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완전히 지기 전, 짧고 맑은 ‘파란 시간’.
그 순간은 늘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비추듯 고요하게 다가온다.
흔들리는 바닷물 위로 불빛이 흘러내리고,
여름밤의 기온은 식어가지만,
그 위를 걷는 사람들의 발끝엔 아직 남은 열기가 반짝인다.
이 사진은 그 여름, 우리가 가장 빛나던 시간을 기억하는 한 장면이다.
꿈은 멀고, 현실은 막막했지만,
적어도 이날의 밤 만큼은 우린 반짝이고 있었다.
희망은 늘 밤을 통과한 뒤에야 선명해진다.
그리고 그 밤이, 이 사진 속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