레어의 모양을 변화하는 테스트도 진행했는데 확실히 T8로 갈 수록 플레어 모양이 선명해지고 샤프해지는 특성을 보여줬고, 아트마 렌즈의 디퓨전 효과가 상당히 재밌게 구현된다고 표현해주셨습니다.
ZEISS Aatma 렌즈로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 캡처 이미지입니다.
이태오 감독님 세션 : 조리개를 활짝 열었을 때 번지는 부드러운 빛, Aatma 렌즈의 소프트한 감성이 품은 이야기





그리고 두 번째로 진행되는 이태오 감독님의 세션에서는 앞서 진행되었던 조형래 감독님과는 정반대의 컨셉을 보여주셨습니다. 밝고 소프트한 느낌을 구현했는데 드라마 톤에 가까운 감성적인 장면을 통해서 배우가 살짝 미소 짓는 순간의 소프트한 느낌을 재현하고자 했습니다.
미소 짓는 배우의 표정을 드라마적 클로즈업으로 표현해서 아트마 렌즈의 소프트한 특징이 어떤 감정적인 질감을 보여주는가에 중점을 두셨다고 해요. 특히 T1.5~2 구간으로 촬영하면 아트마 렌즈 자체의 디퓨전 효과 만으로도 하이라이트가 부드러워지는 걸 볼 수 있었고, F8까지 조여서 촬영을 진행했을 땐 디퓨전 효과가 사라져서 좀 더 클린한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니 이 렌즈의 특징과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배우에게 클로즈업 되는 장면이 있다보니 40mm, 35mm, 50mm 순으로 테스트 해보면서 참가자들에게 렌즈 화각별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보여주셨습니다. 인물에게 클로즈업이 되는 장면에서는 화각에 따라 표현 방식이나 배우 얼굴이나 분위기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ZEISS Aatma 렌즈로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 캡처 이미지입니다.
추경엽 감독님 세션 : 피사체를 따라 미세하게 흔들리는 렌즈 브리딩, 그 숨결 같은 떨림이 살아있는 렌즈

추경엽 감독님께서 여러 부분에 대해서 디렉팅을 주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추경엽 감독님 세션에서는 자이스 아트마의 자연스러운 포커스 이동과 극도로 최소화된 브리딩의 효과를 보여주는 장면을 연출해 주셨습니다. 배우님이 범인에게 쫓기는 긴박한 상황을 좁은 의자 사이로 연출 했는데, 이 때 Aatma 18mm T1.5 통해서 주인공을 쫓는 범인과 들키지 않으려는 여자 주인공 사이에서 아주 부드럽게 포커스가 전환되는데 브리딩이 억제가 되니까 피사체의 움직임, 변형이 거의 없어서 긴장감 넘치는 장면에서도 몰입을 깨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개방 상태로 주변부에 플래시가 들어오니까 부드러운 플레어와 함께 블룸 효과를 볼 수도 있어서 몽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ZEISS Aatma 렌즈로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 캡처 이미지입니다.



이렇게 모든 세션이 종료되었습니다. 그동안 각자 여러 현장에서 고민하던 부분을 물어보며 감독님들이 그동안 겪었던 수많은 경험과 여러 고민을 통해 내린 생각들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들을 듣는 것만으로도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던 누군가에겐 큰 조언이 되었을 겁니다.
ZEISS의 Aatma를 통해서 모던 빈티지 렌즈의 특성이나 더 나은 촬영 기법 외에도 같은 꿈을 걸어가는 많은 이들과 함께 한 발짝 앞으로 갈 수 있는 힘을 얻는 시간이 되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