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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랩소디]
렌즈 제조사의 최대 개방 조리개 경쟁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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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35mm 카메라 Ur-Leica


 

표준 초점거리 렌즈는 라이카의 탄생과 시작을 함께 합니다. 알려진 대로 세계 최초의 35mm 필름 카메라는 오스카 바르낙에 의해 1913년에 탄생합니다. 프로토 타입이었던 카메라에는 라이카의 근원이라는 의미에서 우르-라이카(Ur-Leica, 독일 발음으로는 우어-라이카)라는 이름이 후대에 붙여졌습니다. 이 카메라에 달려있던 렌즈를 35mm 카메라 최초의 렌즈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이 렌즈는 설계자의 이름을 따서 ELMAX(Ernst Leitz and MAX berek)라 불립니다. 엘맥스 렌즈는 50mm 초점거리와 F3.5 최대 개방 조리개를 갖췄습니다. 당시 카메라와 렌즈 설계 기술의 한계에 맞춘 사양이었습니다.

 

 

ISO 102400을 선택할 수 있는 소니 a7S3

 

 

지금은 디지털카메라의 ISO 감도가 매우 좋아져서 ISO 102400을 사용감도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필름 시대에는 감도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특히 최초의 35mm 카메라가 탄생하던 때는 필름도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않아서 고감도를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35mm 라는 포맷 자체가 당시 흔히 사용하던 대형 필름이나 중형 필름에 비교하면 무척 작아서 입자가 도드라졌기 때문에 감도가 낮은 미립자 필름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래서 밝은 렌즈의 등장이 요구됐습니다.

 

 

Leitz Hektor 50mm F2.5
Ernostar 85mm F1.8

 

 

시제품이었던 라이카는 1925년에 이르러 Leica I 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됐습니다. 그리고 35mm 필름 카메라 역사의 시계도 비로소 이때부터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라이카는 1931년 헥토르 50cm F2.5(Hektor 5cm F2.5)를 선보이면서 렌즈의 구경을 확대했습니다. 물론 이 렌즈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렌즈는 아니었습니다. 범위를 조금 더 큰 판형으로 확대하면 이미 1925년 에르노스타 85mm F1.8(Ernostar 85mm F1.8)이 이미 F1.8을 달성했었습니다. 이 렌즈는 자이스 조나(Zeiss Sonnar) 설계의 토대가 됩니다.

 

 

Zeiss Sonnar 50mm F1.5
Leitz Xenon 50mm F1.5

 

 

1932년 독일의 또 다른 광학회사 자이스는 자신의 카메라 시스템 콘탁스(Contax)를 위한 매우 빠른 렌즈를 설계했습니다. 에르노스타의 광학계를 35mm 필름 카메라용으로 축소한 듯한 이 시스템은 독일어 태양(Sonne)에서 이름을 따 조나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조나(Sonnar)는 50mm F1.5로 출시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렌즈였습니다. 라이카도 이에 질세라 1936년 라이츠 제논 5cm F1.5(Leitz Xenon 5cm F1.5)를 내놨습니다. 이 렌즈는 후에 주미타(Summitar)의 토대가 되고 개방 조리개가 F1.4를 가진 주미룩스(Summilux)로 카테고리가 개편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Hansa Canon

 

 

독일에서 라이카와 자이스가 경쟁하고 있는 동안 동방에서는 일본의 캐논과 니콘이 렌즈의 최대 개방 조리개 경쟁을 했습니다. 캐논은 1936년 자사 최초의 카메라 한자 캐논(Hansa Canon)을 출시했는데요 시제품을 만들 때 렌즈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결국 캐논은 일본광학(현 니콘)으로부터 렌즈를 공급받아 첫 모델을 출시하게 됐습니다. 이때부터 캐논은 자사 광학기술을 발전시켜 니콘을 앞서겠다는 목표를 품은 것 같습니다.

