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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매거진

샌드위치 연휴
LIFETravel & Place
샌드위치 휴일,
그냥 보낼 수 없다면. 국내외 여행지 6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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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인 5월 1일에 쉬는 근로자 기준, 2일에 연차를 내며 총 6일을 쉴 수 있는 샌드위치 휴일(징검다리 휴일)이 다가오고 있어요. 시간이 주어진 김에 떠나고 싶은데 어디로 가면 좋을지 고민이라면, 그 고민 조금이나마 나눠볼게요.

 

 

 

군산

마리서사

말랭이 마을

 

 

군산은 과거의 흔적이 남은 도시 중 하나고, 그 흔적은 적산가옥이란 단어로 군산에 오랜 시간 머물러 있습니다. 군산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 상인과 상류층 사람들, 관료들이 대거 이주하여 살았던 도시였어요. 때문에 허물어지지 않은 일본식 건축물이 잔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구 히로쓰 가옥)이 있고, 또 하나, 적산가옥을 개조해 만든 월명동의 독립 책방인 마리서사도 있습니다.

 

목조건물이 주는 따뜻한 느낌이 온돌이라면, 책방 사장님이 큐레이션 한 서적들은 보일러 같습니다. 많은 이들이 마리서사를 찾아오면 따뜻한 기분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내부 사진 촬영은 자제해달라는 문구에 따라 잠시 휴대폰은 넣어두고 둘러보다 보면 온전히 나와 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마리서사를 봤다면 도보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말랭이 마을을 향해 천천히 걸어보세요. 1930년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인들이 주거지를 형성한 곳이고 6.25 전쟁 이후엔 피난민들이 이곳에 판자집을 지으면서 지금의 말랭이 마을이 되었습니다. 마을 이름이 말랭이인 이유는 말랭이가 전라도 방언으로 산비탈을 뜻하는데, 비탈진 언덕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언덕 마을인 덕에 조금만 올라도 신흥동 주변을 조망하기에 좋아요.

 

📍 (마리서사) 전북 군산시 구영5길 21-26
📍 (말랭이마을) 전북 군산시 신흥동 34-5

 

 

 

강릉

사근진 해변

카페 엔드투앤드

 

 

강릉엔 주문진도 있고, 정동진도 있고, 경포 해변도 있고, 안목 해변도 있고, 강문 해변도 있지만 알록달록한 테트라포드가 장관을 이루는 사근진 해변도 있습니다. 이미 사진 스폿으로 유명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아직 가보기 전이라면 경계가 허물어진 푸른 바다와 하늘, 파도를 온몸으로 맞는 파스텔톤 테트라포드가 장관인 사근진 해변에 한 번쯤은 발을 들여보는 것을 추천해요.

 

사근진 해변에서 바다를 원 없이 봤다면 차로 약 10여 분 떨어진 곳에 있는 카페 엔드투앤드에서 카페인을 채워볼 차례입니다. 특이하게도 카페 건물 주변으로 소나무가 많아 카페가 아니라 소나무 숲에서 커피를 마시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폴딩 도어를 열면 실내 공간이 실외 공간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개방감이 훨씬 더 큽니다. 군데군데 소나무가 자라 있어도 답답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강릉에서 바다와 숲을 모두 느껴보세요.

 

📍 (사근진 해변) 강원 강릉시 해안로604번길 16
📍 (카페 엔드투앤드) 강원 강릉시 창해로 245

 

 

 

대전

테미오래

다다르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대전' 하면 성심당을 떠올릴 정도로 성심당은 대전의 랜드마크처럼 됐지만 구석구석 찾아보면 성심당 외에도 재미있는 곳이 꽤 있어요. 제가 추천하는 곳은 테미오래와 독립서점 다다르다입니다.

 

테미오래는 13년 전까지 충남도지사 고위급 공무원들의 관사로 사용됐던 곳이에요. 현재는 전시, 공연,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문화 예술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건축 양식 덕에 건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바빠지는 곳입니다.

 

'우리는 다 다르고, 서로에게 다다를 수 있다'
서점 다다르다는 '다 다르다'와 '다다르다',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내포하고 있는 곳이에요. 언어의 아름다움을 상호로 보여주는 이곳은 영수증 일기로 유명한 곳이기도 해요. 책을 구매하면 사장님이 쓴 일기가 담긴 영수증을 받을 수 있거든요. 영수증엔 일기뿐만 아니라 추천하는 책도 있고요. 다다르다를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공간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이곳만의 책 문화를 창출해 사람들을 끊임없이 연결시켜요. 사람들이 다다르다를 꾸준히 찾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공간이 넓지 않지만 아늑하고 따뜻하며 다양한 서적이 진열되어 있어요. 그리고 성심당 본점과 가까우니 겸사겸사 들러봐도 좋겠죠?

 

📍 (테미오래) 대전시 중구 보문로205번길 13
📍 (다다르다) 대전시 중구 중교로73번길 6

 

 

 

고베

기타노이진칸

고베 메리켄 공원
BE KOBE

 

 

오사카에서 전철을 타고 1시간 남짓이며 갈 수 있는 도시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교토, 나라, 고베가 있죠. 이 중 오사카보다 덜 혼잡하고, 덜 복잡하며 수평선을 보고 싶다면 역시 고베입니다. 오사카난바 역에서 고베산노미야 역까지는 한신 난바선으로 이동하면 약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당일치기 여행이었기 때문에 고베 구석구석을 다녀보진 못했지만 기타노이진칸, 고베 포트 타워는 빼놓지 않고 다녀왔습니다. 기타노이진칸은 고베 개항 당시 외국인이 거주했던 곳이었기 때문에 서양 건축물처럼 이국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거리예요. 가정집을 개조해 문을 열어 특유의 정취를 유지한 스타벅스 기타노이진칸 점도 볼 수 있고요. 이 점들을 제외한다면 사실 특별하거나 독특한 점은 없지만 걷기 좋은 길이라 마음이 여유로워진다는 점이 좋았어요.

