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가 재미있는 건, 같은 공간일지라도 사람마다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다른 장면을 포착한다는 점이에요. 누군가는 작은 틈새 속 디테일에 관심을 둔다면 또 다른 누군가는 커다란 전체 풍경에서 밸런스를 찾아요. 출사 후 다 같이 사진을 볼수록 놀라움은 커지고 어떤 자극과 배움을 얻게 되며, 새롭고 다양한 시각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일 텐데요.
올해도 여러 가지 시선으로 일상을 바라보는 출사 이벤트 'GR Walk & Talk'가 진행됐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순라길의 풍경은 참가자들의 카메라를 통해 다채로운 색을 띠었고, 동시에 'GR Walk&Talk'는 일상을 심플하게, 그러나 깊이 있게 담는 GR에 새삼 반하는 시간이었어요. GR 카메라를 손에 들고 골목을 찾아 떠났던 5월의 기록, 지금 펼쳐봅니다.
GR Class&Meet
GR Walk & Talk
유순정 작가 촬영 사진 _GR3x HDF
유순정 작가 촬영 사진


GR 시리즈 포토존
서순라길 출사에 앞서 오전에는 GR 클래스가 있었습니다. 이번 출사에 참여할 참가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강의실 곳곳을 GR 사진으로 채워봤는데요. 특유의 감성적이고 또렷한 색감이 돋보이는 사진과 HDF 모드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이 묻어난 이미지들이 평범했던 강의실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놨습니다. 사진 하나 두었을 뿐인데 감각적인 포토존이 되었고, 이런 분위기의 사진을 누구든, 언제든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망설임 없이 GR 카메라를 선택하게 되는 듯해요.
참가자에게 제공된 굿즈와 다과
GR 스티커



강의 시간이 가까워지자 참가자들도 하나둘씩 강의실에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참가자 전원에게 에코백과 배지가 증정됐고 소품용으로, 꾸미기용으로 좋은 GR 스티커, 열정적인 청강으로 소진될 에너지를 채워줄 다과가 준비됐어요. 지난 GR 초보 클래스에서도, 이번 GR 출사에서도 공통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 있었는데요. 참가자들이 자리에 앉으면 각자의 GR 카메라를 꺼내 기념품이나 배치된 소품, 포토존을 열심히 촬영한다는 점! 일련의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서 평소에도 GR 카메라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듯한 참가자들이 오늘 출사에서 어떤 사진을 보여줄지 기대가 됐어요.




이번 출사에 동행한 GRist 유순정 작가의 기초 강의가 시작됐습니다. 유순정 작가의 차분하고 핵심을 짚는 설명은 GR 카메라를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참가자들에게 일타 강의였어요. 클래스는 초보자 기준에 맞춰져 있어 기초와 기본에 충실한 내용이었지만 무엇이든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 다음 스텝이 수월하다는 건 불변의 진리입니다.
이날 강의는 촬영할 때 많이 사용하는 Fn 버튼의 기능과 편리성, 노출을 조정하는 ADJ 버튼, 사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이펙트, 초점 영역 이동, 다중노출, 화이트 밸런스로 색감 조절하는 법, 사진 촬영 시 기본 설정값 등 핵심을 꾹꾹 담은 시간이었어요. GR 버튼 하나하나, 기능 하나하나를 살펴볼 때마다 설명에 따라 카메라를 조작하는 손놀림도 분주했고 그만큼 참가자들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솔직한 나'가 사진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유순정 작가의 철학이 담긴 사진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알려주셨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 즉 나의 취향은 사진을 오래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어요. 사진을 찍기 전, '나다움'이 무엇인지 나 자신과 고요하게, 깊게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단 한 가지일지라도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뿐만 아니라 주변을 유심히 관찰하고 둘러보는 관심 어린 시선도 필요해요. 처음엔 어색할 수도 있지만,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나만의 언어와 시선으로 바라본 대상이 나만의 사진으로 치환되는 순간을 마주할 수 있거든요.
WALK with GR @서순라길
서순라길
점심을 먹은 뒤 바로 서순라길로 향했습니다. 종묘를 순찰하던 순라청 서쪽에 위치해 이름 붙여진 서순라길은 골목 사이사이 자리 잡은 고즈넉한 정취의 카페와 다양한 상점, 봄 햇빛을 머금고 자란 초록의 풍경을 품은 곳이에요. 출사가 이번 행사의 메인이다 보니 서순라길로 가는 내내 참가자들이 발산하는 설렘 덕에 동행한 저희도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기대가 높았어요.