 

 

Nikkor-H.C 50mm F2
Nikkor-S 50mm F1.5

 

 

캐논이 자사 카메라용 렌즈를 직접 출시한 것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946년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민수용 제품을 만들면서부터였죠. 물론 니콘 역시 캐논 카메라용 렌즈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1946년 캐논이 세레나 50mm F3.5를 만들었을 때 니콘은 50mm F2를 내놨습니다. 1949년 캐논이 세레나 50mm F1.9를 내놨을 때 니콘은 50mm F1.5를 공개했습니다. 이 즈음하여 니콘은 Nikon I 이라는 카메라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캐논의 라이벌이 되어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Canon 50mm F1.2
Nikkor-N 50mm F1.1

 

 

엎치락뒤치락 하던 두 회사의 경쟁은 1956년 카메라 역사의 획을 긋는 제품을 선보이며 극에 다다릅니다. 캐논은 CANON 50mm F1.2를 출시하면서 광학기술에서도 우위가 있음을 나타내고 싶었지만 니콘도 이에 질세라 Nikkor-N 5cm F1.1을 공개하면서 진정한 광학회사는 본인들임을 과시했습니다. 두 회사의 경쟁은 이 즈음에서 끝나는가 싶었지만 캐논은 그 굴욕을 잊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Canon 50mm F0.95

 

 

약 5년 정도 시간이 지난 1961년 한동안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난듯 렌즈 라인업을 넓혀가던 캐논은 돌연 무려 F1의 한계를 뛰어넘은 CANON 50mm F0.95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가격으로 5만 7000엔. 지금 물가로 계산하면 무려 85만 5000엔 정도 되는 엄청난 가격이었습니다. 그 때 니콘은 막 SLR 구조를 가진 Nikon F 시리즈로 시스템을 바꾸던 시대였고 상대적으로 플랜지백이 멀었던 F 시스템은 캐논의 대구경 렌즈에 대응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흐름으로 두 회사의 경쟁은 일단락 되는 듯했습니다.

 

 

 Canon EF 50mm F1.0L

 

 

끝나는 듯했던 경쟁은 사실 현실에 의한 휴전이었습니다. 이후 전자식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도 캐논은 EOS 시스템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마운트를 만들면서 F1.0 초점거리를 가진 EF 50mm F1.0L 같은 모델을 출시했던 반면 니콘은 F1.2 보다 큰 구경의 렌즈가 없었습니다. F 마운트의 상대적으로 좁은 구경과 미세하게 더 먼 플랜지백 때문이었는지 자동초점이 가능한 빠른 렌즈를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NIKKOR Z 58mm F/0.95 S Noct

 

 

그러나 2018년 니콘은 그간 DSLR 시대까지 이어오던 F 마운트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풀프레임 미러리스 전용 Z 마운트를 공개하면서 더 짧은 플랜지백과 더 넓은 마운트 구경을 이용해 전설의 Noct 렌즈를 부활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58mm 초점거리를 가진 이 렌즈는 현대적인 고해상도 카메라를 대응하면서도 동시에 F0.95에 이르는 빠른 조리개를 지원했습니다. 이렇게 출시한 NIKKOR Z 58mm F/0.95 S Noct의 가격은 무려 999만 8000원. 무게는 2kg에 이르렀습니다. 실제로 필드에서 쓰기에는 너무 크고 무거운 탓에 이 렌즈는 지난 설욕을 갚기 위한 니콘의 트로피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KIPON IBELUX 40mm F0.85 최근에는 F0.95보다 밝은 렌즈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컴퓨터로 렌즈를 설계하고 카메라의 감도를 매우 높게 설정할 수 있는 지금 개방 조리개가 큰 빠른 렌즈는 실 사용 보다는 일종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메이저 브랜드 외에도 다양한 중국 제조사에서 F0.95 조리개를 가진 렌즈를 볼 수 있고, 일부 회사에서는 그보다도 더 밝은 F0.85 수준의 렌즈도 있는 만큼 이제는 이전과 다른 기준으로 렌즈를 평가해야 할 시점이 됐습니다.

 

하지만 과거 아주 조금이라도 더 렌즈의 구경을 키우려고 했던 제조사의 필사의 경쟁은 지금 돌아보면 참으로 낭만있던 모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카메라 랩소디] 국제 스포츠 경기와 함께 해 온 캐논 EOS-1 시리즈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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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PPERONI_S

촬영장비 에디터

https://www.youtube.com/@gotothemcdonalds

태그 #테크 #카메라랩소디 #브랜드스토리 #카메라역사 #렌즈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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