 

기타노이진칸에서 포트 타워까지는 40여 분을 걸어가야 해요. 이때쯤이면 나올 법한데...라는 생각으로 지도를 보면 한참 더 가야 합니다. 요즘 같은 날씨면 더울 수도 있으니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가 아닐까 싶어요. 포트 타워 부근에서 유명한 건 아무래도 하버랜드 관람차, 모자이크 가든, 그리고 야경일 텐데요. 해가 지기 전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라 야경을 보진 못했지만 쨍쨍한 하늘 아래에서 넓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포트 타워, 관람차 모두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들지만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바다입니다.

 

📍 (기타노이진칸) Kitanocho, Chuo Ward, Kobe, Hyogo 650-0002 Japan
📍 (고베 포트 타워) 5-5 Hatobacho, Chuo Ward, Kobe, Hyogo 650-0042 Japan

 

 

 

난징

불정궁 외관

불정궁 내부

 

 

최대 30일까지 무비자 체류가 허용*되면서 점차 늘고 있는 중국 여행 수요에 합류했습니다. 넓은 대륙을 자랑하는 국가인 만큼 어느 도시로, 어느 관광지를 가면 좋을지 고민 끝에 장쑤성에 있는 중국 7대 고대 도시 중 하나인 난징, 그중에서도 불정궁에 다녀왔습니다.
*25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 시행

 

불정궁은 부처의 사리 공양을 목적으로 건축된 곳입니다. 외관의 돔은 흡사 두리안처럼 생겼는데, 굴곡진 돔에 햇빛이 반사되면서 자아내는 분위기는 시간 때마다 달라 어느 시간에 방문하든 다채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어요.

 

부처의 사리는 지하 6층에 보관되어 있고, 1층 내부를 통해 지하 6층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1층으로 올라오는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불정궁 안에선 몽환적인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수천 년 동안 이어진 불교의 신비를 극대화하는 느낌이었고, 시각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청각적 부분까지 신경 쓴 것이 엿보였습니다. 또 내부를 장식한 불교 미술이라든가 건축 디테일에서 엄청난 자본력이 느껴지지만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고 오히려 극락세계를 실제로 본다면 이런 느낌을 받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신비로운 기분마저 들었는데 이는 처음 유럽 여행에서 유명한 성당을 방문했을 때 느꼈던 감정과 유사합니다. 같은 동북아시아 국가지만 다른 문화권의 건축물을 보는 듯했거든요. 한국 사찰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지닌 곳이니 그 자체만으로도 색다른 경험이었고요.

 

📍(불정궁) WQ52+72V, Jiangning District, Nanjing, Jiangsu, China 211199

 

 

 

베를린

Buchstabenmuseum

Haus Schwarzenberg

 

 

누구나 한 번쯤은 유럽 여행의 로망을 꿈꿔요. 그리고 수많은 여행자들의 꿈의 여행지 중엔 독일 베를린도 빠질 수가 없습니다. 6일 만에 유럽을 다녀오려면 오로지 독일에만 머무른다 해도 촉박한 시간이겠지만, 언젠가 베를린에 갈 예정이라면 이곳에 방문해 보세요. 베를린에 거주 중인 에디터가 직접 다녀온, 보장된 스폿입니다.

 

(원문)
가난하지만 힙한 그들의 도시, 베를린 여행 1
가난하지만 힙한 그들의 도시, 베를린 여행 2

 

하우스 슈바르첸베르크(Haus Schwarzenberg)는 건물이 있는 골목뿐만 아니라 건물 내외부에도 벽화와 그라피티가 가득해 특색 있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에요. 과거 주거 공간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예술가들의 영감이 잔뜩 녹아 있습니다. 이곳은 무엇보다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은데, 전쟁 이후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었다는 점이 독특해요. 건물에 이 역사를 담은 박물관이 있으니 하케셔 마트 인근을 거닐게 된다면 한 번 들러보세요.

 

철자 미술관(Buchstabenmuseum)은 베를린의 옛 간판을 전시해놓은 공간입니다. 간판은 한 번 제작되면 오랜 시간 바뀌지 않기 때문에 오래된 타이포그래피의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요. 서베를린과 동베를린 간판 스타일의 차이도 확인할 수 있으며 한때 베를린 곳곳에 걸렸을 간판을 마주한다는 것도 꽤 흥미롭습니다. 이곳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 역사를 영영 몰랐을 테니까요.

 

📍 (Haus Schwarzenberg) Rosenthaler Str. 39, 10178 Berlin Germany
📍 (Buchstabenmuseum) Stadtbahnbogen 424, 10557 Berlin Germany

 

 


 

편집|에디터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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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덴테 도마도 사진

일단 독일에 살고 있습니다.

에디터 H 사진

재밌는 걸 합니다.

에디터 C 사진

오늘도 장비를 삽니다. 장비 없인 못살아.

에디터 M 글 · 사진

끄적이고 있습니다.

태그 #샌드위치연휴 #여행지추천 #군산 #강릉 #대전 #고베 #난징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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