출사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참가자들이 손에 든 GR 카메라는 하늘과 닿을 듯 높게 뻗어 나가기도, 땅에 안착할 듯 낮은 곳을 향하기도, 빽빽한 이파리 사이에 스며들기도 하면서 서순라길의 공기와 분위기, 사람과 자연을 포착했어요. 참가자들의 눈빛과 표정은 여느 때보다 진지했으며, 때로는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기도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놓친 장면은 없는지 살피기도 했습니다. 출사 중에도 유순정 작가의 조언과 피드백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죠.
서순라길이 긴 골목길이 아님에도 가다 멈춰서 촬영하길 반복하다 보니 1시간도 무척 짧았는데요. 한정된 시간, 같은 공간에서 참가자들은 무엇을 발견했을까요?
Talk with GR



다시 강의실로 돌아와 출사 사진 피드백 시간을 가졌어요. 참가자들이 생각하는 A컷 3장, B컷 5장을 고른 뒤 유순정 작가의 코멘트와 함께 모두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서두에 말했지만, 출사는 동일한 공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다양한 시선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놀랍고 신기해요. 서순라길 출사에서도 그 신기한 일이 어김없이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서순라길 담벼락에 핀 이름 모를 꽃을 타이트하게 촬영한 사람이 있는 반면 꽃이 핀 담벼락까지 담아 널찍하게 촬영한 사람도 있었어요. 어떤 참가자는 건물 자체를 봤다면 또 다른 참가자는 건물이 입고 있는 색에 집중하기도 했고요. 서순라길 안에 이토록 다양하고 다채로운 풍경, 색, 온도가 있다는 것을 이번 행사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거예요.
유순정 작가는 매운맛 피드백과 순한맛 피드백 중 참가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코멘트하겠다고 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참가자들의 취향이 잔뜩 묻어난 결과물 덕에 순한 맛 피드백이 잇따랐다는 후문. 그리고 참가자들은 오전에 배웠던 강의를 출사에 활용하기도 했었는데요. 보통 포지티브나 네거티브 모드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러 흑백 촬영을 한 사람도 있었고 다중 노출을 이용해 결과물을 만든 분도 있었습니다. 기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이런 구도, 이런 느낌으로 사진을 찍게 된 이유'에 대해 주관, 취향을 반영했다는 대답도 있었고요. 함께 클래스를 듣고 있던 전 '이 모습이 이상적인 GR Walk&Talk'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GR 캘린더
GR 미니어처
'GR Walk&Talk' 마지막 이벤트, 경품 뽑기까지 끝이 났습니다. 출사를 하면서 부쩍 가까워진 참가자들은 뽑은 경품을 자랑하기도, 서로의 경품을 부러워하기도 하면서 왁자지껄한 마무리를 지었어요. 개인의 관심사로 모였던 이들이 GR 카메라를 통해 유대감과 공감대를 쌓으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것도 출사 이벤트에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이자 추억인 것 같죠?
이번 봄 출사가 참가자들이 GR 카메라와 더욱 가까워지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특별함을 찾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앞으로 GR 카메라로 담을 모든 순간이 빛나기를 바랍니다.
[참가자들이 고른 A컷/B컷]
강주희 님 A컷/B컷
나혜주 님 A컷/B컷
나혜주 님 A컷 비하인드
박서흥 님 A컷/B컷
박서흥 님 A컷 비하인드
박영재 님 A컷/B컷
박영재 님 A컷 비하인드
심재엽 님 A컷/B컷
심재엽 님 B컷 비하인드
조영태 님 A컷/B컷
📝참가자 코멘트
A: 대학 교양으로 사진 관련 수업을 들었는데, 이 수업에선 사진의 3요소와 같은 기본적인 내용을 배웠어요. 교양 수업도 도움이 많이 됐지만 오늘 클래스는 GR 유저 대상이다 보니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 시간이었습니다. 기본 GR 조작법부터 핵심 기능, GR만의 색감을 활용한 촬영법 등 기초부터 디테일한 부분까지 모두 살펴볼 수 있어서 정말 유익하고 즐거웠어요.
B: 유순정 작가님이 초보자 레벨로 GR의 기능을 A부터 Z까지 알려주셨는데, 접사나 연속 촬영, 포커스 등등 쓰면서도 잘 몰랐던 기능을 알게 돼서 좋았어요. 귀로만 듣는 클래스가 아니라 직접 카메라를 들고 설정값을 바꿔가며 배우니 이해가 쏙쏙 되기도 했고요. 서순라길 출사에서는 짧은 길, 잠깐 걷는 중에도 너무 많은 순간이 보여서 발걸음을 자꾸 멈추게 되더라고요. 골목 곳곳에 GR 스티커를 붙인 출사 동료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고 사람들이 사진을 대하는 진지함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어요. 또 작가님이 섬세한 언어로 찍는 이의 의도와 마음을 헤아려 피드백을 주셔서 사진을 보는 시선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다음엔 사람과 이야기를 담은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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